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9620원
업종별 차등 적용 무산에 '실망'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 약 70%
점포당 매출은 제자리걸음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최저임금이 그동안에도 너무 올라서 어떻게든 인건비를 줄여보겠다고 매장에 가족들까지 다 동원했는데 더 이상 방법이 없어요.”
30일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코로나19 터지고 나서 수익이 많이 줄어서 정말 최소한으로 아르바이트생만 고용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제가 더 많이 일을 해야 될 같다. 인건비랑 임대료가 가장 큰 부분인데 안 오르는 게 없어서 큰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9620원으로 결정된 가운데 편의점주들은 또다시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울상이다. 현장에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하면 폐업까지 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편의점은 통상 24시간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이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매년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금액은 늘고 있지만 점포당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는 편의점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임대료·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편의점에서의 1인당 구매 단가는 2017년 5544원에서 2021년 7001원으로 26.3% 증가했다. 반면 점포당 매출액은 2017년 4850만원에서 4863만3000원으로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무산에 대한 편의점업계의 실망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최저임금에 대해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시작돼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전국 편의점가맹점협회는 "자영업자는 고사 직전인데도 해마다 최저임금이 오르고 주휴수당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임금 인상을 감당하기 어려워 쪼개기 근무 등이 증가하고 있고, 근로자와 사업자 간 불신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 본사도 최저임금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점주들이 부담하는 인건비가 증가할수록 수익성이 악화된다. 그러면 매출 활성화를 지원하는 추가적인 지원책들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상생안 지원 규모도 더 높아져야 해서 본사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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