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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무역적자]늪에 빠진 최대교역국 中…의존도 높은 韓 기업 '비상'

수정 2022.07.18 11:07입력 2022.07.17 08:30

중국 지역 봉쇄에 소비위축 직격탄
'기술력' 등에 업은 중국산의 한국 시장 습격도
2차전지·석유화학 등 원자재 중국 의존도는 확대 중
무역 적자 계속될 경우 기업 수익성 악화 불가피

한국의 국가별 5월 무역수지 현황 자료:한국무역협회, 단위: 백만달러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최대열 기자, 정동훈 기자]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지난 5월(11억달러 적자)과 6월(12억1000만달러 적자)에 이어 7월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적인 소비 위축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중국 내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한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 주문 규모를 축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든 국가를 통틀어 전체 수출액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 1위다. 여기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수출이 줄어드는 분위기 속에 반도체, 석유제품 등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의존도가 높은 만큼 수출이 줄면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길 수 있다. 기업들은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법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지역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려고 해도 물류 비용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아서다. 일각에서는 수출 감소, 수입 증가에 따른 대중 무역 적자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지역 봉쇄에 소비위축 직격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97%에 달하는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상하이 등 지역 봉쇄로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애플, HP, 델 등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 납품을 제대로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상승, 금리인상, 소비둔화 등이 겹치면서 TV 및 IT 제품 판매도 주춤했다. 중국 내 고객사들이 주문량을 줄이면서 올해 2분기 적자전환은 불가피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LCD패널가격 인하를 지속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TV, PC 수요둔화 등의 이중고가 겹쳐 향후 LCD 패널 수급과 가격 하락세를 개선시킬 만한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 글로벌 세트 제조업체들이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글로벌 소비위축이 중국향 수출 감소로 즉각 연결되게 된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원가를 절감하고 고부가가치 상품 위주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의 대응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핵심 부품 국산화 노력도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기업에겐 위협 요인이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중국 수출을 대체할 만한 아세안·선진국 등 해외시장 판로 다변화를 추구해야 하고 대 중국 수출전략에서도 중간재 중심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바이오, 생명과학, 뷰티, 푸드 등 소비재 중심으로 한국의 공급능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전체 수출 중 중국에 약 4분1 정도 의존하고 있어 중국 경기 위축은 곧 국내 성장 둔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0.56%포인트, 20% 감소 시 -1.13%포인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의 대중 수출 규모가 큰 반도체 부문에서 급격한 수출 감소 현상이 나타나 무역수지가 축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기업 경쟁력 악화나 시장 수급 변화 때문이 아닌 현지 생산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아린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이유 중 하나로 국내 기업들이 과거 중국에 직접 중간재를 수출하던 것에서 최근 중국에 공장을 두고 현지 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무역수지 측면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어도 개별 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우려사항은 아니다"라면서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대중 무역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력' 등에 업은 중국산의 한국 습격

유럽 등 해외 브랜드의 중국 공장에서 만드는 완성차가 한국으로 수입되는 것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중국 브랜드의 전기차를 중심으로 수입물량이 꽤 늘었다. 중국은 일찌감치 전기차 개발·생산에 집중,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까지 다양한 전기차를 만들어 해외로 수출물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상용차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만큼 값싼 중국산 버스·트럭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상반기 상용차(버스·트럭·특장) 신규등록 브랜드 가운데 동풍소콘(2위)·하이거버스(8위)·장안자동차(9위)·CHTC(11위)·중국중차(12위)·킹룽(13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까지만해도 브랜드별로 수십대나 10대 이하였는데 올해 들어서는 일제히 세 자릿수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해도 중국은 우리나라 자동차 수입국가 가운데 10위권 밖이었으나 지난해 9위, 올해 6월 기준 처음으로 독일·미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통적인 상위 수입국인 일본을 제친 것이다.


자동차 부품 역시 중국과의 무역에서 대표적인 외화벌이 품목이었다가 2020년부터는 적자로 돌아섰다. 올 들어 5월까지 대중국 수출액은 5억9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었으나 수입액은 9억7900만달러로 5% 늘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과의 자동차 교역은 이미 수년 전 역전됐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1년 무역수지 흑자가 23억1000만달러(수출 23억4200만·수입 32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 2017년부터는 꾸준히 적자다. 특히 수출이 대폭 쪼그라든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매해 두 자릿수씩 느는 추세지만 이를 뒤집기 위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태다.



2차전지·석유화학 등 원자재 中 의존도는 확대 중

에너지와 원자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높은 수준의 수입 증가율이 이어지면서 원유, 천연가스, 석탄 등 석유류 제품과 반도체 등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점은 우려할만한 사안이다. 실제로 2차전지와 석유화학 등 원자재를 중국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는 분야의 무역 적자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2차전지의 원료가 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이 포함된 비철금속 수입은 상반기 기준 2020년 65억2000만달러(약 8조5301억원)에서 지난해 97억8000만달러(약 12조7951억원), 올해 127억3000만달러(약 16조6495억원)로 증가했다. 비철금속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원자재는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망간, 구리 등이다. 각 원자재별로 매장량은 다르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중간 가공을 거친다. 중국은 희귀금속이나 광물의 보유량도 많지만 전세계의 '가공 공장'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에 핵심 원자재 구입을 위해서는 중국에 손을 벌려야하는 처지다. 흑연 같은 경우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도 채굴이 이뤄지지만 정제 등 중간 가공이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져 주요국에서 사용되는 흑연의 70~80%는 중국산이다. 이렇게 높은 중국 의존도는 그 자체로 산업계에 위험이 된다. 미·중 갈등과 원자재 수급난 속에서 '제2의 요소수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배터리 기업들과 소재 기업들은 이렇게 단극화된 원자재 수급을 다양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포스코그룹은 2010년 리튬 추출 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양·음극재 사업을 본격화한 뒤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인수, 호주 리튬·니켈 광산 투자, 탄자니아 흑연 광산 투자 등 2차전지 원자재를 확보하는 작업에 나섰다.


또한 LG화학·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등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원자재 공급망 위기에 원자재 수급을 위한 대응팀을 연이어 신설했다. 원자재 공급망을 다각화해 위험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더불어 망간이나 소디움 등 매장량이 보다 풍부한 원자재를 기반으로 한 배터리 신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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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 연봉이 태국보다 낮다" 인재 경쟁력 떨어진 日의 반성 [글로벌포커스]
수정 2022.07.19 14:22입력 2022.07.17 08:00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본은 과장·부장 승진이 늦다. 일본 기업의 부장급 연봉은 태국보다도 낮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5월 31일 공개한 '미래인재비전' 자료에 이러한 내용을 넣었다. 경산성이 세계적인 컨설팅기업 머서의 2019년 총보수 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태국의 부장급 연봉은 2000만엔(약 1억9000만원) 가량으로 집계됐는데 일본은 그에 못 미쳤던 것이다.


경산성은 일본형 고용시스템의 특성을 '종신고용'과 '연공형 임금'이라고 언급하면서 "과거 일본형 고용시스템은 대량생산 모델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혔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일본 기업 특유의 임금·인사 제도의 전제였던 성장 지속을 전망할 수 없게 되면서 1990년대부터는 일본형 고용 시스템의 한계가 지적돼 왔다"면서 변화를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日 30여년 만에 국가경쟁력 1→34위로…"위기감"

경산성이 이렇듯 반성하는 의미의 자료를 낸 이유는 일본의 국가 경쟁력이 하락하는 배경에 인력 양성 노력 부족과 과거 방식의 고용 시스템 유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산성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국가 경쟁력 연감'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의 국가 경쟁력이 30여년 새 1위에서 30위대로 크게 주저앉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산성 자료에는 지난해 일본의 국가 경쟁력이 31위를 기록했다고 언급됐는데 이후 발간된 올해 IMD 보고서에서 일본의 순위는 34위로 집계, 세 단계 더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만든 경산성의 히라이 히로히데 정책국장은 지난달 30일 일본 경제주간지 프레지던트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 2050년에는 산업구조와 노동수요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육성하는 곳은 많지 않다"면서 "지금이라도 인재 투자에 대한 부분을 바꾸지 않으면 일본의 미래는 없다는 위기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 기업의 인력 투자는 다른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일본인 직장인들의 자기계발 의지도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산업성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력투자 비중은 2010~2014년 기준 일본은 0.10%로 집계됐다. 미국(2.08%)은 물론이고 프랑스(1.78%), 독일(1.20%), 이탈리아(1.09%), 영국(1.06%) 등과 비중이 큰 차이를 보였다. 과거에 비해서도 일본의 GDP 대비 인력투자 비중은 1995~1999년 0.41%였지만 서서히 줄었다.

◆ 직원 참여는 적고 승진 느리고 이직해도 임금 안늘어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이 사람에 투자하지 않고 개인도 자기계발을 하지 않는 사회·경제적인 분위기를 지적했다. 경산성은 갤럽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직원 개인과 기업 조직이 서로의 성장을 돕는 직원의 수 비율을 통계를 내보니 일본은 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세계 평균은 20%이고 미국·캐나다가 34%, 중국 17%, 한국 12%인 것을 감안하면 일본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2019년 한 연구소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현 직장에 만족하고 계속 이곳에서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비율도 일본이 크게 낮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직장으로 옮기겠다는 비율도 조사대상국 최하위 수준이었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과장이나 부장급 승진 자체가 다른 국가에 비해 느리고 직장을 옮긴다고 해도 60% 가량이 임금이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현 직장에 대한 만족감도 낮지만 이직에 대한 수요도 적은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 기업의 경우 인사전략이 경영 전략과 연결돼 있지 않고 중장기적인 투자·재무 중요 사항으로 투자자들은 인력 투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그보다 덜해 인식 차도 큰 점이 지적됐다. 히라이 정책국장은 인터뷰에서 "일본은 예전에 학교를 졸업하고 막 입사하는 신규 직원 일괄 채용으로 비용은 적게 들이면서 대량으로 인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왔는데 당시에는 세계 경제에서 강점이 됐지만 지금은 반대로 약점이 된 것 같다"면서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신규 졸업자 일괄 채용이나 장기 고용 시스템은 바뀌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직원 월급은 오르기 어렵고 승진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기시다의 '새로운 자본주의' 4대축 중 하나가 바로 인재

이러한 분위기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대표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로 인해 더욱 확산했다는 비판이 일본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원로 경제석학이자 대장성(현 재무성) 관료 출신인 노구치 유키오 국립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는 지난달 국내에 출간된 책 '일본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에서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 정책이 일본을 급속히 가난하게 만들었다며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고 경제 성장도 멈추게 했다고 비판했다. 꾸준히 이 문제를 언급해온 그는 수출에 유리한 엔화 약세가 실질임금 하락으로 이어져 일본의 1인당 GDP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밑으로 떨어졌다면서 "선진국 탈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기시다 후미오 내각은 향후 경제 정책의 일환으로 인력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기시다 총리는 기업이 임금을 높이도록 지난해 임금을 올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늘려주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경산성의 자료가 나온 지난 5월 31일 경제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계획안을 공표, 전체 4가지 핵심 축 중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여기에는 향후 3년간 4000억엔을 투입해 100만명의 능력 개발과 재취업을 지원하고 직장인의 자기계발, 디지털 등 성장분야로의 분야로의 노동 이동, 겸업과 부업 촉진, 평생교육 환경 정비 등이 포함됐다. 이제는 단순히 대량 채용을 통해 일괄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다양성을 확대해 경제 성장과 혁신의 바탕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일본 기업의 인적자본에 대한 정보공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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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세계최고 속도 그래픽 D램 개발…1위 수성 의지
수정 2022.07.17 09:00입력 2022.07.17 09:00

주축 메모리 사업 꾸준한 기술 개발

작년 그래픽 D램 점유율 38.9% 1위
마이크론 33.3%, SK하이닉스 27.8%

삼성전자가 개발한 업계 최고 속도 GDDR6(그래픽스 더블 데이터 레이트6) D램.(사진제공=삼성전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속도인 24Gbps의 그래픽 D램을 개발했다. 그래픽 D램 시장은 세계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모두 점유율 쟁탈전에 참여 중인 기술 전장(戰場)이다.


삼성전자는 초당 최대 1.1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24Gbps GDDR6(그래픽스 더블 데이터 레이트 6) D램을 개발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그래픽 D램은 PC와 영상재생 기기, 고성능 게임기 등에서 그래픽 카드의 명령을 받아 동영상과 그래픽을 처리하는 데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풀HD급 영화 275편을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이를 통해 4K, 8K 등 초고해상도 영상을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 고성능 컴퓨팅(HPC)에 적용하면 데이터 처리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제품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한 제품으로 기존 18Gbps GDDR6 D램 대비 30% 이상 동작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D램 모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엔 EUV 공정을 활용한 업계 최소 선폭의 D램을 양산하는 등 차별화된 EUV 기술 공정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번에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의 표준규격에 맞춰 GDDR6 D램을 개발해 인공지능(AI) 및 그래픽 전문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을 확보했다. 저전력 동적 전압 기술(DVS)도 적용했다. DVS란 D램 동작 전압을 동적으로 변경해 성능과 전력 소모를 조절하는 기술을 뜻한다. 이에 따라 전력 효율이 20% 이상 개선되면서 노트북 사용자들의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품은 PC와 노트북, 게임 콘솔 등 우수한 그래픽 성능이 요구되는 기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HPC와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 그래픽 D램 시장은 작지 않은 의미가 있는 전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그래픽 D램 시장 점유율은 38.9%로 세계 1위였다. 마이크론(33.3%), SK하이닉스(27.8%)다. 세 기업은 3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 인정받는다.


이동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24Gbps GDDR6 D램은 이달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시스템에 장착돼 검증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머신러닝, 메타버스 등 차세대 산업의 부상으로 고성능 GDDR6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그래픽 D램 솔루션으로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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