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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해" 치과 검사 받으려다 동물병원서 사망한 반려견

수정 2022.07.12 08:05입력 2022.07.11 14:37

진료 위해 치과 특화 동물병원 찾아
프로포폴 주입 직후 '무지개다리' 건너
치료 등 특화 진료로 명성…사건 공론화 결심

자식과 같은 반려견 포메리안 '테오' 생전 모습. 사진=테오 보호자 제공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반려동물을 둘러싼 크고 작은 의료 분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유명 '치과'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이 검사 도중 갑자기 사망한 사건으로 온라인이 시끌벅적하다.


보호자는 이 병원이 간판만 교체하고 강아지 이빨 치료 등 특화 진료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며, 자신과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하며, 사건 공론화에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이 한 동물병원 검진 과정에서 갑자기 사망하는 사고를 겪었다. A씨가 기르던 반려견은 만 9살된 포메라니안 '테오'다.


사고는 지난달 '치과 전문'으로 유명한 서울의 B동물병원에서 발생했다. 해당 병원은 '스타 강아지 진료', '특화 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A씨측 주장에 따르면 '테오'는 치아 건강 검진 과정에서 마취 직후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A씨에 따르면 테오는 노령견이 되면서 이곳저곳 아픈 곳이 생겨 치과 검진을 더 늦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하루 2마리만 예약을 받고 '반려동물 치과 특화 진료'를 한다는 B병원에 진료 상담을 받았다.


진료·수술비 등 결코 적은 비용은 아니지만 A씨는 그만큼 반려견을 세밀하게 봐주리라 생각했다. 이후 A 씨는 지난달 18일 테오를 데리고 B동물병원을 찾았다. 평소 테오의 몸무게가 1.4㎏로 덩치도 작아, 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반려견들이 흔하게 받는 슬개골 수술조차 테오에게는 시키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A 씨는 치과 진료 안내서를 보면서 검진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설명을 3분 동안 들었다고 한다. 병원 측은 A씨에게 혈액·흉부 방사선 검사를 한 뒤 30분 이내로 수액을 맞고 수면 유도를 통해 마취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흡 마취 전 반려견의 몸속에 프로포폴 약물을 주입해 수면 유도를 한다는 설명은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언급도 없었다. 안내서에는 '원치 않는 부작용,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설명만 간략히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진료 상담을 하면서 원장에게 마취 위험성을 거듭 물었지만, 원장은 "혈액검사 소견 결과 건강하고 문제없다"면서 "안전한 호흡 마취이니 걱정 마시라"고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테오는 프로포폴을 주입한 후 불과 30여초 만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A씨는 눈앞에서 죽은 테오를 보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테오의 치과 진료 안내문 / 사진=테오 보호자 제공

◆ 동물병원 업계 "프로포폴을 투약해 검진을 강행한 것은 의문"


A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며 사건이 공론화돼 여론이 들끓자 그제야 병원 측은 장문의 사과문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후 A씨는 동물병원 3곳과 서울 소재 수의학과 교수 2명에게 테오 진료에 대한 자문을 받았다.


공통된 의견으로 만 9세, 1.4㎏의 몸집, 초소형 단두종견인 테오에게 프로포폴을 주입한 것이 무호흡 사망의 위험이 있는 진료방식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또 다른 서울 모 동물병원의 C원장은 "테오의 혈액검사지를 봤을 때 피검사에서 콩팥 건강을 보여주는 'BUN 수치'가 비이상적으로 높았다"면서 "콩팥 신부전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해 검진을 강행한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테오를 담당한 원장은 한 언론을 통해 "마취 전 프로포폴을 주입하고 30초 만에 호흡 상태가 불안정해졌다”고 인정했다. 이어 “프로포폴 투여가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 됐는지, 약물로 인해 기존 질병이 촉발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취 과정에서 테오가 죽었다는 과실은 인정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특히 약물 사용 미고지에 관해 원장은 "호흡 마취 전 수면 유도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쓴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제 불찰"이라고도 했다. 제대로 된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보상 얘기를 먼저 꺼내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 동물단체 "책임소재 명확하게 가릴 수 있는 제도·규정 필요"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료 행위에 대해서는 진료 기록 등 각종 의료 행위에 대한 기록이 남지만, 반려동물 같은 경우에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반려동물이 의료 수술을 받다가 장애가 남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면, 그에 대한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의료행위에 대해 규제할 방법이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너무 없다. 의료 과실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가릴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려동물은 지금도 계속해서 늘고 있는 가족이다. 그런 가족이 치료 중 숨졌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기가 막히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결국 의료 사고나 의료 행위의 어떤 과실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의료 행위에 대한 모든 부분을 제도적으로 투명하게 책임소재를 가릴 수 있도록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모든 동물병원은 수술을 비롯한 중대 진료에 앞서 동물 보호자에게 진단명은 물론, 진료의 필요성과 방법, 예상 후유증 또는 부작용 등을 말로 설명해야 한다. 동물 보호자는 수의사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명을 하고, 또한 설명은 구두로 하고 동물 소유자의 동의를 받은 후 동의서는 1년간 보존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초 과태료 30만원, 2차 위반 시 60만원, 3차 위반 시 90만원이 부과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이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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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계산기 두드린 푸틴의 노림수
수정 2022.07.11 06:31입력 2022.07.11 03:00

IEA 사무총장 "유럽, 러시아가 가스 공급 중단하는 사태 대비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시가바트에서 열린 제6차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 폐막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강우석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확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유럽은 러시아의 이른바 '에너지 보복' 등 조치에 대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인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 우리와 싸우려 한다는 얘기도 여러 번 들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겐 비극이지만 모든 것은 그렇게 나아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꾸준히 진격하고 있다며 이것이 장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진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이 캐나다로부터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을 반환받기로 하면서 러시아가 추후 가스 공급 정상화 등의 조치를 취할 지가 주목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는 침공 초기 과감한 진격으로 정예 부대 등 병력을 잃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천천히 전진하는 전술을 사용하며 돈바스 전체 지역의 75%를 함락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미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완전 정복하기 위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올 겨울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완전 차단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페이스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럽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도 서방 제재에 반발해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 등을 제한하는 등 보복성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최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통해 독일에 공급되는 가스 물량을 기존의 40% 수준으로 감축했고,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타 국가들에게 공급하는 가스도 급격히 줄인 바 있다.


이에 유럽은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7일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서방 제제에 대한 보복성으로 유럽행 가스를 축소·차단하는 것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26일 열릴 예정인 긴급 회의에선 가스 수요 축소, 에너지 절약 확대, EU 회원국 간 에너지 협력 등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한편 독일은 9일 캐나다로부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터빈을 돌려받기로 했다. 기존 노르트스트림 AG의 최대 주주인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지난달 터빈이 없어 정상적인 가스관 작동이 어렵다며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역량을 줄였다. 러시아 정부는 전날 터빈 반환이 완료되면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량을 다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강우석 기자 beedoll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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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코리안드림⑪]"우즈벡 주부도, 연변 출신 사장님도 은행에 귀한 고객"
수정 2022.07.12 10:06입력 2022.07.11 06:31

월급 통장 만들고 본국 송금하려면 은행부터 찾아야
필수적이지만 가장 어려운 곳

은행, 외국인 금융부터 일상생활까지 도와주는 곳으로



[안산·안성=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돈을 벌러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찾아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 일자리를 구한 다음 월급 통장을 만들고 본국으로 송금하는 법부터 익히는 곳은 은행이다. 필수 관문이지만 가장 버거운 곳이기도 하다. 복잡한 서류는 둘째 치고 어려운 금융용어부터 외국인들에겐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뉴 코리안 드림'


"가장 어려운 건 인터넷뱅킹…급하면 퇴근 후도, 주말에도 연락해요"
▲지난 8일 NH농협 선부동지점 5번창구 담당자인 김용숙 과장이 중국인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공단 한가운데 자리한 NH농협 선부동지점 5번 창구. 건물 철골 작업을 하는 회사를 운영 중인 쉬잉판(59)씨는 여기 단골이다. 이 자리 문턱이 닳도록 찾는 중국인은 그 뿐만이 아니다. 5번 창구 담당자인 김용숙 과장(37)은 일대에서 중국어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은행만 오면 말문이 막혔던 안산 중국인들도 김 과장 앞에 앉으면 방언이 터진다. "한국말을 좀 하시더라도 일부러 중국어로 말을 걸어드려요. 그러면 처음에는 딱딱하게 통장 재발급만 요청하셨던 분들도 그제서야 여태까지 은행에서 거래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을 말씀하시고, 다른 거래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연변에서 자란 쉬용판 대표도 안산 중국인들 커뮤니티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 중 한명이었다. 16년전 한국 취업비자를 받고 혈혈단신 입국할 때만 해도 수중에 30만원이 전부였다. 전라남도 남원을 거쳐 목포로 흘러가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모은 돈으로 안산에 올라와 회사를 차렸다. 지금은 정규직 직원 5명, 일용직 노동자 11명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엿한 회사 대표가 됐다. 그는 법인을 운영하면서 은행 의존도가 더 커졌다고 했다.

가장 어려운 건 뭐니뭐니해도 인터넷뱅킹이다. 결제대금을 송금하다가 중간에 탁 막힐 때는 앞이 깜깜하다. "중국인이다보니 이미지가 나빠질까봐 늘 조심합니다. 납품 대금을 하루라도 늦게 주는 게 싫어서 그날 바로 부쳐주려고 하는데 중간에 멈출 때가 있어요. 퇴근 이후나 주말까지 급할 때 김 과장님을 찾아가면 언제든지 도와주시니 참 고맙지요"


▲지난 8일 NH농협 선부동지점 5번창구 담당자인 김용숙 과장이 중국인 고객들을 응대하고 있다.

선부동지점을 찾는 고객 중 열명 중에 세명 정도가 외국인이다. 은행앱을 쓸 줄 모르는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동네다 보니 하루에 최소 200명, 많게는 300명 정도가 밀려온다. 지난 8일 오전, 5번 창구에서 신용카드를 신청하는 중국인과 김 과장의 대화 소리가 들려오자 대기표를 쥐고 있던 다른 중국인들의 시선도 전부 집중됐다. 외국인이 잘 모르는 은행업무 중 하나가 신용카드 발급이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후불교통카드까지 못 써 불편함을 겪는다.


안산 원곡동 한 식당에서 일하는 위메이(56)씨도 그랬다. 아끼고 아껴 입출금 통장에 몇천만원을 쌓아놨지만 신용카드 생각은 아예 못했다.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사서 선불충전을 해 썼다. 돈이 떨어진 줄 모르고 버스에 탔다가 도로 내린 적도 몇 번 있었다. 은행 거래실적이 충분하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알려준 건 김 과장이었다.


김 과장은 "신용카드를 발급해 드린 다음 날 은행 직원들 나눠먹으라고 월병을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오셨다"며 "언어가 서툴다 보니 적금도 못 드는 외국인 고객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에게 한번 더 중국어로 안내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우즈벡 은행 홍보요원에 SOS…학교에서 온 문자, 집세 민원도 해결
▲지난 8일 홍보요원인 김 블라드미르(48)씨가 NH농협은행 안성시지부에서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에 가족과 함께 들어와 경기도 안성의 한 축사에 취직한 우즈베키스탄인 아흐마데에바 빅토리아씨(36). 지난주 9살 짜리 딸 아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보낸 문자를 받고 어쩔 줄 몰랐다. 인사 정도만 할 줄 알았지 한글을 읽고 쓰는 건 아예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통장을 만들러갔다가 만났던 NH농협 안성시지부 홍보요원이 떠올랐다. 문자를 캡처해 SOS를 쳐서 학교 준비물을 겨우 챙겨 보냈다.


빅토리아씨는 "근처에 사는 고향 친구는 집주인이 월세를 계약서보다 올려달라고 해서 홍보요원한테 도와달라고 했대요. 러시아말과 은행말을 둘 다 잘하는 사람은 은행밖에 없어요. 은행 일 뿐만이 아니라 많은 데서 도움을 받습니다"


홍보요원인 김 블라드미르(48)씨는 23년전 입국해 한국 국적을 땄다. 매주 금요일마다 은행에 출근해 외국인들을 도와주고 있다. NH농협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전국 총 10개 지역에 김씨와 같은 홍보요원을 배치했다. NH농협과 제휴한 글로벌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 웨스턴 유니언 노란조끼를 입고 일주일에 한번씩 은행 문 앞에 앉아있는 날이면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국인들이 줄을 선다.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태국어, 몽골어, 캄보디아어 등 총 8개 외국어로 된 전화 금융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홍보요원 인기를 따라올 순 없다. 창구까지 따라가 통역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지난 8일 홍보요원인 김 블라드미르(48)씨가 NH농협은행 안성시지부에서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김씨는 "은행은 모든 외국인들이 주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곳이라 은행에서 정보도 얻고 도움도 받아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일을 시작했다"며 "한번 올 때마다 20명씩 상담해주는데, 일이 생겨 오는 날짜를 옮길 땐 이곳 사람들끼리 알아서 SNS로 정보를 미리 공유할 정도"라고 했다.


안성시지부 직원들의 책상에는 달력 모양의 '외환업무 가이드북'이 놓여져 있다. 지난 8일 오후, 김씨가 적금에 가입하고 싶다는 외국인을 창구로 안내하자 은행 직원이 가이드북을 확인하며 인사했다. "즈드랏스뜨부이쪠. 쳄 야 모구 왐 포모츠?"(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한편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전년 대비 1.3% 늘어난 201만2862명으로 집계됐다. 201만명은 시중은행들도 고객 모시기 경쟁에 뛰어들어야 할 수준이다. 인구로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에 이은 5위권에 해당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시중은행의 주거래통장은 200만~300만좌 수준"이라면서 "물론 급여 수준도 다르고 상당 액수가 해외에 송금된다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웬만한 시중은행 규모의 고객군인 셈"이라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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