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감염자 발생 첫 인정…김정은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종합)
수정 2022.05.12 10:03입력 2022.05.12 09:28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북한이 코로나 19 감염자 발생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코로나19 감염자 발생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비상방역지휘부와 해당 단위들에서는 지난 5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BA.2와 일치하다고 결론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확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치국 회의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할 정도로, 코로나19 감염 사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 총비서는 “전국의 모든 시,군들에서 자기 지역을 철저히 봉쇄하고 사업단위, 생산단위, 생활단위별로 격폐한 상태에서 사업과 생산활동을 조직해 악성 바이러스의 전파 공간을 빈틈없이 완벽하게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전선과 국경, 해상, 공중에서 경계근무를 더욱 강화하며 국방에서 안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며“당과 정부가 지금과 같은 비상시를 예견해 비축해 놓은 의료품 예비를 동원하기 위한 조치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이번 최대 비상 방역체계의 기본 목적은 우리 경내에 침습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 상황을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하며 감염자들을 빨리 치유시켜 전파 근원을 최단기간 내에 없애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에게 악성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적은 비과학적인 공포와 신념부족, 의지박약”이라며 “우리에게는 장기화한 비상방역투쟁 과정에 배양되고 다져진 매 사람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고도의 자각성이 있기 때문에 부닥치는 돌발 사태를 반드시 이겨내고 비상방역사업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중요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6월 상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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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버린 10세 친손녀 상습 성폭행·촬영 할아버지… 2심도 징역 17년
수정 2022.05.12 14:50입력 2022.05.12 14:50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10살 친손녀를 수년간 성폭행하고 이를 촬영해 소지한 70대 할아버지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12일 오후 2시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문광섭)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74·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2년간 보호관찰 및 5년간 아동·장애인 관련 기간 취업제한을 명령도 함께였다.
재판부는 "친할아버지로서 피해자를 보호할 위치이지만, 오히려 나이가 어리고 성적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또 피고인의 요구에 쉽사리 저항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해 자신의 성욕 해소 대상으로 삼았다"며 "패륜적 범행으로 매우 죄질이 나쁘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피해자는 유일한 친족이던 피고인에게 성폭행당하면서도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고, 과연 '친할아버지가 맞나' 의문을 품거나 '혹시 임신이라도 하는 게 아닐까' 걱정할 정도로 큰 충격과 고통 속에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거나 무겁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3년 2월~2017년 3월 미성년자인 친손녀를 보호시설에 맡긴 뒤 외출을 명목으로 데리고 나와 약 6회 성폭행하고 이 같은 장면을 휴대전화로 수십 차례 촬영해 영상을 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되자 A씨와 검사 모두 불복하고 항소했다. 항소심에선 촬영한 사진 등을 별도로 복사해 소지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A씨는 "휴대전화를 바꾸면서 자동으로 복제된 것"이라며 자료가 복사·이동된 사실, 또는 그 방법조차 모른다고 항변했다. '동영상은 왜 찍어서 보관했는지' 묻는 검사의 질문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왜 찍었는지, 자신이 원망스럽습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촬영본을 별도로 소지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촬영·제작 후 단순히 소지한 것으로만 보인다"며 "휴대전화가 바뀌어 이동 및 저장된 데 대해 피고인은 '영문을 모르겠다'고 부인 중이고, 나이나 직업에 비춰 특별히 이를 조작했다는 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아마도 (휴대전화를) 교체하면서 자료들이 일괄적으로 이동 조치돼 사진 파일이 우연히 함께 이동됐을 가능성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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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학 아워홈 회장 별세…향년 92세
수정 2022.05.12 10:53입력 2022.05.12 07:28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12일 오전 5시20분께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구 회장은 1930년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령으로 예편했다. 1957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셋째 딸인 이숙희씨와 결혼했다. 당시 두 대기업 가문의 결합으로 화제를 낳았다. 이후 구 회장은 10여년간 제일제당 이사와 호텔신라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그룹에서 일했다.
하지만 1969년 삼성이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LG(당시 금성)와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구 회장은 LG그룹으로 돌아갔다. 이후 럭키 대표이사, 금성사 사장, 럭키금성그룹 부회장, LG 반도체 회장, LG 엔지니어링 회장, LG건설 회장 등을 역임하며 LG그룹에서 전문경영인으로 활약했다.
기술력을 중요시했던 구 회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 남이 못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가 걸어온 길에는 항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럭키는 1981년 당시에 없던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페리오 치약을 개발했으며, 1983년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폴리부틸렌테레프탈레이트(PBT)를 만들어 한국 화학산업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1985년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드봉’을 해외에 수출했다. 이밖에 1989년 금성일렉트론에서는 세계 최초로 램버스 D램 반도체를 개발했으며, 1995년 LG엔지니어링에선 국내 업계 최초로 일본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 LG의 근간이 된 주요사업의 시작과 중심에는 늘 그가 있었다.
2000년에는 LG유통의 식품서비스 부문과 함께 그룹에서 독립해 아워홈을 설립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던 21년간 아워홈은 LG, LS 그룹과 수의계약을 맺으며 국내를 대표하는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다.
구 회장은 단체급식사업도 화학·전자 등 자신이 몸 담았던 첨단산업분야 못지않게 연구개발(R&D)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아워홈은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2000년 식품연구원을 설립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설립 이래 1만5000여 건의 레시피를 개발했으며, 현재 연구원 100여 명이 매년 약 300가지의 신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생산·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구 회장은 2000년대 초 미래 식음 서비스 산업에서 생산과 물류시스템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센터 부지를 찾아 전국을 돌았다. 콜드체인 시스템이 물류 핵심 요소로 대두되기 전에 신선물류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한 결과 현재 아워홈은 업계 최다 생산시설(9개)과 물류센터(14개)를 운영하고 있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숙희씨와 아들 본성(아워홈 전 부회장), 딸 미현·명진·지은(아워홈 부회장)씨 등이 있다. 장례는 아워홈의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고자 회사 거점별로 분향소를 설치하고, 그룹장으로 진행한다. 장례위원장은 강유식 LG그룹 고문이 담당한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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