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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종식 아닌데"… 중고마켓에 마스크·자가키트 매물 쏟아져

수정 2022.05.06 12:30입력 2022.05.06 12:30

실외마스크 의무해제에
방역물품 싸게 팔려고 내놔
진단키트, 의료기기에 속해
개인 간 매매는 불법

지난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마스크 등 방역물품이 중고마켓에 쏟아지기 시작했다./사진=중고매매 앱 갈무리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모씨(28)는 지난 4일 중고매매 애플리케이션(앱)에 마스크 30장을 매물로 내놨다. 그는 "혼자 사는 데 마스크를 100개 넘게 가지고 있다"면서 "너무 많이 사둔 것 같아서 판매를 시작했지만 잘 팔리지 않아 ‘끌올’(판매가 되지 않는 상품을 다시 게시하는 것)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마스크, 자가진단키트를 비롯한 방역물품들이 중고매매 사이트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6일 한 유명 중고매매 앱에는 1시간 동안 마스크 관련 매물이 15건 이상 게시됐다. 돈을 받고 판매를 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아동용 일회용 마스크를 동네주민에게 무료로 나눔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직장인 장모씨(33)도 마스크를 팔 생각이다. 그는 "마스크를 박스 단위로 6개를 샀다"며 "그동안 (마스크를) 많이 사뒀는데 추가적으로 괜한 비용을 쓴 마음이 들어 중고매매 사이트에 미리 싸게 팔아야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마스크뿐 아니라 자가진단키트의 온라인 매매가 허용되자 중고사이트에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자가진단키트는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개인간 의료기기 중고거래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사진=중고매매 사이트 갈무리

자가진단키트와 손소독제 등 다양한 방역물품도 중고장터에 등장하고 있다. 개당 3500원에 판매하는 대신 대량으로 살 경우 개당 500원씩 할인한다는 글도 있다. 지난달 가족 4명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전모씨(54)는 완치됐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키트를 개수제한에 맞게 구매해 약 40개를 구비해 놓았다. 그는 "완치 이후에도 재감염 우려와 함께 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불안해 샀었다"며 "더 이상 (키트가) 필요 없을 것 같아 중고장터에 파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마스크 해제에 발맞춰 방역물품에 대한 수급 관리를 시장에 맡겼다. 자가진단키트도 지난 1일부터 유통개선조치를 해제해 개수제한 없이 온라인에서 매매가 가능해졌다. 자가진단키트는 현행법상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개인간 의료기기 중고거래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마스크의 효용성이 떨어진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방역대책을 개인 환경에 맞게 자율적으로 하는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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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스타' 쓰러지다…배우 강수연 의식 불명
수정 2022.05.06 07:30입력 2022.05.06 02:26

심정지 상태로 발견, 뇌출혈 진단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배우 강수연 씨가 5일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도 의식은 없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이나 지병 여부는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복수 영화인들에 따르면 뇌출혈 진단을 받아 수술을 앞두고 있다.




강 씨는 1980~1990년대 한국영화계를 풍미한 배우다. 네 살 때 아역으로 데뷔해 50여 년 동안 영화 약 쉰 편에 출연했다. 20대 초반부터 강한 집념으로 연기를 갈고닦아 독창적인 표현 세계를 구축했다. 열연은 한국영화의 국제적 도약과 직결됐다. 그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1987)'에서 비극적 운명을 살아가는 대리모를 연기해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모순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 얻은 결과였다. 한국 배우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칸·베네치아·베를린) 트로피를 품어 '월드 스타'라는 칭호가 붙었다.


이 시기에 강 씨는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였다. 영화 서너 편을 동시에 촬영할 정도였다. 특히 1987년에는 개봉한 작품만 여섯 편에 달했다. '연산군', '감자',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됴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등이다. 그는 각기 다른 매력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뽐냈다. 이후에도 과감한 도전으로 전형성을 탈피해 다양한 업적을 이뤘다. 대표적 성과로는 임권택 감독의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로 받은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이 꼽힌다. 머리를 삭발하고 세속에서 중생을 구원하는 대승적 수행을 그려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1990년대에는 '코리안 뉴시네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박광수, 장선우, 이현승 등 연출자들과 '베를린 리포트(1991)',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등을 합작했다. 1991년에는 대만 영화 '낙산풍'에도 출연했다. 한국 배우의 해외 진출이 거의 없던 시절에 감행한 놀라운 도전이었다. 강 씨는 페미니즘 계열로 분류되는 영화들의 선구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에 출연하며 사회·문화적 흐름을 이끌었다. 일찍이 해외 영화제를 오간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 행정 업무도 도맡았다. 특히 2015~2017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올해는 지난 1월까지 연상호 감독의 신작 '정이'를 촬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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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중인 러시아...침공 도운 '벨라루스'까지 위험해져
수정 2022.05.06 09:45입력 2022.05.06 00:15

대표적인 러시아 우방국 '벨라루스'...러의 '키이우 진격' 발판 돼 줘
벨라루스 국민 대다수는 우크라 공격 및 전쟁 지원에 반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고전 중인 가운데 러시아를 도운 벨라루스까지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미국 외교 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4일(현지시간) 벨라루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우면서 러시아와 함께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오랜 우방국으로 우크라이나 북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개전 초기엔 수천명의 러시아군이 벨라루스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이우로 진격했다.

벨라루스의 대통령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가 러시아에 의존하며 권력을 유지했다는 점이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길을 내준 배경으로 풀이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퇴출 위기를 맞은 바 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를 지원하면서 시위대와 야권 인사들을 폭력으로 진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2월,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돕기로 한 것이 탄압을 피해 국외로 망명한 벨라루스의 민주주의 세력에 다시 힘을 불어넣었다고 포린폴리시는 평가했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한 차례 서방의 제재를 받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협력한 죄가 더해져 고강도 제재를 추가로 받게 되자 국민 여론이 악화한 것이다.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들은 이같은 점을 부각해 루카셴코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 지도자인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루카셴코는 푸틴이 우리 땅을 항공 모함처럼 사용하게 했다"며 "우리나라(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 사용돼 국민은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벨라루스의 국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난 3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벨라루스인 응답자 중 67%가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한 채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것에 반대했다.


자국의 직접 참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그간 집권 중인 여권에만 투쟁했던 벨라루스 야권은 최근 러시아에 대해서도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티하놉스카야는 "러시아군이 벨라루스 영토까지 점령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투쟁도 지정학적 의미를 갖게 됐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기면 크렘린(러시아의 상징)이 약해지고 동시에 루카셴코 또한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을 돕는 벨라루스인들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정부와의 관계를 다지기 위해 키이우에 사무소를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벨라루스는 갑작스러운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단지 전투 준비 태세를 시험하기 위한 훈련"이고 "이웃국들과 유럽 공동체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전 참전설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을 둘러싼 우려가 계속되자 우크라이나 측은 "벨라루스가 전쟁에 참여한다면 이에 대응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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