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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틀면 나오는 '이 사람'…오은영표 상담 예능 열풍

수정 2022.07.13 09:43입력 2022.07.12 13:37

'오은영표 상담예능' 열풍
'금쪽이' 시리즈부터 '결혼지옥'까지
"일반인 관찰 예능 리스크 전문성이 상쇄"

오은영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필두로 한 '상담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분 캡처.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요즘 상담예능은 '오은영' 이름 석 자로 통한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로 대중에게 친숙한 오은영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최근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상담 예능'의 열풍을 이끌고 있다.


오 박사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채널A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에서 어린이와 그들의 부모를 만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아이도, 부모도 모두 '금쪽이'다. 오 박사는 등교를 거부하며 떼쓰는 아이를 질책하지 않고, 그 미숙함을 이해하며 보듬어준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사랑받은 경험이 없어 아이에 대한 사랑 또한 미숙한 부모에게는 "괜찮다"며 등을 쓸어내린다. 자녀가 없는 20·30세대에게도 오은영표 육아 예능이 인기인 이유다.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던 오 박사는 이제 어린이를 넘어 전 연령층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는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 몸만 자라버린 '어른 금쪽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부부 간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12일 첫 방송을 앞둔 KBS 2TV '오케이? 오케이!'에서는 전국 방방곡곡 사연자를 찾아가 고민을 상담하고, 위로를 전하는 형식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말 그대로 '출장 상담쇼'인 셈이다.


오 박사는 최근 방송 출연이 잦은 이유에 대해 "병원, 연구소에 찾아오는 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일을 해왔지만, 모두가 위기라는 이 시기에 나의 힘을 한 방울 보태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11일 '오케이? 오케이!' 제작발표회에서 "코로나19 위기 시대에 방송을 많이 하면서 아이, 부모, 성인, 부부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패널들이 진심을 다해 경청하는 모습을 경험했지만 아쉬운 점이 조금 있었다"면서 "시간, 경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찾아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직접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선 '오은영표 예능'의 흥행을 '상담 예능 열풍'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정신의학 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연스럽게 '착한 예능', '힐링 예능'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오 박사 외에도 채널A 예능 '애로부부'에 출연 중인 양재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MBC에브리원 '장미의 전쟁' MC로 발탁된 양재웅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등 각종 예능가에서 활약 중인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여럿이다.


다만 오 박사와 같은 전문가의 인기와 능력에 편승해 우후죽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형욱 동물훈련사는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KBS 2TV '개는 훌륭하다' 등에 출연해 솔루션을 제공했고, 권일용 프로파일러와 표창원 프로파일러 등은 범죄 예능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다. 또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등을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이후 tvN '집밥 백선생'·'백패커', SBS '백종원의 3대천왕'·'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최근 오 박사의 이름을 내건 상담 예능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오 박사가 '상담계의 백종원'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육아솔루션프로그램을 넘어 다양한 상담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분 캡처.

그러나 전문가들이 이끄는 예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이들이 TV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회의 잘못된 관습이나 편견이 개선된 점도 많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어린이를 존중하며 양육하는 방법에 대한 일종의 바이블을 제공했고, 강 훈련사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알린 동시에 반려동물 문화를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러 범죄심리학 전문가들 또한 자극적인 범죄를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예방책과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상담예능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 박사를 필두로 한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메인스트림(주류)이 됐다"며 "오 박사가 (상담예능) 흥행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 평론가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관찰예능의 리스크를 전문가들의 상담력, 지식 등 전문성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부나 가족 간의 이야기 등 타인의 사생활에서 갈등 요소를 들여다보는 리얼리티, 관찰예능이 많아졌다"며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관찰 대상을 누구의 시선으로 관찰하느냐', '관찰한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떤 정보를 줄 것이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V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들이 탁월한 방송능력을 바탕으로 '방송인화'돼가고 있다고 봤다. 정 평론가는 "오 박사, 백 연구가, 강 훈련사 등은 전문성도 갖고 있지만 일단 방송을 굉장히 잘하는 분들"이라며 "여러 능력치를 두루 가지고 있다보니 방송가에서 계속 찾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세계 100대 ICT 기업 중 韓 단 2개…R&D 비중 낮고 SW 약해
수정 2022.07.12 08:14입력 2022.07.12 06:00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타이틀과 달리 세계 100대 ICT 기업 중 한국 기업은 단 2개에 불과해 중국, 일본, 인도, 대만 등 ICT 경쟁국에 모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세계 ICT 시총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2개 기업(삼성전자 9위, SK하이닉스 56위)만 이름을 올렸다. 100대 ICT 기업 중 미국기업이 56개로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9개), 일본(8개), 인도(4개), 대만(3개) 순으로 기업 수가 많았다. 향후 100대 기업에 진입할 차세대 주자들로 구성된 200대 기업까지 범위를 넓혀도 중국과 일본 기업 수가 각각 27개, 17개로 급증한 반면 한국기업은 네이버 등이 추가된 5개에 그쳤다.


ICT 중에서도 한국이 가장 강점을 지닌 반도체 분야에서도 시가총액 세계 1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2개사로 이 역시 중국 41개사, 미국 31개사, 대만 15개사 등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은 7.4%로 경쟁국인 미국(17.1%), 네덜란드(15.4%), 일본(13%), 대만(9.5%)에 비해 매우 낮아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낙관 수도 없는 상황이다. 또 주요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 통계 역시 중국 SMIC 6.6%, 미국 마이크론 3.8%, 네덜란드 NXP 3.1%에 비해 한국은 가장 낮은 수준(삼성전자 0.8%, SK하이닉스 0.5%)을 기록했다.


한편 세계 100대 ICT 기업 중 기업 분포 기준 상위 5대 업종은 ▲반도체 ▲앱 소프트웨어 ▲데이터 프로세싱·아웃소싱 서비스 ▲시스템 소프트웨어 ▲IT 컨설팅 순이었다. 반면 한국 ICT 상장사의 업종구성은 ▲전자부품 ▲반도체 장비 ▲반도체 등 제조 하드웨어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우 글로벌 100대 기업에 한국은 더존비즈온(74위), 안랩(82위) 등 2개 기업만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34개사), 중국(32개사), 이스라엘(6개사), 일본(5개사) 등으로 시가총액 합계 기준으로는 미국이 한국의 1741.4배에 달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우리경제의 디지털화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고 사실상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도 낮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차세대 업종인 사이버안보의 경우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이 강조될 정도로 유망한 분야로 꼽힌 만큼 한국 기업이 국제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제도 정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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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금체계 대폭 손질… 연구직은 별도체계 만들기로
수정 2022.07.12 13:37입력 2022.07.12 13:37

노사, 호봉제 개선 합의
연구소부문 협의체 따로 구성
내년 3월까지 개선방안 마련

현대차그룹 연구개발 총괄본부격인 남양연구소<사진제공:현대차그룹>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호봉제 중심의 현재 임금체계를 대폭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산업 전환기에 맞춰 인력수요가 많아진 연구개발 분야에 대해선 별도의 임금체계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동차의 전장화·전동화 흐름이 거세지면서 소프트웨어(SW)·IT 분야의 연구개발 인력수급에 원활히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현대차와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노사는 최근 임금협상 교섭에서 큰 틀에서 호봉제 개선에 대해 합의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금 분야 요구안 가운데 하나로 호봉제 개선 및 호간 금액 인상, 이중임금제 폐지 등을 요구해왔다. 이 회사는 사무·연구직의 경우 과거 직급으로 과장급 이상인 책임매니저에 대해선 연봉제를 적용하고 생산·기술직을 포함한 다른 모든 직원은 호봉제를 적용해 왔다.


임금인상분이나 성과급에 대해선 아직 의견차가 크지만 현재 임금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데 대해선 노사 모두 수긍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합의에 따라 현대차 노사는 미래변화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내년 3월 말까지 개선책을 찾기로 했다.


눈에 띄는 건 연구소 부문은 따로 노사협의체를 구성키로 한 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한 지부이며 각 사업장(울산·아산·전주·연구소·판매·정비·모비스)별로 지회가 따로 있어 지회별로 어느 정도 독립성을 띤다. 노사는 "연구소 부문은 우수인재 확보, 연구개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직군 임금체계에 관해 (미래변화대응 TFT와 다른) 별도 노사 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3월 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합의했다.

마음 상담 콘서트에서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오은영 박사<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한 세기 기계로 취급받던 자동차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전자장치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특히 전동화·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녹아들면서 자동차 회사도 SW나 IT 기술력이 경쟁력을 가르는 기준이 됐다. 현대차가 국내 최대는 물론 글로벌 4, 5위권 완성차 메이커임에도 인재 확보에 애먹는 건 최근 젊은층 직원을 중심으로 임금에 민감해졌는데도 이를 받아주기 쉽지 않은 임금체계가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조 역시 생산직군을 중심으로 고령층이 많아 사무·연구직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묻혔다. 젊은 사무·일반직군 직원 사이에선 정년연장보다는 성과급이나 연봉 인상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지난 1~2년 일부 IT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성과급을 주거나 연봉을 올려주며 SW·IT분야 인재를 대거 끌어들인 점도 현대차에 재직 중인 젊은 직원들 사이에선 반감을 일으켰다.


지난 1일 있었던 현대차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연구직 위주로 구성된 남양연구소 위원회 파업 찬성률이 97%(투표자 대비 찬성)로 전체 평균치보다 훨씬 높게 나온 것도 임금·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간 회사 안팎에서도 개발자 등 일부 연구직군을 중심으로 임금테이블을 따로 두는 방안을 회사가 검토하고 있다는 식의 얘기가 꾸준히 나왔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편할지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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