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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왜 5조를 벌어"…불편한 여론이 '경고' 불렀다 [은행 이자장사]

수정 2022.06.27 14:42입력 2022.06.24 06:00

코로나 시기에 어려운 서민들 금리 받아 최대 실적 얻고 성과급 잔치
1분기 5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5조2362억원 거둬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들어
표 의식하는 정치권, 은행들 향해 경고 할 수밖에 없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분기에 5조원 벌었다고 하면 박수 치는데, 은행들이 5조 벌었다고 하면 국민들이 불편해합니다. 정부가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라고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은행이 돈을 너무 많이 버는 것 같아서'라는 부정적 정서에 기반하지요. 코로나 시국에 자영업자는 죽지 못해 은행에 가서 손 벌렸고, 영끌족은 월급을 이자로 바치고 있는데 은행들은 5조원을 벌고 있다니 그럴 수밖에요."


24일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향해 이자 장사 경고장을 날린 배경으로 '여론'을 꼽았다. '올해 1분기, 5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당기순이익(5조236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당기순이익은 16조8348억원에 달했다'는 은행 실적이 밑밥을 깔았다. 여기에 ▲은행들의 총이익 중 이자이익이 80%에 달한다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성과급 명목으로 월급의 300%를 지급했다 ▲은행의 예대마진 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3대 팩트가 국민들의 정서적 불만에 불을 지폈다.


이자수익 비중 크고, 성과급 잔치, 예대마진 차는 벌어져

하나하나 뜯어보면 근거는 충분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5월 내놓은 '국내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 원천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작년 말 7개 은행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BNK·DGB·JB)의 총이익의 81.8%는 이자이익, 19.2%는 비이자이익이 차지했다. 글로벌 100대 금융회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40.8%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은행그룹의 수익은 이익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구조란 의미다.


올해 2월 은행원들이 받은 성과급 규모도 역대급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은 성과급을 월 통상임금의 300%를 지급해 전년도(통상임금 200%+150만원)보다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00% 수준을 받았다. 우리은행 노사는 기본금 200%의 성과급과 사기진작 명목으로 기본급 100%와 100만원을 더 얹혀줬다.



이런 상황에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은행의 예대마진(4월 기준)은 잔액 기준으로 총수신 금리(1.01%)가 전월대비 0.05%포인트(p), 총대출 금리(3.36%)가 0.08%p 올랐다. 예대마진은 2.35%p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커졌다. 2018년 6월(2.35%p) 이후 3년 10개월 만의 최대치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경기가 어려운 시국에서 은행들은 앉아서 돈을 끌어모은 형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그들만의 잔치'에 국민들의 시선이 고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행들, 경쟁 통해 금리 낮춰야

과거부터 은행에 쌓여왔던 부정적 인식도 한몫 거들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과는 달리 과거에는 은행원들이 고액 자산가에게는 친절하면서 신용대출을 받으러 가는 일반 고객들에겐 고압적인 자세였고, 신용등급이 안 좋으면 핀잔을 주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고객에게 요구하는 서류도 많고 대출 받기도 힘들어서 사람들이 은행에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은행 대출이자가 급격히 오르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더 거세지자, 정치권과 금융당국도 은행들을 향해 날카로운 날을 세우는 중이다. 은행들이 이런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예대마진 공시 제도의 취지는 은행들도 금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은행들 간 경쟁을 통해 금리 하락을 유도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10만원대 수제버거·호텔빙수도 잘 팔린다…가치소비 트렌드에 매출 훨훨
수정 2022.06.24 15:30입력 2022.06.24 11:10

고든램지버거 연일 60개 품절
호텔 빙수 판매량 전년比 2배
중년 타깃이던 고가 화장품도
2030이 찾으면서 매출 신장

롯데호텔 서울의 애플망고빙수.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전진영 기자] #증권맨인 직장인 A씨는 지난 주말 개당 14만원을 호가하는 수제버거와 10만원에 육박하는 호텔빙수를 먹은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올려 주변 동료들과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오랜 기간 마스크를 쓰면서 트러블이 생겨 거칠어진 피부를 관리해주기 위해 50ml 한병당 120만원이 넘는 영양크림도 백화점에서 과감하게 사들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받지 못하게 된 피부과 시술 비용을 화장품 소비로 대신 쓴 것이다. A씨는 "‘열심히 일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취지인만큼 ‘과하다’라고 여기기보다는 ‘비싼 돈 낼 만 하다’라는 생각에 마음껏 먹고 바르며 코로나19로 무기력해진 일상생활에 스스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누리는 행복) 트렌드가 하나의 소비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고가의 먹거리와 상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개당 8만3000원인 호텔신라의 애플망고빙수는 주말이면 일일 200개 한정수량이 모두 품절된다. 지난해 6만4000원에서 약 30% 인상됐지만 여전히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5월 한 달간 망고빙수(5만7000원)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호텔에서 빙수 판매를 시작한 2013년 이후 5월 판매 최대치다. 파라다이스 호텔도 5월 또바빙수(5만2000원)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같은 기간 수박빙수(4만8000원) 판매량도 10% 신장했다. 롯데호텔 서울 애플망고빙수(8만8000원)와 조선팰리스 카라향빙수(8만원)도 인기다.


고든램지버거의 '1966버거'.

호텔 빙수 뿐 아니라 고가의 수제버거도 잘 팔린다. 영국 출신 스타 셰프 고든램지가 올해 1월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고든램지 버거 매장에서 매일 60개씩만 만들어지는 ‘1966버거’는 14만원이라는 고가에도 매일 전 수량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매장 이용 고객 수는 이날 기준 11만명을 돌파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헬스키친버거’(3만1000원)와 ‘포레스트버거’(3만3000원)는 월 평균 7000~8000개씩 판매되고 있다.


고든램지 버거는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 안에 2호점과 3호점도 차례로 문 열 계획이다. 현재 1호점인 잠실점은 미국 라스베가스,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 매장에 이은 전 세계 4호점인데, 한국 내에만 매장이 여러 개 생기는 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유독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스위스퍼펙션의 알에스-28 셀룰라 인텐시브 트리트먼트.

초고가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코로나 이후 본격화한 가치소비 트렌드와 함께 증가하고 있다. 과거 4050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초고가 명품 화장품이 최근에는 2030세대도 즐겨 이용하는 상품이 됐다.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인수한 활성 세포 화장품 개발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은 50만원~100만원대의 세럼과 크림 종류의 화장품 상품을 판매하는데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7% 늘었다. 대표적인 초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라프레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98억원으로 전년(187억원) 대비 6% 증가했고, 시슬리코리아 매출은 889억원으로 전년(843억원)보다 5%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가 빙수, 버거, 화장품 소비는 경험소비와 가치소비의 일환"이라며 "MZ세대는 먹고 구매한다는 행위에서 나아가 분위기나 브랜드의 의미 등을 중요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는지 경험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MZ세대가 이러한 소비 형태를 보인다"며 "한번쯤 체험하겠다는 마음에서 그치지 않고 과시소비로 넘어갈 수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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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황금기' 끝났나…엔데믹에 문 닫는 배달 전문점
수정 2022.06.24 06:00입력 2022.06.24 06:00

거리두기 해제 이후 배달 앱 이용↓
한은 "올해 물가 상승률 4.7% 넘을 수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배달전문점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와 비대면 여파로 배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지난 4월 방역지침이 완화하면서 배달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까지 치솟자 일부 업주들은 폐업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최근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배달앱 사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이용률은 3월 첫째 주 대비 5월 넷째 주에 각각 8.2%, 17.2%, 25.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식점 예약 앱인 '테이블링'과 '캐치테이블'의 이용률은 각각 61.7%, 26.6% 증가했다.


앞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당시 계속된 방역 조치로 대다수의 자영업자는 매출에 직격타를 맞았다. 신한은행이 지난 4월 발간한 '2022 보통사람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 매출액은 2445만원으로 2020년(2711만원) 대비 266만원(9.8%)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3394만원)과 비교하면 28% 낮은 수준이다.


이에 일부 자영업자는 매출 회복을 위해 코로나19 사태 당시 매장 영업보다는 배달 및 포장 업무에 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상 회복이 본격화된 이후 배달 음식 수요가 급감하면서 업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도 배달 수수료 등에 불만을 제기하며 포장 주문을 하거나 직접 가게에 방문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정모씨(26)는 "주문 최소금액을 맞추다 보면 혼자 사는데도 불구하고 최소 2개의 메뉴를 시켜야 한다"면서 "혼자 먹어도 1만원 이상 내야 하고 여기에 배달비까지 붙으니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배달 주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이 포장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가운데 치솟은 물가도 자영업자에겐 부담으로 다가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인 4.7%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가게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장사를 접으려는 자영업자들도 나온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중심으로 배달전문점을 양도·급매한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샐러드집을 개업했다고 밝힌 자영업자 A씨도 "코로나 시국에 배달 전문으로 샐러드 가게를 열었다. 처음에는 매출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고, 손님들이 좋은 리뷰도 많이 남겨서 재밌게 일했다"면서 "그런데 일상회복한 이후로 배달 매출이 100만원 넘게 떨어졌다. 결국 배달 전문 가게지만 홀 주문까지 받게 됐다. 우리 가게는 배달 매출이 가장 큰데, 배달 건수가 줄어드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는 향후 배달앱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하면서 시민들의 외출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밖에서 음식을 직접 사 먹는 사례는 늘어난 반면 배달 수요는 줄어들었다"며 "또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려 노력하는데, 그 대표적인 비용이 배달비다. 그렇기에 배달앱 시장 규모는 앞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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