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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500만원 대신 월세 2만원 더 냅니다"…저소득층 월세 전환 급증

수정 2022.07.05 14:44입력 2022.07.05 06:00

KB경영연구소 '실거래가로 살펴본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
지난 2년간 단독·다가구, 저가 임대주택 월세 비중이 크게 증가
코로나19 이후 재정상태 어려워지면서 보증금 줄이고 월세 비중 늘려
저소득층 월세 자금 수요 증가…대책 마련해야

다가구 주택 등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문 업체에 수수료를 주고 월세 수금과 주택 유지보수 등을 맡길 의사가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벌이도 마땅찮아 소일거리 삼아 직접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주택임대관리업이 당장은 일감을 많이 따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택가(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관계없음).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일용직 노동자 김정원씨(46·가명)는 올해 초 지금 살고 있는 다가구 전세 보증금을 5000만원 올려달라는 집주인 통보를 받았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인데다 일감도 줄어 당장 돈을 마련할 방법도 깜깜했다. 동네 은행에 들러 신용대출이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이자는 연 4%가 넘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땅한 직장을 못구해 생활비까지 모자랐던 김씨는, 결국 1억5000만원짜리 전세를 포기하고 보증금 2000만원에 50만원짜리 월세로 돌렸다. 돌려받는 보증금은 당분간 생활비로 투입했다. 이 동네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반성진씨(52·가명)는 "올해 들어 금리가 많이 올라서 무리하게 전세자금 대출을 안 받고 월세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집주인들도 투자할 데가 없으니 목돈보다 현금이 수중에 들어오는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했다.


지난 2년간 단독·다가구 거주자와 저가 임대주택에서 월세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가구들의 거주비용이 상승하면서 이들의 주거비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금융권에서 제기됐다.


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실거래가로 살펴본 전월세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단독·다가구의 월세 비중(2019년 거래량 대비 2022년 1분기 거래량 기준) 증가폭이 20.4%포인트(p)늘어난 것(25.6%→46.0%) 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세비중 감소폭은 15.7%p(51.4%→35.7%)였다. 아파트, 단독·다가구,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중에서 단독·다가구의 월세 증가폭과 전세비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예를 들어 단독·다가구 임차인은 보증금 500만원 올려주는 것보다 월세 2만원(금리 4.8% 기준) 더 내는 걸 선호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보증금 규모가 작은 가구는 코로나19 이후 재정상태가 어려워지면서 보증금을 빼서 일부 생활비로 쓰고 대신 월세 비중을 늘렸거나, 금리상승기에 이자비용을 감당하는 것보다 월세로 전환하는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오피스텔은 단독·다가구 다음으로 월세 비중 증가폭(16%p·25.7%→41.7%)과 전세 비중 감소폭(8.8%p·52.7%→43.9%)이 컸다. 오피스텔도 1인가구 거주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임차인의 소득과 자산이 적어 보증금 추가보다 월세 인상을 택했을 거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참고로 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6.6%→12.1%로, 전세 비중은 66.7%→61.0%로 바뀌었다.


임대주택의 경우에도 반전세 비중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고가 임대주택의 경우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보증금 차액을 마련하지 못해 반전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2019년 대비 2021년 전세가 기준 상위 10% 전세가격은 1억원 뛴(3억5000만원 →4억5000만원)한 반면, 반전세의 상위 10% 보증금은 7000만원(3억3000만원→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세가격과 보증금 간 격차는 2019년 2000만원에서 2021년 5000만원까지 늘어났는데 이 차액을 감당할 수 없어 반전세로 돌렸다는 것이다 .


저가 임대주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세가 하위 25%의 경우, 보증금 규모는 2018~2020년까지만 해도 3000만원을 유지하다가 2021년에 2500만원으로 떨어지고, 올해 1분기에는 1600만원으로 2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하위 10%는 2016~2020년까지 1000만원을 유지하다가 2021~2022년1분기에 500만원까지 떨어졌다. 역시 보증금이 전세 가격을 따라잡지 못해 반전세와 월세가 증가했을 거란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진성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연구위원은 "코로나 19가 대유행한 지난 2년간 저가임대주택의 경우 오히려 보증금이 감소하면서 월세로 전환돼 임대주택 거주비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8월부터 금리상승과 계약갱신청구권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저자산층과 저소득층의 전세대출 확대가 생계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수 있어서 다양한 주거 비용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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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의존도 50% 넘는 품목 1000여개…세계 공급망 올라타야
수정 2022.07.05 11:23입력 2022.07.05 11:23

中, 韓 공급망 취약점 조사…'정밀 타격' 경고 의미
제2 요소수 사태 올 수도
미·중·일 의존도 높은 228개 품목 중 중국산 비중 75% 넘어
中 비율 낮추고 공급망 다변화 필요…반도체 지렛대 활용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문채석 기자] 중국이 우리나라의 공급망 현황 특히 대(對)중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 '현미경 조사'에 나선 것은 최근 미국 주도로 이뤄지는 반중(反中) 공급망 재편 작업과 무관치 않다. 향후 한미 밀착으로 한중 관계에 균열이 생길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 공급망의 가장 '약한 고리'를 찾아 정밀 타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정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자칫 생산 차질 등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 블럭 참여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이에 따른 중국의 반발도 지고 가야 할 리스크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태 역내 협력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중국 의존도 축소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중 수입 의존도 50% 이상 품목 1000개 넘어=5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 세계 무역수지가 적자이면서 대중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인 품목은 1088개로 집계됐다. 요소, 리튬, 실리콘, 마그네슘, 망간, 산화텅스텐 등 수많은 품목이 해당된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도 '한국경제 산업 핵심물자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주요 교역국인 미국·중국·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핵심 품목이 228개, 이 중 중국산이 75.5%(172개)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중·일 수입 핵심 품목 가운데 공급망 안정성이 취약한 품목은 133개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서도 중국산 비중은 무려 9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반도체도 안심할 순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반도체 산업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세계에서 수입해 온 반도체 장비 금액은 2019년 113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65억9000만 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 소재는 2010년 이후 수입액이 80억 달러 내외를 기록해왔고 수출액은 같은 기간 41억 달러에서 64억 달러로 소폭 늘었다. 주목할 점은 반도체 소재 18개 품목 도합 수입국 2위가 중국이란 사실이다. 10년 전 절반 가량을 일본에서 사 오던(2010년 수입 의존도 48.1%) 것보단 공급망 다변화 작업이 잘 된 게 사실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2배 가량 높아져 낙관할 수만은 없다. 중국 반도체 소재 수입 비중은 2010년 12.7%에서 지난해 24.2%로 11.5%포인트 높아졌다. 미중 기술·무역전쟁과 글로벌 공급난 심화로 반도체 장비·소재 교역이 제한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다.


◆공급망 다변화 시급…반도체 등 지렛대로=중국이 한국 공급망의 취약점을 집중 조사·분석해 감으로써 향후 미중 대립 심화로 한중 관계까지 악화될 경우 '제2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제2 요소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드 사태는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앞서 중국은 2017년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롯데그룹을 정조준했고, 결국 롯데는 중국 사업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요소수 공급 대란 역시 한국 공급망의 취약점과 중국의 수출 제한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 등 정공법 외에는 답이 없다고 지적한다. 지나치게 높은 대중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 및 IPEF 역내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공급망 다변화 등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를 대중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에 반도체 소재 일부를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반도체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데다, 중국 역시 메모리 반도체 수입의 절반을 한국에서 조달하는 만큼 우리가 일방적인 열세에 놓여 있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미 관계 밀착 속에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다(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는 발언 등으로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된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자재와 관련해 지나치게 높은 대중 의존도를 낮추고 IPEF란 경제안보 공동체 속에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과 협력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국에 자유무역에 대한 우리의 지지 입장을 전달하는 동시에 기존과 같은 주요 시장으로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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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하게 회춘했다…편의점 '핫템' 된 이색 막걸리
수정 2022.07.05 11:10입력 2022.07.05 06:00

편의점서 막걸리 찾는 젊은층↑
CNN도 차세대 한류 주자로 '막걸리' 꼽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막걸리가 이른바 '힙한 술'로 재평가받고 있다. 당초 막걸리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뉴트로' 열풍 등에 힘입어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주류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유통가는 MZ세대의 다양한 취향과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이색 콜라보레이션(협업) 제품을 출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개성 넘치는 막걸리를 찾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지난 3일 편의점 CU가 지난해와 올해 막걸리 연령대별 매출 비중 변화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상반기 20대 비중은 6.1%에서 올해 9.1%로 늘어났고 30대 역시 9.5%에서 14.7%로 증가했다.


막걸리가 중장년층을 넘어 MZ세대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면서 매출 역시 오름세를 보인다. CU 막걸리 상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19년 16.7%, 2020년 23.2%, 2021년 36.9%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역시 39.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당초 막걸리는 투박한 맛과 패키지로 인해 기성세대가 즐기는 주류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도수를 낮춰 부드러운 맛을 개발하고 감성적인 패키지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면서 소비층이 다양화됐다. 여기다 코로나19 여파로 홀로 술을 마시는 이른바 '혼술족'이 증가한 것도 막걸리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떡 판매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젊은 세대가 막걸리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유통가 역시 MZ세대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순당은 지난달 롯데칠성음료와 손을 잡고 신제품 '국순당 칠성막사'를 내놨다. 이 제품은 막걸리에 사이다의 청량함을 더해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맛이 특징이다.


CU 역시 지난해 나훈아의 히트곡 '테스형'을 모티브로 만든 '테스형 막걸리'를 출시한 데 이어 '말표 검정콩 막걸리'를 선보였다. 이 같은 이색 막걸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증샷이 유행하며 더 흥행하기도 한다.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주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븐일레븐은 지난 5월 '임창정 미숫가루 꿀막걸리'를 단독 출시해 3주 만에 초도 생산 물량 10만개 완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CU 역시 최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양조장인 백술도가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 '백걸리'를 최초로 선보였다. 백 대표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에 '백술도가'라는 양조장을 열고 막걸리 생산에 나선 바 있다.


막걸리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뜨겁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570만2000달러(약 203억원)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424만8000달러(약 55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것이다.


미국 CNN 역시 지난 5월 막걸리를 차세대 대표 한류 상품으로 꼽았다. CNN은 '한국의 막걸리는 어떻게 소주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막걸리의 역사와 제조법, 음용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CNN은 "막걸리의 인기 원인 중 하나는 단순함이다. 쌀밥과 효모, 물을 혼합해 진흙 항아리에 넣고 몇 주 동안 발효하면 막걸리가 탄생한다. 과거 한국에선 집집마다 독특한 조리법으로 술을 빚어왔다"고 설명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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