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국조실장직 고사…한 총리 "본인 의사 존중, 새 인사 생각"
수정 2022.05.28 11:01입력 2022.05.28 11:01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새 정부의 국무조정실장 물망에 올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인선이 무산됐다.
윤 행장은 28일 "(인사검증 관련 논란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순리"라며 국무조정실장 직을 고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밤새 고민했으나 저로 인해 새 정부에 조금이라도 누가 된다면 이는 전혀 제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며 "여기서 그치는 것이 순리이고 새 정부가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입장을 밝히기 전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사전 조율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윤 행장은 앞서 한 총리의 추천 등으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사실상 내정됐으나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력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새 인사를 생각하겠다"면서 "논의 전개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 만큼 결정을 존중했으면 한다"고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윤 행장의 고사 의사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불거진 인사 검증 논란도 일단락되면서 새 국무조정실장 후보자 물색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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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다이어리]"북한은 미국의 국경일을 사랑해"
수정 2022.05.28 12:00입력 2022.05.28 12: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오는 30일(현지시간)은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데이다. 당초 1965년5월30일 미국 남북전쟁 당시 사망한 군인들의 묘지에 헌화한다는 의미로 제정(데코레이션데이)됐으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전쟁 등 각종 군사작전에서 사망한 모든 사람을 기리는 날로 바뀌었다.
미국인들에게는 5월의 마지막 주라는 시기적 특성으로 인해 고향 또는 피서지로 여름 휴가를 떠나는 시작 시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온오프라인에서 대대적인 메모리얼 데이 세일이 진행되는 시기기도 하다. 올해는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중단됐던 각종 오프라인 행사들도 재개될 예정이다.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백악관까지 열리는 메모리얼 퍼레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메모리얼데이 등 공휴일에 대해 자국민만큼 관심을 두고 있는 나라가 또 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1984년 이후 모두 21차례에 걸쳐 미국의 공휴일에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집계된다. 총 21차례 중 가장 많은 횟수는 단연 메모리얼데이(7회)였다.
올해 메모리얼데이를 앞두고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예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부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의 공휴일 동안 북한의 도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은 미국의 주된 공휴일을 방해하는 행태를 보여왔다"며 "북한이 다가오는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5월 30일) 주간에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예측이 무성했지만 무사히 방한을 마쳤다"며 "그렇다면 북한의 핵실험을 언제로 예측해야 하느냐. 우리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 평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거의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국장을 지낸 차 부소장은 앞서 CSIS 주최 토론회에서도 "우리는 북한의 무력 도발을 메모리얼 데이 주말에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북한은 미국의 국경일을 사랑한다"고 언급했었다.
차 소장에 따르면 북한은 1984년 9월 3일 미국의 노동절 직전인 9월 1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어 주요 공휴일마다 모두 21차례에 걸쳐 도발을 이어왔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1월 17일 '마틴 루서 킹의 날'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2019년 11월 28일 추수감사절 직전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2017년 9월 4일 노동절 전날에는 6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현충일격인 메모리얼 데이는 미국의 국경일 중에서도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잦았던 날이다. 1990년, 1993년(2회), 1997년, 2007년, 2009년, 2017년 등 모두 7차례에 걸쳐 미사일 시험을 벌였다. 메모리얼 데이를 앞두고 한미 외교가의 시선이 북한으로 쏠리는 이유다.
메모리얼 데이에 이어 북한의 도발이 가장 잦았던 미국의 공휴일은 9월 첫째주 월요일인 노동절이다. 7월4일 독립 기념일을 전후해서도 2017년, 2009년, 2006년 등 세 차례 도발했다. 북한은 2017년 7월 4일에 ICBM급인 '화성 14형' 시험 발사를 한 뒤 이를 '선물'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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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 사기 친X 잡히긴 하나"…사기·횡령 범죄 검거 50% 이하로 '뚝'
수정 2022.05.28 08:59입력 2022.05.28 06:00
주식·코인 활황에 '경제 범죄'도 증가 영향
수사 경찰, 법리 검토 어렵고 개별 대응도 한계
우리은행에서 6년 동안 614억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 A씨가 6일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이모씨(27)는 지난 23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출을 알아보는 도중에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돌아온 답은 "기껏해야 수거책 정도 잡을 수 있다" 였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서에도 '이거 보이스피싱 사기 맞느냐'는 연락이 하루에도 수십 통씩 빗발치는 상황이다.
#최모씨(24)는 지난달 명품 중고 의류를 구매하려다 사기를 당했다. 이번 달만 사기 피해 정보 공유 사이트 '더치트'에 25번 신고됐는데 아직도 중고거래 사기 범죄자는 잡히지 않았다.
올해 1분기 서울 지역 사기·횡령 검거율 50%도 못미쳐
이처럼 사기·횡령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검거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서울경찰청 '올해 서울 지역 1분기 범죄 발생 및 검거 현황'에 따르면 사기, 횡령 검거율은 각각 49.0%, 39.4%를 기록했다. 반면 살인(70.8%), 강도(85.2%), 강간 강제추행(89.8%) 등 강력 범죄 검거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금융범죄의 경우 ▲주책의 해외 거주 ▲영장 신청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여타 범죄보다 수사가 어렵다. 또 사기 등 혐의의 고의성 입증도 쉽지 않다.
일선의 한 경찰서 수사과에 근무하는 경찰은 "사기·횡령은 당사자의 진술도 있어야 하지만 계좌, 계약서, 녹취록 등 다양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액수가 큰 경우 당사자 간 변호인이 껴서 대응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증거 수집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총량 자체가 많아 경찰 한 명당 사건을 최소 30여개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주식·가상화폐 시장 활황 영향도…피싱번호 차단 등 관리·감독 강화"
각종 사기 외에 대기업·금융권 등의 횡령 사건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 직원이 16년에 걸쳐 40억원이 넘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외에도 강동구청, 아모레퍼시픽 등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또 다른 경찰 역시 "사기·횡령 사건은 팀 단위가 아닌 개인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최근 주식·가상화폐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며 관련 범죄가 늘어난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워지면 오히려 경제 범죄가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기, 횡령, 배임의 경우 구성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해당 범죄에 대한 법리 검토가 어려운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는 '주요국의 피싱 사기 입법·정책 동향과 시사점'을 통해 "최근 사기 수법과 수단이 다양해지고 정교해짐에 따라 그 패해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피싱 번호 차단, 대포폰 관리·감독과 같은 기존 대처 방식에 더불어 새로운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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