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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급 법정감염병' 지정된 원숭이두창, '코로나19'와 동급으로 관리

수정 2022.06.02 09:54입력 2022.06.02 09:54

질병청, 감염병 위기경보 '관심' 발령…확진자 발생시 '주의'로 상향
일반인 발생 가능성 낮지만 격리 필요…30여개국서 확진 550건 이상

지난달 2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유럽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원숭이두창 등 해외 감염병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방역당국이 '원숭이두창'을 법정감염병 2급으로 지정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코로나19, 홍역 등과 같은 관리 체계를 적용받게 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세계 각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원숭이두창과 관련해 '관심' 단계의 감염병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원숭이두창 질병 자체의 영향력은 낮게 보면서도 해외 입국자 증가에 따른 국내 유입 가능성을 고려해 고위험집단에서의 위험도는 '중간', 일반인에서의 위험도는 '낮음'으로 평가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관심'은 해외 신종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시' 발령하는 조치다. 질병청은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올 경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이와 함께 원숭이두창을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하되, 지정을 위한 고시 개정 시점까지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공표해 의심환자 신고, 역학조사, 치료기관 지정, 격리대응 등 선제적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신종감염병증후군은 고시 개정을 하지 않아도 질병청장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지정 공표할 수 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이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되기 전에 국내 유입될 경우 빠르게 격리를 포함한 초동 조치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확진자 발생시 신고 의무 등이 발생한다.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일정을 고려할 때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고시 개정은 다음 주 후반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격리가 필요하며, 현재 코로나19,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폴리오, 수막구균감염증, 폐렴구균감염증, 한센병, 성홍열, 풍진 등 등 22종이 지정돼 있다. 의료기관에선 2급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했을 경우 24시간 이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앞서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다가 지난 4월25일부터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됐다.


2급 감염병과 달리 1급 감염병은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다. 에볼라바이러스병, 두창, 페스트, 탄저, 사스, 메르스,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1급 감염병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심각도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1급으로 지정될 감염병은 아니지만, 격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2급으로 지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기준 비풍토병지역 30여개국에서 55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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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회사 한샘'이 골프대회 후원하는 까닭은
수정 2022.06.02 13:30입력 2022.06.02 09:02

실적악화·직원 이탈 등 성추문 사건 이후 최대 위기에도
2일부터 열리는 'KLPGA 2022 롯데오픈'에 후원
잠재적 대주주 롯데와 마케팅 시너지 노려

한샘 상암동 사옥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오늘(2일)부터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리는 ‘KLPGA 2022 롯데오픈’ 골프대회에 다소 낯선 스폰서가 등장했습니다. 15개 후원사 중 해마다 대회를 후원해 온 롯데백화점, 롯데건설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인천광역시 외에 가구회사 한샘이 등장한 것입니다.

한샘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골프대회를 후원한 일이 없습니다. 얼핏 봐선 별 연관도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유를 알고 보니 이렇습니다. 한샘은 지난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됐습니다. IMM PE는 당시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 15.45%를 포함한 지분 37.8%(유효 지분)를 인수해 한샘의 경영권을 가져갔습니다.


지난해 9월 롯데쇼핑은 IMM PE의 공동인수 파트너로 등장하면서 이 PEF에 2995억원을 출자했습니다.


IMM PE는 한샘과 지분인수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전략적 투자자(SI)를 물색해 왔습니다. 한샘 경영은 IMM PE가 맡고 있지만 롯데쇼핑한샘의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잠재적 대주주인 셈입니다. 향후 IMM 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한샘을 다시 매물로 내놓을 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롯데쇼핑이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롯데의 골프대회 후원 제의를 뿌려치긴 어려웠을 겁니다. 한샘으로서는 오히려 마케팅 효과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기도 합니다. 기업의 스포츠 후원 또한 지적 받을 만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업계와 증권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IMM PE로 주인이 바뀐 후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며 마케팅 등의 비용 삭감에 나선 상황에서 골프대회를 후원하는 게 앞뒤가 맞느냐는 겁니다.


한샘의 경영실적은 지난 1분기 매출액 5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습니다. 영업이익도 100억원으로 60.2%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위기가 한창이던 2020년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931억원, 633억원이었습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지난해 7월 주당 14만6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최근 6만~7만원대를 오가고 있습니다.

IMM PE 인수 이후 젊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한샘의 직원 숫자는 1년 새 10% 넘게 줄었습니다. 2017년 사내 성추문 사건 이후 최대 위기가 아니냐는 얘기까지 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롯데백화점 등 대형매장에 한샘 매장을 확대하는 등 롯데그룹과의 협업 확대를 모색 중인데 이번 후원도 그와 같은 정책의 일환이고 마케팅을 강화해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참여로 봐 달라"고 말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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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4년만에 거꾸로 불어온 민심
수정 2022.11.28 13:07입력 2022.06.02 09:11

"1류 인재 대신 2류를 기용하라는 건가."


한덕수 국무총리의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임명이 불발된 직후 여권 관계자의 반응은 격앙됐다. 소위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여당 일부의 집요한 반대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끝내 고사를 결정하자 우수한 인재를 쓰지 못하고 사장시켰다는데 따른 불만이었다.


한 총리가 당초 윤종원 기업은행장을 국조실장으로 점찍은 것은 관료로서 행정경험이 풍부한데다 지난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맡는 등 국정참여에 대한 감각도 남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윤 행장은 관료시절 깐깐한 업무 스타일로 다소 힘든 상사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식 수준도 높고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업무에서는 완벽을 추구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는 "국무조정실장은 노동, 환경 등 민감한 이슈는 물론이고 모든 정부부처를 컨트롤해야 하는 자리인데 그 적임자가 윤 행장이었다"면서 "한 총리 역시 윤 행장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가 "내가 책임지겠다"며 여당 반대에도 버틴 것 역시 윤 행장의 역량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국조실장은 부처간 업무 조정기능이 주 역할이다. 이 때문에 재정, 세제 뿐 아니라 환경, 노동, 보건복지 등 다방면의 업무를 알아야 한다. 정치 보다는 행정 역량이 더욱 요구되는 자리다.

윤핵관의 반대 논리는 "전 정부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대통령실에선 "관료에게 정권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 나왔지만 이들의 반대는 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까지 총대를 메고 나섰다. 당초 물밑에서 조용히 대통령실과 한 총리에게 부적격 의사를 전달했지만 당내에서 권 원내대표의 의중을 의심하자 공개저격으로 입장을 바꿨다. 여당 의원은 "국조실장 자리에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윤핵관의 국조실장 인사 반대는 더욱 예사롭지 않다. 윤핵관이 마음먹으면 언제든 정부와 대통령실의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윤 행장 고사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윤핵관은 국조실장 개입에 이어 최근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를 놓고 대통령실에 "분발하라"며 점잖게 훈수를 두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분발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선 2달 여 만에 열린 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유권자들은 ‘정권안정론’에 힘을 실었다.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로선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대전, 충남 등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달리 이번엔 사실상 완승했다. 손을 들어준 이유는 간단하다. 여소야대지만 연금, 노동, 공공개혁 등 현안을 정부여당이 힘을 갖고 추진하라는 뜻이다.


이와 동시에 윤핵관이 국정에 개입할 여건도 지금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약한데다 대통령실에는 정무적인 감각이 뛰어난 ‘어공(어쩌다 공무원)’ 보다 ‘늘공(관료)’이 주류다. 당과 정치적으로 부딪히면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윤핵관의 행보는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4년만에 완패한 점을 감안할 때 집권초 여당에 힘을 실어준 민심이 그 이후 돌아선 사례는 적잖다. 윤석열 정부내 권력관계에 따라 당장 2년후 총선, 4년후 지선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승리 직후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힘을 과시하는 모습을 보이면 민심은 가차없이 심판한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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