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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년대비 3.5배 늘었는데…실업률·극빈층도 급증

수정 2022.06.24 08:27입력 2022.06.24 08:27

국제유가 급등, 中·인도 수입에 흑자
실업률 4.8%→ 6.8% 실물경기 악화
극빈층도 1200만→2100만으로 급증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대러제재를 겪고 있는 러시아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전년보다 3.5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루블화 가치의 고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주로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나타난 이례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두고 러시아 정부는 서방의 제재효과가 없는 증거라며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실업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극빈층 주민들의 숫자도 급증하면서 실제 경기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가 1103억달러(약 143조7760억원)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5배 이상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가치도 급등해 이날 장중 달러당 52.3루블까지 치솟아 2015년 5월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방의 대러제재 속에서도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주요 이유는 국제유가 급등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100~120달러선을 오고가면서 60~80달러선이던 지난해에 비해 평균 60%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또한 대러제재 강화로 주요 수출지역이던 유럽으로의 수출이 다소 감소했음에도 중국과 인도의 수입 증가로 상쇄됐다는 평가다. 특히 인도는 개전 직전인 올해 1월, 하루평균 3만배럴 수준이던 러시아 석유수입량을 이달에는 100만배럴로 대폭 늘리면서 러시아의 주요 석유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이례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루블화 강세를 서방의 제재효과가 없다는 증거라며 과시하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맥스 헤스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기록적인 유가 폭등과 러시아의 강력한 외화유출 통제 상황을 감안하면, 러시아 루블화 환율은 '포템킨 환율(허위환율)'에 불과하다"며 "석유수출로 엄청난 양의 외화보유고를 축적해도 대러제재로 이를 쓸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결국 실물 경기는 악화되고 국민들의 삶도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러시아의 실업률과 극빈층 숫자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경제개발부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의 평균 실업률은 6.8%로 지난해 4.8%에 비해 크게 올라가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달에 1만루블(약 24만원) 이하 수입으로 살아가는 극빈층의 숫자도 지난해 1200만명에서 올해 1분기에는 210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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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슬기로운 법의학 생활] 위는 범인을 알고 있다
수정 2022.06.24 13:17입력 2022.06.24 13:17

위(胃·stomach)는 소화 기관이다. 위는 입에서 식도를 거쳐 보내어진 음식물을 소화하는 부분이다. 위 운동과 소화액이 포함된 위액을 분비해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화의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속이 쓰리다’ 또는 ‘더부룩하다’고 할 때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을 검사하게 되면 위 점막에 염증이 있는지, 아니면 점막이 깊게 파여 손상된 궤양이 있는지, 혹은 종양이 있는지를 관찰해 진단받게 된다. 법의학자도 위장의 점막을 마치 내시경을 하는 소화기 내과 의사와 같이 자세하게 살펴보게 된다. 차이가 있다면 내시경으로 내과 의사가 보는 위는 비어 있지만, 부검에서는 위 내용물을 살피고 냄새를 맡아 보고 무엇을 먹었는지 취식 검사를 하며 위 점막을 함께 살피는 작업으로 내시경 검사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다.


1990년대 중반 9시가 되지 않은 아침에 서울 북부 지역 아파트에서 흰 연기가 발생했다. 10여분만에 아파트 경비원은 불이 난 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고 10분만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화재를 진화했다. 화재는 안방의 장에서 시작됐다. 소방관들은 집 내부를 살펴보던 중 성인 여성과 그의 딸로 추정되는 2세 여자아이가 화장실 욕탕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두 사람에게서 끈으로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으며, 욕조의 물에 잠겨 있었다. 명백한 타살이며, 화재는 증거를 숨기려는 방화임이 틀림없었다.


용의자로 남편이 지목됐다. 남편은 의사였다. 남편은 오전 7시에 집을 나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내와 딸은 살아 있었다고 증언했고, 병원에 도착한 시각인 오전 8시는 다른 사람들에 의해 확인됐다. 당시 사망자들이 물속에 잠겨 있는 상태였고 경찰이 시체가 놓였던 욕탕 내 물의 온도를 측정하지 않아 체온, 시강 및 시반의 사망시각 결정은 어려웠다. 결국 소화 능력을 근거로 사망시각을 추정하기 위해 위 내용물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이 시행됐다.


사망한 여성의 위에서는 일부만 소화된 흔적이 있었다. 약 1공기 정도 양의 흰밥과 함께 사망 전일 저녁에 먹은 미역국의 미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편은 아침에는 콩나물국을 먹었다고 했는데 여성의 위에는 콩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필자의 스승과 박종철 사건의 시신을 부검했던 고려대 교수는 여성의 사망이 사망 전일 자정 무렵에서 사망 당일 새벽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남편의 변호인 측에서 섭외한 스위스의 저명한 법의학자인 토마스 크롬페허(Thomas Krompecher)는 사람에 따라 소화의 정도는 다양하며, 위 내용물이 소화됐는지는 부검에서 맨눈으로 확인해서는 정확하지 않으며 일부 사망 후에도 소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위 내용물을 가지고 사망시각을 추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주장을 제시했다. 우리 법원은 1심 사형, 항소심 무죄에서 대법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으로 고심 끝에 최종 항소심에서 무죄로 판정했다. 물론 수많은 다른 쟁점들이 얽히고설킨 양상이었지만 위 내용물의 법의학적 증거 여부가 부정된 사례였다.


서울의 서남부 지역에서 여성과 아들이 주거지 내에서 칼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된 사건에서는 조금은 다른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에도 용의자는 남편이었다. 남편이 방문한 시각에 살해가 있었는지를 알기 위해 사망시각을 특정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위 내용물을 통한 감정이 불가피했다. 여성과 4세 아들 위 내부에선 나누어 먹은 양파, 채소, 견과류, 토마토가 발견됐다. 위 내용물 소화 정도가 일치했다.


당시 변호인과 검사의 질문에 모두 일반적으로 사람은 음식물을 삼킨 후 10분 후부터 위장운동이 시작되며 가벼운 식사는 2시간 이내, 중등도 양의 식사는 3~4시간, 과식할 경우에는 4~6시간 이후에 위가 비게 되는 시간(gastric emptying time)임을 이야기했다. 다만 이번에는 사망한 두 사람의 위 내용물 모두에서 소화되지 않은 고형물, 즉 토마토로 추정되는 내용물이 확인된 것을 근거로 식사 후 4시간 이전에 사망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라고 진술했다. 이는 남편이 방문한 시각에 사망했다는 근거로 판단됐다. 물론 다른 쟁점들도 고려되며 2심 유죄를 거쳐 최종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2월 추운 겨울 한밤에 아파트 CCTV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비틀거렸다. 대리운전을 통해 아파트 주차장에 내려 잠시 대리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것 같았지만 이내 허우적거리며 카메라 사각지대로 사라졌다. 그가 발견된 것은 다음 날 주차장 한구석이었다. 번듯한 기업의 중간 관리직으로 승진한 축하를 겸해 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가 있었다.


밤 12시경 아내에게 대리기사를 불러 간다는 통화를 했지만, 깜빡 잠들었던 아내는 남편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아내는 주차장으로 가 주변을 헤매다 주차 기둥 뒤에 앉아 있는 남편을 발견했다. 남편은 턱에 피부가 까지는 상처를 입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황급히 흔들어 깨우며 119에 신고했으나 도착한 구급대원은 남편의 사망을 확인했다. 경찰은 최초 CCTV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정황과 턱 상처를 근거로 범죄의 가능성을 추정했다.


부검대에 오른 그의 시신은 선홍색이었다. 동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견이지만 시신 내부를 확인했다. 위 점막에서 알코올이 섞인 시큼한 위 내용물이 확인됐고(추후 혈중알코올 농도는 0.155%였다) 이를 걷어 내고 나니 저체온사, 즉 동사에서 보이는 표범 무늬와 같이 얼룩덜룩한 점막출혈(Wischnewski Spots)이 관찰됐다. 턱의 상처는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됐고 사망과는 무관한 정도였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위 점막의 출혈은 동사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형태였다. 부검을 마친 후 유가족분에게 저체온사 사망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 밖에 청산가리 중독, 소금 중독 사건 등 위 내용물을 보고 냄새를 맡고 무엇을 먹었는지 현미경으로 확인하고 위 점막을 관찰해 조직을 분석, 진실을 찾은 사례는 법의학자의 일상이다. 위라는 장기 하나에도 법의학자에게 시사하는 많은 ‘sign(징후)’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아직 법정에서 위 내용물을 근거로 사망시각 추정은 앞서 언급한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법정에서 확신을 주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필자는 서울대병원 소화기 내과와 함께 위 내용물의 시간에 따른 한국인의 소화 정도를 연구하고 있다. 즉 외국 논문은 대부분 서구권에서 작성돼 그들의 식사를 기반으로 진행됐으나 한국인의 식사는 그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구를 하겠다고 신청서를 내면 대개 연구비가 지급될 가능성이 낮아짐에도 이를 함께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김상균 교수님께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유성호 법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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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통신선 끊어져 있다는 文발언 사실 아냐"…책임론 정조준
수정 2022.06.24 15:27입력 2022.06.24 11:23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중간 발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유족인 이래진 씨가 24일 국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을 놓고 국민의힘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문 전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들고 나온 것이다. 여당이 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이어서 여야 간 충돌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중간 발표회를 열고 "국방부가 확인해준 가용 대북 채널은 유엔(UN)군사령부가 관리하는 판문점 채널인데 실제 9월23일 이대준씨가 돌아가신 후에 이 채널을 이용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한 사실이 있다"며 "남북 간 통신선이 끊어져 있어서 대처가 힘들었다는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었고 이를 국방부가 확인했다"고 밝혔다.


TF는 이번 사건의 책임이 문 전 대통령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하태경 TF 위원장은 "국방부는 이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된 2020년 9월22일 오후 3시30분 이후 이씨가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구조지시도 없었다는 점을 확인해줬다"며 "알려져 있듯이 그날 저녁 6시30분에 대통령에게 서면보고가 있었지만, 국방부는 이씨가 사망할 때까지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사건 당시 문 전 대통령의 행적을 밝히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이씨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오전 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시간을 밝히기 위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대통령 스스로 국민과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보기 좋게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를 전날 완전 거부를 밝혔다"며 "비록 힘 없고 부족한 국민이지만 대한민국 안전과 국민을 위해서 한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또한 "이제는 두 가지 방향으로 간다"며 "문 전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받고 그동안 (이씨가) 죽을 때까지 그 시간 동안, 과연 6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대한민국 정부와 문 전 대통령께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방점이 첫 번째"라고 얘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기록물 공개 협의를 요청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은 국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의 영장이 있으면 열람이 가능하다"며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하루빨리 기록물 공개를 위한 양당 간 협의 절차에 착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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