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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재산정 앞둔 13만 청년 영끌족 "잠 못든다"

수정 2022.07.15 13:24입력 2022.07.15 13:24

1년새 최고 2%P 껑충
한은 연말까지 계속 인상 예고에
주담대 7% 돌파 가능성도

2030 매수 비중 높은
서울 외곽부터 집값 뚝뚝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1년 전 결혼을 앞두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로 5억원을 빌린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8월 말 주담대 금리 재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렸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이자가 1년 사이 두차례 오르면서 한 달 165만원이었던 대출이자는 180만원까지 이미 올랐다. 여기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금리까지 급등하면 월급의 대부분을 대출이자를 갚는데 써야한다. A씨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마이너스인 주식을 팔아서라도 대출 일부를 갚아야 할지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있는 중"이라며 "대출이자 부담은 커지는데 집값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사실상 패닉 상태"라고 말했다.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 재산에 대출까지 끌어모아 내 집을 마련한 20, 30대 청년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 타격을 받는 것은 1년 변동금리 주담대에 가입해 재산정이 임박한 청년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다. 이들은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기준 약 13만명으로 추산된다.


◆1년 동안 2%포인트 뛰었는데 연말에는 7%까지?…커지는 2030 한숨 = 15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30 주담대 금리형태별 신규승인 현황’에 따르면 4대 은행 기준 지난해 8~12월 변동금리 신규승인 건수는 13만8660건으로 집계된다. 쉽게 말해, 1년이 지나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주담대 금리를 재산정받는 규모인 셈이다. 이 기간 주담대를 받은 청년들은 총 18만975명으로, 변동금리 비중이 76.6%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끌어모은 ‘영끌족’이다.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기 때문인데, 이 때문에 금리 급등에 따른 타격도 더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문재인 정부가 7월부터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를 일부 풀면서 이 기간 청년들이 주담대를 더 많이 받았다. 당시 정부는 무주택 실수요자가 받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폭을 10%포인트 높였고, 대출을 통해 살 수 있는 주택가격 기준 역시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 최대 4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 대책이 실행되기 전 3만4000건 수준인 주담대 신규승인 건수는 이후 8월 4만2586건까지 늘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한은이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이들은 금리인상의 압박을 고스란히 받게 됐다. 지난해 7월 0.5%였던 기준금리는 그해 8월과 11월, 올해 1·4·5월에 이어 이달까지 총 6번 인상되며 2.25%까지 오른 상태다. 그 사이 주담대 금리는 2.81%에서 5월 기준 3.9%까지 올랐는데, 이번 한은의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추가 상향될 전망이다. 현재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74%~5.68%에 이른다. 기준금리가 0.5%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금리 상단이 2%포인트 넘게 뛴 것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으로 금리를 한 두번 올리더라도 긴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말 기준금리) 2.75%~3%를 시장에서 예측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대출금리에 적용하면 6%에 육박하는 주담대 금리가 올해 말 7%를 돌파할 수 있다는 얘기다. 2008년 12월 기준금리가 3%였을 당시 주담대는 6.81%까지 치솟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청년 영끌족 몰린 서울 외곽부터 집값 ‘뚝뚝’…금리인상에 집값하락까지 이중고=이런 와중에 2030 영끌족의 매수 비중이 높은 서울 외곽부터 집값 하락 움직임을 보이며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이달 둘째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했다. 전주 대비 0.04% 하락하며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0.04%를 기록한 것은 2년2개월여 만이다. 특히 강남권에 비해 강북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강남 11개구는 전주 대비 0.02% 하락한 반면, 강북 14개구는 0.06%가 떨어졌다. 특히 노원구·도봉구가 전주 대비 0.1% 하락해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고, 강북구도 0.09%가 떨어졌다.


집값 하락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우려에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심리는 위축되면서 거래량은 사실상 실종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동안 집값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떨어질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높은 이자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대출로 집을 사는 의사결정은 어려운 문제일 수밖에 없다"며 "향후 5~8% 미만의 가계대출 금리를 지불하는 차주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기게 되면 가계경제나 부동산 시장도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금리인상, 그리고 집값 하락안정이 아닌 폭락은 국가경제에도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한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땐 집값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경제가 휘청이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사태가 안 오고 시장이 연착륙하도록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역할이 본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박춘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초 보고서를 통해 "금리가 인상될 때 차주 스스로 부채를 일부 상환해 이자 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이 있겠지만, 해당 시점의 소비여력을 감소시킬 수밖에 없다"이라며 "실물 부문이 지나치게 부진해지지 않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K-콘텐츠 전초기지, 스튜디오의 미래를 만나다
수정 2022.07.15 14:11입력 2022.07.15 14:11

파주 CJ ENM 스튜디오센터 가보니…
관광적 요소 배제하고 지어, 수요 넘치는 콘텐츠 생산기지
대규모 원스톱 제작 시스템 '환혼'·'작은 아씨들' 등 제작
콘텐츠+최신기술 '콘테크' 실현…버추얼 프로덕션 시대 서막



스튜디오 사업은 위험하다. 오픈 세트장과 관광을 연계한 모델이 우후죽순 난립해 있다. 콘텐츠 수요를 초과할 만큼 과잉 공급 상태다. 건립 비용은 만만치 않다. 요구되는 기술·장비가 많아져 재투자도 불가피하다. 오픈 세트라면 부담은 두 배다. 영화·드라마가 종영하면 위상이 급추락한다. 관광객이 격감해 흉물로 전락하기 일쑤다. 중국은 미국 할리우드처럼 대규모 스튜디오를 조성해 관광 성격을 강화한다. 그러나 흑자를 내는 곳은 5%에 그친다. 건축물 차별화와 관련 산업 집적화에 실패해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자연만 훼손했다는 비판에 시달린다.


◆수요 넘치는 콘텐츠 생산 기지

지난 5일 공개된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CJ ENM 스튜디오센터는 관광적 요소가 배제됐다. 본래 성격인 콘텐츠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충실하게 조성됐다. 대지면적 21만 1570㎡(6만4000평)에 실내 세트 열세 곳과 오픈 세트, 상설 세트, 미술센터, 회의실, 식당, 카페, 대기실, 분장실, 주차장 등이 반듯하게 지어졌다.


대규모 원스톱 제작 시스템은 충분한 수요가 보장돼 가능했다. CJ ENM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3조5524억 원)과 영업이익(2969억 원)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부문은 미디어. 매출 1조7745억 원, 영업이익 1665억 원으로 승승장구했다. 올해는 약 8600억 원을 투자한다.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틀어 2500시간 이상 분량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스튜디오 센터는 크나큰 목표를 현실화할 전초기지다. 현재 드라마 ‘환혼’, ‘작은 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여섯 편이 제작된다. 영화·예능·음악·광고 제작도 준비 중이다. 넉넉한 공간과 최신 장비를 모두 구비해 활용 폭이 넓다. 특히 세트 5동은 국내 최대 규모(5289㎡·1600평)다. 유효높이(19.6m)까지 상당해 다양한 화면 연출을 요구하는 K-팝 프로그램 제작까지 가능하게 한다.

한응수 CJ ENM 기업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은 "지난해 연말 글로벌 음악 시상식 ‘MAMA’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여섯 동과 다섯 동도 각각 2644㎡(800평)와 1652㎡(500평) 크기다. ‘환혼’이 제작되는 8동의 경우 주요 배경인 천부관, 별자리 측정소, 장욱(이재욱) 방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돼 있다. 제작진이 안방 드나들 듯 이동하며 수월하게 촬영한다.


한 부장은 "연간 드라마 스무 편 정도가 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CJ ENM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제작하는 드라마 마흔 편의 절반 수준이다. 스튜디오 증축을 고민할 만큼 운영에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이 없다.




◆버추얼 프로덕션 시대 서막

김상엽 CJ ENM 콘텐츠 R&D센터장은 스튜디오센터를 "콘텐츠와 최신기술이 결합된 ‘콘테크’가 실현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실체는 세트 2동에서 확인된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다. 발광다이오드 월(LED Wall)에 나타나는 가상배경으로 로케이션 못지않은 현장감과 다양한 카메라 앵글을 제공한다.


LED 월은 두 개 설치됐다. 메인 LED 월은 지름 20m, 높이 7.3m 크기의 말발굽형이다. 모니터 2200개로 조성했다. 천장까지 LED로 꾸며 영화·드라마에서 화각이 넓은 숏을 구현하게 한다. 서브 LED 월은 길이 20m, 높이 3.6m 크기의 일(一)자형이다. 확장현실(XR) 스테이지·커머스·R&D 등에 활용된다. 메인 LED 월과 동시 사용도 가능하다. CJ ENM이 런칭 영상으로 제작한 ‘M’의 경우 원경을 부각한 숏은 메인 LED 월, 근경을 강조한 숏은 서브 LED 월에서 찍었다. 공간 분리로 능률적인 업무 수행을 실현했다.




LED 월 모델명은 마이크로 LED 1.68 Pitch다. 마이크로 LED는 칩 사이즈가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소형 LED를 뜻한다. 기존 LCD보다 명암비, 응답속도, 색 재현율, 시야각, 밝기, 해상도, 수명 등이 우수하다. LED 칩을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해 크기나 형태에 제약도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ED 칩이 자체적으로 발광하며 픽셀을 구성해 LCD·OLED 디스플레이보다 훨씬 얇고, 휘어질 때 깨지는 특성이 최소화됐다"며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의 대표적 단점인 번인(Burun-in) 현상이 없어 수명도 긴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창익 CJ ENM 버추얼프로덕션 팀장은 "컬러 스페이스(색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해상도가 뛰어나다"며 "일반적인 LED 월보다 화질이 네 배가량 선명하고, 무아레 현상(눈에 어른거리는 물결무늬)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무아레 현상이 없으면 피사체 배경을 아웃 포커스(일부러 초점을 맞추지 않고 흐릿하게 나타나도록 촬영하는 기법)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러운 거리감으로 촬영에 깊이를 줄 수 있다.


CJ ENM은 모든 관리를 내부에서 통제하고 해결한다. 전문 인력을 대거 영입하고, 마이크로 LED 월을 뒷받침할 최상의 환경을 구축했다. 월 후면에 대형 공조기를 대거 설치했고, 3층 구조 꼭대기에 호이스트(물건을 들어 옮기는 기중기) 등을 충분히 마련했다. 카메라는 영화 ‘이터널스’, ‘듄’ 등에 사용된 아리 알렉사 미니 LF다. 4448×3096 해상도로 대형 이미지를 매끄럽게 구현한다. 지미집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애용하는 슈퍼 테크노 크레인이다. 최대 15m까지 무소음으로 이동한다.




기술적인 문제는 에픽게임즈와 협력해 해결한다. 리얼타임 3D 제작 플랫폼인 언리얼 엔진 활용 폭을 넓히면서 이질감을 최소화할 기술을 개발한다. 정 팀장은 "마이크로 LED 덕에 기본적인 문제들은 해결됐다. 조명에서 비롯한 낯선 느낌만 극복하면 된다"며 이른 안착을 확신했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일반적인 촬영과 다른 조명 설계를 요구한다. 감독, 촬영감독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하면 세부적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갈 수 있다. ‘만달로리안’ 같이 이질감 없는 콘텐츠 한 편만 제작하면 우려는 기회로 바뀔 것이다. 우리가 그 주역이 되겠다."




파주=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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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불타고 있어요" 한쪽에선 폭염 한쪽에선 홍수…극과 극 오가는 中
수정 2022.07.15 10:56입력 2022.07.15 01:15

홍수로 3명 숨졌는데…한쪽에선 열사병

(왼쪽) 지난 11일 중국 항저우 상청구의 가로수에서 연기가 나며 자연 발화하고 있다. (오른쪽) 지난 12일 중국 쓰촨성 핑우현의 산촌인 무줘 티베트족 마을이 폭우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가 났다.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중국에서 폭우에 이어 폭염이 나타나면서 전역이 혼란을 빚고 있다.


14일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중서부 쓰촨성의 한 산촌에 발생한 홍수로 3명이 숨지고 15명이 실종됐다.


매체는 쓰촨성 핑우현의 산촌인 무줘 티베트족 마을이 지난 12일 이웃한 강 상류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내린 폭우의 영향으로 홍수 피해를 봤다고 전했다.


중국 쓰촨성 산 홍수 피해 지역./사진=중국 CCTV 캡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 당국에 따르면 14일 낮 12시(현지시간) 기준으로 고립됐던 주민 중 150명이 구조되고 700명 이상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지만 3명이 사망하고 15명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반면 13일 중국 중·남부 지역에선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8일째 지속됐다.


항저우에서 자연 발화된 가로수./사진=웨이보 캡처연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중국 기상대에 따르면 쓰촨, 충칭, 장쑤, 저장, 상하이, 윈난 지역 낮 최고기온이 지난 6일 이후 8일째 4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됐고, 윈난성 옌진 등 일부 지역은 44도까지 올랐다.


12일 59개 국가 기상 관측소의 낮 최고기온은 7월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폭염으로 가로수가 자연 발화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1일 항저우 상청구의 가로수에서 연기가 났는데, 현지 소방당국은 계속된 폭염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상대는 이날 안후이, 장쑤, 상하이, 후베이 등 11개 성·시에 폭염 황색경보를 발령했으며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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