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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속편해" 치솟는 기름값에 '지옥철', '원정주유' 나선다

수정 2022.06.27 06:57입력 2022.06.27 06:57

전국 평균 휘발유 2천116원, 경유 2천127원…7주연속 상승
"대중교통이 속 편하다"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 직장인 늘어
신용카드 혜택, 한푼이라도 싼 기름 찾아 '원정 주유'까지

지난 4월18일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경기 고양시에서 서울 종로에 있는 직장까지 차량으로 출·퇴근길 왕복 50㎞가량을 매일 운전하던 직장인 김모(55)씨는 최근 지하철로 통근 수단을 바꿨다. 인파로 발디딜틈 없다 보니 지하철에서 내리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을 만큼 지치지만 감당하기 버거울 만큼 치솟은 기름 값을 생각하면 대중교통이 차라리 속편하다.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자차 출퇴근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커진 탓이다.


25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넷째 주(6.19∼23)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34.8원 오른 L(리터)당 2천115.8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기존 20%에서 30%로 확대되고, 5월 첫째 주 휘발유 가격이 직전 주보다 44.2원 내렸지만, 이후로는 7주 연속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가용 대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1억5734만명이었던 서울 지하철 1~8호선 수송 인원은 4월 1억7661만명으로 늘더니 지난달에는 1억9468만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수송인원 역시 3월 507만명에서 5월 628만명으로 두달 사이 24% 급증했다.

여건상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자차 출퇴근족들은 '싼 기름' 찾기 전쟁 중이다. 온라인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는 주유소 결제 시 포인트 혜택이 있거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찾는 등 대책을 모색하는 이들이 잇따랐다.


기름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를 찾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등 주유비를 아끼기 위한 자구책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원정주유'를 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이모(49)씨는 "최근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근처 주유소 중에서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서 가고 있다"며 "자고 나면 기름값이 오르는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가족 나들이를 제외하고 아예 자차 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한 사례도 있다.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기름값이 너무 올라 출퇴근은 물론 다른 일정도 자가용 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아무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라도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 추진했지만 기름값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류성걸 국민의힘 물가 및 민생안정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1일 "물민특위 위원 중 한 명인 배준영 의원이 유류세의 법정 인하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는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았다면 이보다 더한 상승세를 맞이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워낙 큰 폭으로 국제유가가 올라왔기 때문에 유류세를 깎았다고 해서 값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로는 (유류세 인하가) 없었다면 추가 상승했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유류세 인하를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쪽으로 대응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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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정의선 현대차 회장 장녀 결혼식장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정 2022.06.27 14:09입력 2022.06.27 14:0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장녀 진희씨의 결혼식에 자녀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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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1만원으로 올리면 일자리 16.5만개 증발"
수정 2022.06.27 15:30입력 2022.06.27 06:00

노동계 시나리오별 내년 일자리 감소추정치 발표

①1만원(9.2% 인상) 최대 16만5000개
②1만500원(14.6% 인상) 최대 26만4000개
③1만890원(18.9% 인상) 최대 34만개 감소

숙박·음식점업, 청년…코로나 끝나도 고용난 가능성
기업 투자 보따리에도 '고용 없는 성장' 이어질수도

전경련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제도개선 필요"

지난 2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날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1만890원을 제시했다.(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노사 간 내년도 최저임금 샅바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올리면 일자리가 급감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동계가 제시한 시간당 1만890원보다 더 보수적인 시나리오인 시간당 1만원 지급이 실현돼도 전국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상승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노동계가 제시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시나리오별 일자리 감소 규모를 제시했다. 한국복지패널의 2017~2020년 가구원패널 자료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의 고용탄력성을 추정한 뒤 최저임금 인상률에 따른 일자리 감소 효과를 분석했다. 고용탄력성은 일자리 변화율을 당해년도 최저임금 변화율로 나눈 값이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들은 지난 23일 개최한 내년도 최저임금 6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1만89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160원을 각각 제시했다.


"1만원으로 올리면 일자리 16.5만개 감소"


분석 결과 올해 최저임금 9160원을 내년에 1만원으로 올리면 최대 16만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노동계 요구대로 1만890원(18.9%)까지 올리면 일자리 최대 34만개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간 시나리오인 1만500원(14.6% 인상)이 실현되면 최대 26만4000개가 증발할 것으로 관측됐다.

통계청이 지난 15일 발표한 최신 자료인 5월 고용동향 지표를 보면 취업자가 93만5000명 늘어나며 5월 기준 22년 만에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절반가량인 45만9000명이 60대 이상일 정도로 '고용의 질'은 낮았다. 60대 이상 근로자들은 다른 세대보다 단기·일용직 종사자가 많다. 지난달 취업자 수치를 업종별로 봐도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17만8000명), 공공행정(9만9000명) 순으로 늘었다. 대부분 정부가 세금을 투입한 직접 일자리사업과 관련된 업종이다.


최근 기업 투자·고용 확대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황에서 노동비용을 급격하게 올리면 '고용 없는 성장'이란 우울한 전망이 다시금 나올 수 있다.


"1만원 실현시 종사자 5인미만 업체 일자리 -7.1만개"


영세 업체 경영자 및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보고서는 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경우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 최대 7만1000개(전국 추정치 16만5000개의 43%)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노동계 요구대로 1만890원으로 올리면 최대 14만7000개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27만7000개의 일자리가 줄었는데, 종사자 5인 미만 사업체에서만 최대 10만9000개(전체의 39.4%)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감소분의 40%가량이 영세 사업자들 중에서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다.


최 교수는 "분석 당시보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올리면 물가가 추가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지고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의 일자리는 예상보다 더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도 직격탄…1만원 실현시 5만개 증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분석을 할 수 있을 정도의 표본을 갖췄고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서울, 부산·울산·경남 지역 상황을 따로 조사해봐도 최저임금 급등 후 일자리 급감 시나리오를 피할 순 없었다.


서울은 최저임금이 1만원 실현시 최대 5만개의 일자리가, 부산·울산·경남도 최대 3만3000개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숙박음식업점' 같은 대면 서비스업과 고용 취약계층으로 불리는 청년층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전경련은 "서울은 최저임금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취업자와 청년 취업자들이 많다보니 최저임금 인상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부산·울산·경남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강세를 보이는 곳이지만 주력 산업 부진으로 고용 여건이 나빠지고 있어 영세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 끝나도…숙박·음식점업, 1만원 실현시 -4.1만개"


업종·연령별 분석을 해봐도 서울 일자리 감소 예상과 비슷한 분석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치명상을 입은 숙박·음식업과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시급 1만원 인상 실현시 숙박·음식점업에서만 최대 4만1000개의 일자리가 줄 것으로 예상된다. 만 15~29세 청년층 일자리는 1만원 실현시 최대 4만5000개, 정규직의 경우 최대 2만8000개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까닭에 경제계를 중심으로 업종별 차등 적용 제도 도입 목소리가 높지만 지난 16일 4차 전원회의에서 부결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정책본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해 세계 원자재 공급난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영세 기업들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지는 와중에 최저임금마저 오르면 충격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인상 후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업종·지역별 차등적용, 기업 지불능력 고려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법정 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최임위가 법정 심의 시한을 지킨 적은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후 8번에 불과하고 최근 10년간 2014년을 빼면 매번 시한을 넘겼다. 통상 7월 중순까지 심의를 해왔고 지난해의 경우 7월12일 심의·의결했다. 최저임금 고시 기한은 매년 8월5일이고 이의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해야 한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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