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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황금기' 끝났나…엔데믹에 문 닫는 배달 전문점

수정 2022.06.24 06:00입력 2022.06.24 06:00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 앱 이용↓
한은 "올해 물가 상승률 4.7% 넘을 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배달전문점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비대면 여파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4월 방역지침이 완화하면서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까지 치솟자 일부 업주들은 폐업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최근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배달앱 사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이용률은 3월 첫째 주 대비 5월 넷째 주에 각각 8.2%, 17.2%, 25.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식점 예약 앱인 '테이블링'과 '캐치테이블'의 이용률은 각각 61.7%, 26.6% 증가했다.


앞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당시 계속된 방역 조치로 대다수의 자영업자는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다. 신한은행이 지난 4월 발간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 매출액은 2445만원으로 2020년(2711만원) 대비 266만원(9.8%)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3394만원)과 비교하면 28% 낮은 수준이다.


이에 일부 자영업자는 매출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사태 당시 매장 영업보다는 배달 및 포장 업무에 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상 회복이 본격화된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급감하면서 업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도 배달 수수료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포장 주문을 하거나 직접 가게에 방문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정모씨(26)는 "주문 최소금액을 맞추다 보면 혼자 사는데도 불구하고 최소 2개의 메뉴를 시켜야 한다"면서 "혼자 먹어도 1만원 이상 내야 하고 여기에 배달비까지 붙으니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배달 주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이 포장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가운데 치솟은 물가도 자영업자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장사를 접으려는 자영업자들도 나온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중심으로 배달전문점을 양도·급매한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샐러드집을 개업했다고 밝힌 자영업자 A씨도 "코로나 시국에 배달 전문으로 샐러드 가게를 열었다. 처음에는 매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손님들이 좋은 리뷰도 많이 남겨서 재밌게 일했다"면서 "그런데 일상회복한 이후로 배달 매출이 100만원 넘게 떨어졌다. 결국 배달 전문 가게지만 홀 주문까지 받게 됐다. 우리 가게는 배달 매출이 가장 큰데, 배달 건수가 줄어드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는 향후 배달앱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밖에서 음식을 직접 사 먹는 사례는 늘어난 반면 배달 수요는 줄어들었다"며 "또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는데, 그 대표적인 비용이 배달비다. 그렇기에 배달앱 시장 규모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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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50만원 버는데 시험 응시료 10만원…20·30 눈물겨운 '고물가 살아남기'
수정 2022.06.24 15:29입력 2022.06.24 08:25

"알뜰폰으로 갈아타고, 배달음식 끊고, 중고거래로 절약"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13년9개월 만 최고치
전문가 "올 연말까지 물가 인상 계속될 것"

올해 3분기 국내 밥상물가가 전년동기대비 5.0% 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5일 통계청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분기(7~9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상승했다. 밥상물가로 불리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지난 10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면서 1.6%로 둔화했지만, 11월에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며 다시 6.1%로 뛰었다. 사진은 5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 취업준비생 20대 대학생 A씨는 이번 토익(TOEIC) 시험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그는 "이번달에만 토익과 KBS한국어능력시험 등 자격증 응시료로 10만원 넘게 썼다"며 "이번에는 꼭 높은 점수를 받아 시험을 그만 쳤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당장 어학점수 5점, 10점이 아쉬운 취업준비생들은 같은 시험을 여러번 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응시료로만 수십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주말 아르바이트로 한달에 50여만원을 손에 쥐는 A씨에게 응시료 부담은 '큰 산'이다.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 '고물가 시대 살아남기' , '아끼고 또 아끼자', '배달앱 지우기 인증샷' 등 줄줄이 뛰는 고물가 시대 속 이른바 생존비법 공유가 활발하다. 소위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은 이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는 것은 물론, 행사 반찬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여기에 아직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취준생들은 어학시험 응시료가 인상되는 등 더욱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토익 응시료는 4만45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7.8% 인상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중국어능력평가시험인 HSK가 급수에 따라 5000원~2만원가량 인상됐다.


토익스피킹 응시료는 오는 7월부터 기존 7만70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훌쩍 뛴다. 시험 응시료 외에 지출해야 할 교재값, 학원비, 인터넷 강의비 등을 포함하면 취업준비생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그런가 하면, 고공행진 중인 밥상 물가도 2030세대의 큰 고민거리다. 치솟는 외식물가에 더해 비싼 배달료는 이들의 얇은 지갑에 큰 부담이 됐다.


서울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서울시 소비자 체감경기와 배달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10명 중 3명은 배달비가 인상되면서 배달 서비스 이용 빈도를 줄였다고 응답했다. 또 올해 1분기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서울시민의 약 52%는 배달 음식과 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 14일 서울 명동 먹자골목 모습./문호남 기자 munonam@

이같은 상황에서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2030세대들의 눈물겨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알뜰폰을 이용해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값싸게 구매하는 등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사회초년생 최모씨(27)는 최근 휴대전화 요금제를 알뜰폰으로 변경했다. 휴대폰 2년 약정이 끝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정지출을 줄이기 위한 이유가 컸다. 기존 7만원 후반대의 요금제를 알뜰폰으로 바꾸니 지출이 3만원대로 절반가량 줄었다. 그는 "데이터 때문에 통신사 요금제를 고집했는데, 알아보니 알뜰폰 요금제도 데이터가 넉넉하더라. 요즘 와이파이도 잘 되니까 요금이 싼 알뜰폰으로 갈아타버렸다"고 전했다.


최씨와 같은 알뜰폰 가입자는 늘고 있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통계에 따르면 알뜰폰 LTE 가입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월 20여만명씩 꾸준히 순증했다.


중고거래를 통해 절약하는 방법도 있다. 향수를 모으는 것이 취미인 대학생 윤모씨는 용돈이 부족할 때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모아둔 향수를 팔아 돈을 번다고 전했다. 또 직장인 박모씨(27)는 "필요없는 물건은 팔아서 쏠쏠하게 생활비에 보태고, 필요한 물건은 중고물품으로 싸게 구매해서 돈을 아낀다"고 말했다. 최근 박씨는 취미생활에 필요한 스케이트 보드와 건반뿐 아니라 폼롤러 등 운동용품까지 중고거래를 통해 값싸게 구매했다.


박씨의 중고거래 내역. 그는 취미생활에 필요한 스케이트 보드와 건반을 중고로 싸게 구매했다. 사진=박씨 제공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청년들의 일종의 긴축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배달 주문을 줄이는 등 필수 지출에만 집중해, 고물가 시대를 견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가 올라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면서 지출을 줄이기 위한 여러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필수 지출은 줄일 수 없기 때문에 배달음식을 끊거나 통신비를 줄이고, 비교적 저렴한 휴가를 떠나는 등 선택적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하반기에도 경제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2030세대들의 '짠테크(짠돌이 재테크)'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고물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인 데다가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제정책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올 연말까지 물가 인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필품을 대상으로 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6.7%로 가장 높았고 외식물가지수 역시 전년보다 7.4% 뛰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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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파리, 세시간에" …초음속 여객기 시대 다시 열린다[과학을읽다]
수정 2022.06.24 13:27입력 2022.06.24 07:59

미 NASA, 'X-59 퀘스트' 올 하반기 시험 비행 돌입 밝혀

미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 시험 기체 'X-59 퀘스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뉴욕~파리 3시간대 주파',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우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상업용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위한 시험 비행을 시작한다. NASA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 연구 모델인 'X-59 퀘스트(QueSST)'의 실제 비행 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ASA는 미국 각지에서 실행될 이번 시험 비행을 통해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부드럽게 느낄 정도로 소닉 붐(음속 돌파 충격음)을 줄이도록 비행체를 설계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며 "(X-59가) 미국 각지를 비행하면서 발생한 실제 소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데이터화 해 미국 및 국제 항공 규제 당국에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은 이같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초음속 여객기의 육상 비행에 대한 새로운 규칙 제정을 검토할 예정이며, 이는 초음속 여객기 시장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 X-59는 록히드 마틴사의 스컹크 웍스 그룹이 제작한 초음속 비행 연구를 위한 시험 기체다. NASA는 X-59의 개발을 위해 2018년 록히드 마틴사와 총 2억 4750만 달러(약 2888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X-59는 올해 초 캘리포니아 팜데일 소재 스컹크 웍스 그룹의 공장에서 조립이 완료된 후 텍사스에서 지상 테스트를 실시해 왔다. NASA는 올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미국 곳곳에서 X59의 시험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초음속 여객기는 영국ㆍ프랑스가 공동 개발해 1976년부터 상업용 비행을 시작했던 콩코드 여객기가 처음이었다. 마하 2.23의 최고 속도로 8시간 이상 걸리던 뉴욕-파리 구간을 3시간에 주파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기체 내부가 협소해 1만2000달러에 달하는 비싼 요금과 엄청난 소닉 붐 때문에 전세계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실제 미 FAA는 소닉붐을 이유로 1973년부터 콩코드의 육상 비행을 허가하지 않았다. 콩코드는 결국 2000년 사고를 일으켜 100여명이 희생된 후 2003년 10월 24일 뉴욕 JF 케네디 공항~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간 운행을 끝으로 은퇴했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선 전세계 어디라도 수시간 대에 도착할 수 있는 초음속 항공기에 대한 수요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2021년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붐 수퍼소닉'이라는 스타트업 회사와 2029년까지 15대의 상업용 초음속 제트기를 구매하기로 계약한 것이 대표적이다. 영국의 버진 갤럭틱사도 2020년 자동차ㆍ항공기 엔진 회사로 유명한 롤스로이스사와 마하 3.0으로 비행할 수 있는 초음속 여객기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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