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경제안보’ 동맹 거듭 강조… ‘공급망 회복·확대’ 한 목소리
-비핵화 공동목표 확인, 한미동맹은 경제안보로 진화
-윤 대통령 "대북 억지력 중요…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도 논의"
-바이든 대통령 "한미동맹, 어느때보다 강력… 공급망 강화해 경쟁 우위"
[이미지출처=연합뉴스][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2박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일본으로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25분쯤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 일정을 마쳤다. KAOC 방문 일정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동행해 강력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엄지척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방한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일정인 일본으로 향하는 출국 길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배웅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박3일 내내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은 윤 대통령 취임 열흘만에 이뤄진 것으로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빠른 미국 대통령의 방한으로도 의미가 컸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 대응전략, 경제안보 협력 방안, 국제 현안에 대한 한국의 기여 부분 등 3대 의제를 중심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반도체 공장에서 시작된 한미동맹=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5시30분께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도착, 박 장관의 환영을 받은 후 삼성전자 평택공장으로 이동했다. 서울 용산 집무실을 출발한 윤 대통령이 오후 5시 54분쯤 평택 공장에 먼저 도착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이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22분 생산서설을 둘러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 최고 반도체칩을 생산하는 현장을 봤다"고 극찬했고 윤 대통령도 "반도체는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 안보 자산"이라며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공동 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을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서의 반도체 산업 중요도를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는 자율주행차, AI(인공 지능), 로봇 등 모든 첨단 산업의 필수부품이자 미래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대한민국은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70%를 공급하면서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수준이 높은 노동력도 있고 혁신의 기업가 정신을 제공한다"며 "많은 기업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와 이에 대한 투자를 보호해줄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선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처럼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동맹국들과 함께 공급망 회복력 문제 해결 노력을 함께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국경을 넘어 여러 국가들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적 복원력, 회복력을 강화하고 각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이런 관계 강화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 한국의 위상도 높이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복합라인을 갖고 있고 설계와 생산에 있어서 한국이 많은 우위를 갖고 있다"며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의료 진단 기기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꼽히는 공급망 확대에 대한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고 있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분석으로 공급망 회복을 위해 국경을 넘어 여러 국가들이 함께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한미동맹, 행동하는 동맹으로"… 정상회담 ‘대북·경제안보’ 방점= 22일 오후 청사 5층 집무실 등에서 시작한 회담은 소인수 회담, 환담, 확대 회담 순서로 이어졌다. 회담에서는 한미 안보동맹 강화, 북핵 대응 뿐만 아니라 경제 안보, 역내 협력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한미양국은 실질적 대북 확장억지력 강화, 한미동맹에 기반한 경제안보 협력,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역내 질서 구축을 골자로 한 정상회담 결과를 내놨다. 양국 정상은 경제안보를 중심으로 새로운 한미동맹 관계를 구축하고 국제질서 변화에 따른 시장 충격에도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 간 경제안보대화를 신설, 공급망과 첨단 과학기술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할 방침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북한의 비핵화란 오랜 과제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교역질서 변화와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민주주의 위기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며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서 이런 과제에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 도발에 대한 확장 억제 공약을 재확인하고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그 첫걸음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라고 말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금은 한미동맹이 어느때보다 강력하고 생기와 활력 넘치는 때"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윤 대통령과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을 언급하며 양국의 공급망 협력 중요성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혁신을 통해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가 개발되고 있다"며 "한국의 삼성 같은 기업이 현재 미국에 수십억 달러의 투자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더 가까워지고 긴밀하게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충격에 대비해 우리를 경쟁 우위에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미는 가장 먼저 공급망과 첨단 과학기술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하기 위해 대통령실 간 ‘경제안보대화’를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형 원자로 및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수출 증진을 위해 양국 원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 먹거리로 부상중인 방산 분야의 FTA라고 할 수 있는 ‘국방 상호 조달 협정’ 협의도 개시한다.
우주 탐사 협력을 확대하고 ‘한미 민간우주대화’를 재개해 우주기술을 넘어 우주산업까지 양국의 협력관계를 발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사도 이번 회담에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한미 민간우주대화를 정례화함으로써 우주 분야 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의제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여전히 양국 경제 관계의 근간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공정하고 시장에 기반한 경쟁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기반으로 시장 왜곡 관행에 함께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尹·바이든, 오산 미군기지서도 '한미동맹' 강조=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일정인 22일 경기도 오산 미국 공군기지의 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 자리에서도 한미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오랜 역사의 한미동맹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최전선에서 이런 귀한 과업 수행 하는 분들이라 할 수 있고, 여기서 양국이 혁신하고 조율해서 중요한 과업 이뤄내고,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 동맹은 아시겠지만 오래전 전쟁에 양국이 희생으로 맺어졌고, 70년 지난 지금도 여러분 같은 훌륭한 장병들의 서비스 덕분에 굳건한 한미동맹 맺게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조율이나 통합 등은 과거 뿐만 아니라 지금도 굉장히 중요할 부분 목표다. 그리고 한반도의 다양한 위협이나, 역내 안정 지켜내는 부분은 한반도 뿐 아니라 전세계 평화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도 "(한국 공작사 장병과 미 제7공군 사령부 장병) 모두 친구다. 미 장병들은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을 떠나서 멀리 타국에서 복무하니까 우리 장병들이 더욱 돈독히 대해달라"며 "여러분들의 우정과 우의가 한미동맹의 힘"이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오산 미군 공군기지의 역사적·지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산기지는 1950년 6월25일 공산군 침략했고, 5일 만에 트루먼 대통령이 미군 투입을 명령해서 스위스 부대가 이곳에 와서 젤 먼저 와서 공산과 교전한 장소다"며 "그만큼 미군이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최초로 피를 흘린 곳이 오산 인근이고, 사변 후 미 공군이 기지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25분께 KAOC 방문 일정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양 정상은 서로를 향해 ‘엄지 척’ 인사를 건넸다"고 전했다. 방한 2박3일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오산공군기지 주한미군 장병을 격려한 뒤 박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일본으로 출국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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