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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려왔더니 35만원 내라…사설구급대 멋대로 장사

수정 2022.07.06 15:01입력 2022.07.06 10:10

10㎞ 이내 특수구급차 7.5만원
10여개 업체 모두 '부르는게 값'
대기비 등 명목 추가비용 요구
복지부 정기조사 1년에 한번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장상호씨(35·가명)는 최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사설 구급차를 불렀다. 7.5㎞를 이동했다. 장씨가 받아든 청구서의 이송처치료는 35만원이었다. 장씨는 "상황이 급박해 일단 지불했지만, 이후에 터무니없는 가격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김희영씨(42·가명)는 강남역에서 경기 일산병원(31㎞)까지 이용료를 문의해 봤다. 이송 센터별로 많게는 3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응급구조사 동행이 어렵다고 말하는 곳도 있었다.


6일 아시아경제가 24시간 전국 응급이송센터 10여곳을 확인한 결과, 법정 요금을 안내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홈페이지에는 비공개로 비용을 문의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지자체별로 기준은 다르지만 거리, 시간에 따라 미터기에서 요금을 알 수 있다. 구급차 역시 요금 체계가 있음에도 대부분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부르는 게 값’이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송거리 10㎞ 이내 이송처치료는 일반구급차 3만원, 특수구급차 7만5000원이다. 응급구조사가 탑승한 경우 일반구급차는 1만5000원의 부가요금이 부과된다.


과다비용 청구 외에 불법행위도 이뤄지고 있다. 의약품 사용, 대기비, 왕복·시외를 이유로 추가 비용 등을 요구하는 행위다. 이 역시 불법이다. 서울 송파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희씨(34·가명)는 "한 달 전 같은 구간을 이용했는데, 첫 이용요금은 8만원이었는데 두 번째 이용요금은 9만원을 불렀다"며 "1시간 대기로 7만5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 지방자치단체 업무 담당자는 "실제 암암리에 추가 요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1년에 한 번 정기 실태조사를 하고 있지만, 인건비 외에 건당 처리 비용 등을 모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용자가 복지부, 지자체, 국민신문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이송 업무의 경우 공익적 측면이 있는 만큼 최소한 요금 공개 의무를 지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호준 순천향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사설구급차가 생긴 지가 10년이 지났음에도 ㎞당 가격 외에 별다른 규정이 없다 보니 부르는 게 값"이라면서 "설립 당시 함께했더라도 이후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 의료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정신 질환자 이송, 오랜 시간 대기 등 경우의 수를 반영한 가격 산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군인권센터 자문위원인 김대희 인천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 임상조 교수는 "현재 법정가격이라는 제도 자체는 있으나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적극 공개하도록 하고, 정부 차원에서 이를 지킬 수 있도록 일부 지원책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험 노출도를 고려해 사설 구급차 직원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 50대 송모씨는 자신을 정신병원으로 이송하러 온 사설 구급차 직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기도 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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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준대도 지원자가 없다"…인력난에 시달리는 호주 청소업체
수정 2022.07.06 15:01입력 2022.07.06 01:00

초보 청소 도우미도 연봉 1억 수준

심화하는 인력난에 호주 청소업체들이 근로자들의 시급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호주 청소업체들이 심화하는 인력난에 근로자들의 시급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초보 청소 도우미조차도 대졸자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1억을 받는 사례도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있는 청소 도우미 소개업체 앱솔루트 도메스틱스는 일할 사람을 구할 수 없어 급여를 계속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조에 베스 이사는 "최근 시급을 45호주달러(약 4만원)까지 올렸다"며 "하루 8시간에 주 5일 근무를 할 경우 주당 1800호주달러(약 160만원)이 나간다"고 데일리메일에 밝혔다. 그는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9만3600호주달러(약 8350만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대학을 졸업해 일반 회사에 다니는 이들이 받는 초봉보다 높은 수준이다.


호주에서 대졸자의 연봉은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6만~7만5000호주달러 정도다. 재무·회계 분야는 6만 호주달러대이고, 에너지·엔지니어컨설팅·미디어·통신 분야는 대략 7만호주달러대에 해당한다. 베스 이사는 "지난해 중순 이후 지원자가 아예 없어 회사 홍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9개월만에 시급을 10호주달러나 올렸는데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 도우미 소개 업체인 어반컴퍼니도 인력난에 시달려 청소도우미 시급을 종전 35호주 달러에서 55호주달러까지 인상했다.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12만4800호주달러이며, 한화로 환산하면 1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개터보이라는 청소업체도 일주일에 5일 동안 연간 10만4000호주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드니 남부 벡슬리에서 청소 도우미로 일하는 베루스타 베네디토는 일을 시작 한 급여가 2배로 올랐다며 현재 시급으로 40~55호주달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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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의 지우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문지원 작가의 '휴먼법정물' 유니버스
수정 2022.07.06 14:28입력 2022.07.06 13:40

'증인' 지우의 꿈은 변호사, 그 꿈을 이룬 우영우
제작진·배우들 진정성에 시청자 호평 이어져
성소수자·미혼부 등 사회 소수자도 등장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넷플릭스 톱10서도 1위 올라

영화 '증인'(왼쪽)과 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나는 아마 변호사는 되지 못할 거야. 자폐가 있으니까. 하지만 증인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증인'에서 자폐를 가진 소녀 지우(김향기 분)는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서 증언을 하게 된다. 자폐가 있다는 이유로 증언의 신빙성을 의심받지만, 지우는 증언을 포기하지 않는다. 뛰어난 청각과 기억력을 바탕으로 재판에서 반전을 이뤄낸 지우의 꿈은 변호사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도 정말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 지우가 가졌던 의문의 답은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를 함께 가진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내놓는다. 영우는 지난달 29일 첫 선을 보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으로, 대형 로펌 '한바다'에 입사해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해나간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문지원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는 점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진 않지만, 자폐를 가진 주인공이 법정에서 활약한다는 점에서 문 작가의 따뜻한 '휴먼 법정물' 유니버스인 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지우의 이야기를 쓴 문 작가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 이야기를 썼다. 그렇다면 '정말 변호사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할 수 있을까'가 큰 고민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진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조심스러운 마음에 몇 번이나 역할을 고사했다는 박은빈은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보고 처음으로 '어떻게 연기하면 되겠다'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선입견을 가져도 안 될 거 같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다. 연기한다는 것 자체도 괜찮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박은빈은 기존 미디어에서 구현된 자폐 스펙트럼 캐릭터나 인물을 은연중에 기억하고 모방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 오랫동안 공부하고 신중을 기했다고 전해진다. 종종 반향어(상대방을 따라하는 것)를 구사하고, 고래를 사랑하며, 고급 일식집에서도 김초밥만 고집하는 영우를 사랑스럽게 표현해낸 바탕에는 박은빈의 이같은 치열한 노력과 진성성이 있었다.


김향기 또한 지우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칫 지우와 같은 아이들과 가족, 지인들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을까 고민이 많았다"던 그는 영화와 책자 등을 참고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공부한 뒤 역할에 임했다.


ENA채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제작진의 노력도 돋보인다. 문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두고 "단순히 관심을 끌기 위한 소재가 아니다. 드라마의 메시지를 전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 모두가 자료 조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영우가 고래에 보이는 비상한 관심, 출퇴근 길에 착용하는 헤드폰, 방에 들어가기 전에는 손가락으로 다섯까지 세는 모습 등 극 중 등장하는 모든 것에는 제작진의 세심한 고민이 담겨 있다.


영우의 세상에 온기를 더해주는 등장인물들도 이 드라마의 '힐링 포인트'다. 로펌 '한바다'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 분)는 영우를 위해 회전문 통과하는 법을 왈츠에 비유해 알려주고, 회사 멘토인 정명석(강기영 분)은 자폐에 대한 자신의 편견을 반성한다. 영우의 로펌 동기인 최수연(하윤경 분)과 권민우(주종혁 분)은 영우의 능력에 질투어린 시선을 보내면서도 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증인'의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지우의 증언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공부하고 퀴즈로 소통하며, 지우의 세계에 다가가려 했던 따뜻한 노력과 유사하다.


특히 이 드라마가 호평받는 이유는 사회의 편견을 깨부순다는 점에 있다. 따뜻하고 무해한 힐링드라마지만 성소수자, 미혼부 등 우리 사회의 소수자들을 다루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미디어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는 정상과 비정상 범위에 머물러있지 않다. 과거에는 주로 정상을 중심으로, 나머지를 비정상으로 보면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항상 돌봄의 대상, 연민의 대상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이제는 인물들이 각자 역할을 해내는 모습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우영우를 예시로 들며 "주목할 만한 점은 장애를 가진 인물들이 자기만의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타인과 뒤섞여 사회생활을 하고 자기만의 일을 하는 모습을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호평했다.


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방송 2회만에 수도권 2.0%, 분당 최고 2.7%(AGB 닐슨, 유료가구 기준)까지 오르며 ENA채널 자체 최고를 달성했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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