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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세·이자비 지원, 초급매요" 매수세 실종

수정 2022.07.15 10:50입력 2022.07.15 10:50
<사진=연합뉴스>

"오피스텔 초급매합니다. 취득세도 제가 내겠습니다." 최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경기 수원시의 주거형 오피스텔(아파텔)을 시가보다 3000만원 낮춰 약 3억원에 급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1500만원 상당의 무상옵션 제공에 취득세도 매도인이 직접 내겠다고 했다.


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 매도인은 급매라면서 취득세와 300만원 상당의 중개수수료도 부담하겠다고 내걸었다. 매수인의 자금여력이 부족할 경우 ‘주전 거래’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매도인이 판 집에 전세로 거주하는 주인 전세 거래를 말한다.


부동산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매수심리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매도자의 손발이 바빠졌다. 매수인이 문을 열자마자 살짝 들릴 수 있게 클래식을 틀어놓고, 괜찮은 디퓨저도 현관문에 걸어놓으라는 등 ‘방 빨리 빼는 팁’이라며 음악과 향도 동원한다. 매매시장에서 매수인을 찾아보기가 그만큼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주 연속 하락했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심리가 갈수록 얼어붙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6.4로 지난주(86.8)보다 0.4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꺾이기 시작해 10주째 하락 중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매수)와 공급(매도)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이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값은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 하락했고 낙폭도 지난주(-0.03%)보다 커졌다. 용산구는 이번주 아파트값이 0.01% 내리며 4개월 만에 상승·보합세를 마감하고 하락으로 전환됐다. 지난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 시행 이후 꺾이기 시작해 10주째 하락 중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목이 물려 축 늘어진 생명 … 어린이 습격한 개를 내쫓은 이는 택배기사였다
수정 2022.07.15 10:55입력 2022.07.15 08:18
개가 A 군을 쫓아가고 있다. [이미지출처=보배드림]
목 부위 공격을 당한 채 쓰러져 있는 A 군. [이미지출처=보배드림]
택배기사가 목격하고 손수레를 내리치며 개를 내쫓고 있다. [이미지출처=보배드림]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개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빠진 8살 어린이의 목숨을 한 택배기사가 구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지난 14일부터 올라 있는 동영상은 당시 어린이가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를 안타깝게 보여주고 있다.


개가 초등학생 A 군을 쫓아가면서 시작한 CCTV 영상은 개에게 목이 물린 채 축 늘어져 미동도 하지않는 A 군의 안타까운 모습과 택배기사가 나타나 개를 내쫓는 과정까지 5분여 분량이다.


게시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께 울산 울주군 덕하지역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하원 중이던 A 군이 개에게 습격당했다.

A 군은 2분 넘게 개의 공격을 받았고 이 장면을 목격한 택배기사가 갖고 다니던 손수레를 도구로 삼아 땅에 내리치면서 개를 위협해 내쫓았다. A 군은 목과 팔,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A 군 고모의 부탁을 받고 한 지인은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당시 사고 영상을 올렸다.


CCTV 영상에는 A 군이 개에게 쫓겨 달아나다 길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A 군은 주차장 바닥에 뒹굴었고 계속 개의 공격을 받았다.


이 개는 2분 넘게 A 군을 맴돌며 목 등을 물면서 집요하게 공격했고, 한동안 A 군은 목이 물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사고 모습을 본 택배기사가 손수레를 땅바닥에 내리치면서 개를 내쫓았다. 개가 달아난 뒤 A 군은 일어서다 넘어졌고, 집 쪽으로 걸어가면서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택배기사는 계속 아파트 주변을 떠도는 개를 쫓아내기 위해 손수레를 붙들고 있었다.

A 군의 목 곳곳에 물린 상처. [이미지출처=보배드림]

게시자는 “책임질 수 없다면 반려견을 키우지 말아달라”며 “본인의 무책임으로 한 가족이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일부 목격자를 의식해 “많이 두려워서 아이의 외침에도 돌아설 수밖에 없었을 거라 생각된다”면서도 “혹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용기를 내 아이부터 구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썼다.


주민 신고로 A 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견주는 사고가 난 아파트 인근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고 해당 개는 맹견으로 분류된 종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개 주인을 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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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 혈세 부었는데 휴업…또 하나의 '경전철 잔혹사'
수정 2022.07.15 11:24입력 2022.07.15 08:48

중정비 못 받아 멈추는 인천 자기부상열차
10년째 적자 개선 요원한 부산김해경전철
사업자 파산 후 극적 회생한 의정부경전철

인천 자기부상열차가 연말까지 운영 중단되면서 국내 경전철 사업의 현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3000억원 넘는 혈세가 투입된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가 14일부터 올해 말까지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한국 '경전철 잔혹사'가 하나 추가된 사례로 꼽힌다. 경전철은 지금까지 다양한 지방자치단체에 도입됐으나, 수요 감소·적자 누적 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열차 정비 불가…연말까지 멈춰선 인천 자기부상열차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가 운영하는 자기부상열차는 2016년 건설비 3150억원이 들었고 공항 1터미널과 인천 용유역을 연결해 출퇴근 직장인을 실어날랐다.


운행 정지 이유는 중정비 미흡 때문이다. 전동차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매 3년 정기적인 중정비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사와 제작사 사이의 일정 협의 등 문제로 중정비가 지연됐고, 결국 공사는 열차 운영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전철이 봉착한 문제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공개된 '자기부상철도 이용수요 예측과 실제 이용량 비교' 자료에 따르면, 당초 열차는 개통 직후 2만494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 이용실적은 예상치의 12% 수준에 불과한 2479명에 머물렀다.


지난 2016년 공개된 인천 자기부상열차의 당시 모습.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된 중저속·도시형 자기부상철도였다. /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 당시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열차를 조성할 때 수출과 확장을 계획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새로운 기술을 선도적으로 (인천 공항에) 적용하고 운영 기록을 쌓기 위해 도입한 건데, 파급이 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열차를 출퇴근 시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한 것도 이용객 급감으로 이어졌다. 2019년 4012명이었던 열차 일평균 이용객은 2년 뒤인 지난해 320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개통 11년 맞이한 부산김해경전철…적자 개선은 요원


2011년 9월17일 개통한 뒤 11년째 운영 중인 부산김해경전철도 지자체 도움 없이는 홀로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과 김해, 그 중간에 있는 김해공항을 이어준다. 개통 후 10년 누적 탑승객 수는 1억5800만명에 달한다.


문제는 역시 예상보다 훨씬 적은 수요다. 사업이 추진된 2004년 사업성 평가를 맡았던 교통개발연구원(현 한국교통연구원)은 이 경전철이 개통 첫해에만 일평균 승객이 17만6358명에 이르고 이후로도 계속 증가해 결과적으로 2040년에는 하루 34만225명이 경전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부산김해경전철의 일평균 승객은 2019년 기준 5만631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유행 뒤인 지난해엔 승객 수가 훨씬 급감해 3만4752명을 기록했다. 연구원의 같은 해 추정수요(27만2220명)에 13%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경전철 운영사는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부산과 김해공항, 김해를 잇는 부산김해경전철 / 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부산·김해시는 경전철 운영사에 매년 재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하는 김해시가 10년 동안 경전철에 낸 누적 재정지원금은 3145억원이었으며, 지난해에만 486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는 연구원이 교통수요를 지나치게 부풀려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 2013년에는 부산·김해 시민 500여명이 참여한 '부산-김해 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 소송인단'이 "교통 수요를 부풀려 사업타당성이 있다는 거짓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한국교통연구원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불법이 있었다고 해도 시민은 간접적 피해자여서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민간사업자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의정부경전철


파산 선고로 폐쇄 위기까지 몰렸다가 극적으로 회생한 사례도 있다. 경기 의정부경전철은 2012년 7월1일 개통한 뒤 현재 10년째 운영 중이다. 이 열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간 총사업비 6767억원을 투입해 건설했지만, 개통 후 실제 수요가 예상의 15% 수준에 그쳐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내해야 했다. 결국 누적되는 부채를 버티지 못한 2017년 경전철을 운영하던 민간사업자가 파산을 신청했다.


한때 열차를 운영하던 민간사업자가 파산 선고를 하며 위기에 내몰렸던 의정부경전철은 시의 발빠른 대응으로 극적인 회생에 성공했다. / 사진=의정부시

의정부시는 '위기대응 TF'를 구성해 발 빠르게 대처했다. 시는 경전철이 멈출 경우 시민 편의와 지역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을 우려했다. 승객 수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저조하기는 했지만, 의정부경전철은 이미 5만명 가까운 시민이 이용하는 핵심 대중교통시설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시는 민간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3개월간 운영비를 공동 분담해 운영하기로 하는 등, 열차가 멈춰 서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의정부경전철은 민간사업자의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승객들을 실어 나를 수 있었고, 1년 뒤인 2018년에는 대체사업자가 선정되면서 가까스로 본궤도에 올랐다.


한 차례 위기를 겪은 의정부는 경전철 운영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시가 보전해주는 형태로 사업 방식을 변경, 새 운영사의 사업 위험을 줄였다. 그 결과 의정부경전철은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 중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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