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지난해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1년 전과 비교해서도 37만 개 넘게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고령층 일자리에 집중되면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앙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새정부의 숙제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996만5000개로 2018년 1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제조업 일자리는 420만5000개로 전년 동기 대비 6만2000개(1.5%) 많아졌다. 도소매와 건설업 일자리도 각 6만2000개(3.0%), 2만6000개(1.4%) 늘어난 214만2000개와 189만4000개로 집계됐다.
또 보건 일자리가 3만8000개, 사회복지 서비스업 일자리가 10만개 늘어 보건·사회복지 분야에서 일자리가 13만8000개 증가했다. 출판업과 정보서비스업이 포함된 정보통신 일자리는 7만1000개 늘었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은 고령층에 집중됐다. 50대 일자리는 14만3000개 늘었고, 60대 이상 일자리는 20만5000개 증가했다. 반면 30대 일자리는 5000개(-0.1%) 줄었다.
국민들은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일자리, 저출산 극복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를 묻는 질문에 국민들은 ‘청년실업 등 일자리문제’(83.7%)와 ‘저출산·고령화’(81.7%)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이 얼마나 해결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국민의 87.7%는 ‘답보 상태’에 있거나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개선되고 있다’는 답변은 12.3%였다.
문제해결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국민들은 ‘해결이 힘든 과제’(9.1%)라는 답변보다는 ‘정책디테일 부족 등 제대로 된 해법 부족’(54.8%)과 ‘정책실행을 뒷받침할 여건 미흡’(36.1%)이라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 관계자는 "역대 정부들이 고용, 인구, 교육 등 경제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의 체감도는 낮은 상황"이라며 "전략산업 경쟁, 탄소중립, 미중 패권전쟁, 지역소멸 위기 등 새로운 과제들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새 정부에서는 민간 일자리 창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 일자리 창출로 고령층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것과 달리 공공영역 일자리가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민간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기업지원제도와 연계해 각 기업에 맞는 채용지원·훈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산업구조 전환 속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고용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해 원활한 노동시장 이동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이 장관은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찾아 "일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며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균형있고 합리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역할을 다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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