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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유탄 맞은 '약속의 명소' 향토백화점…명맥유지도 '위태'

수정 2022.04.26 14:11입력 2022.04.26 11:38

코로나 이후 8곳 중 2곳 문닫아
구도심 상권·트렌드 적응 실패

대전 세이백화점 전경.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한때 지역 상권을 이끌었던 향토백화점(지역 백화점)이 코로나19 이후 명맥 유지도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코로나가 불을 지핀 소비 방식 및 트렌드의 변화, 상권의 이동, 명품을 앞세운 대기업 백화점의 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까지 대기업이 아닌 민간 단일 자본으로 유통산업발전법상 백화점의 기준을 충족한 향토백화점은 8곳 이었으나, 코로나19를 거치며 두 곳이 문을 닫았다. 서울시 동작구 태평백화점이 30년 만에 문을 닫았고, 메이저급으로 꼽혔던 대구광역시 중구 대구백화점(본점)도 52년 만에 폐점했다.


현재 서울 양천구 행복한백화점, 경기도 고양시 그랜드백화점, 대구백화점(프라자점), 경남 창원시 대동백화점, 대전광역시 중구 세이백화점, 강원 춘천시 M백화점 등 6곳이 남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세이백화점은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고, 대동백화점은 한 차례 법정관리에 들어간 바 있다. 나머지 백화점들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토백화점의 쇠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봤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권이 이동하고, 대기업들이 향토백화점 인수에 나서는 등 백화점 산업의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부산 광복동의 미화당 백화점은 부산 최초의 향토백화점으로 당시 ‘약속의 명소’로 통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이후 부산 상권이 해운대로 이동하며 광복동은 구도심으로 남게 됐다.


백화점협회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상권을 찾아 이동하면서 향토백화점이 건립될 당시의 상권이 구도심이 됐고, 여기에 3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이 IMF 이후 지역 백화점을 인수하며 체인화됐다"며 "현재는 코로나19 타격과 함께 온라인 쇼핑 등 소비 문화의 변화로 향토백화점이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토백화점의 쇠퇴는 흐름에 따른 것이나,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해 지역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에게 기대하는 것은 고급품을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는 것"이라며 "향토백화점은 명품 등 고급품보다는 생필품과 잡화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도 백화점의 고급화 전략은 계속해서 생존 전략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향토백화점은 지역 주민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며 "시대의 흐름에 맡긴다며 손만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도시 간 경쟁, 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살아남고 인구 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역 특색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추세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도 코로나19를 겪으며 향토백화점이 한 차례 휘청거렸다. 일본의 전국 백화점 점포 수는 1999년 311개로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기 시작했고 2009년 271개에서 올해 4월 기준 176개로 급감했다. 미하루야 등 지역 향토백화점은 4월부로 문을 닫아 고별 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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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해상공항 '가덕도 신공항' 연착륙
수정 2022.04.26 11:12입력 2022.04.26 11:00

예타 면제…경제성 논란 여전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 국토교통부 제공.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첫 해상공항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가덕도신공항 예타 면제 안건이 26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이 사업의 국가 정책적 추진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월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연구용역을 발주, 가덕도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예상 수요는 2065년 기준 여객 2336만명, 화물 28.6만톤으로 분석됐다. 활주로 길이는 국적사 화물기(B747-400F)의 최대이륙중량 기준의 이륙 필요거리(3480m)를 고려해 3500m로 검토됐다. 최적배치안은 A~E 등 5개안 중에서 동서 배치이자 순수 해상배치안인 E안이 최종 선정됐다. 총사업비는 13조70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도 비용 대비 편익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경제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부울경 지역의 생산유발 효과 16조 2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조 8000억원 등 총 23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또 고용유발 효과도 10만 3000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이번 국무회의 의결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정부의 흔들림 없는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차질 없는 사업 추진에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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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3차대전 발발 위험 심각…나토가 우크라 통해 대리전"(종합)
수정 2022.04.26 11:15입력 2022.04.26 11:15

러 "美에 우크라 무기공급 중단 요구"
우크라 접경지역 러 유류저장소 폭발
서방 무기지원 오는 철도 공습...확전 우려도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의 유류 저장시설에서 25일(현지시간) 화재로 인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의 유럽행 송유관을 운영하는 트랜스네프트의 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시설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단순 화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의한 폭발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화재가 석유 수송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브랸스크(러시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조현의 기자]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과 서방을 겨냥해 3차대전 발발 가능성을 시사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이 지원한 무기로 반격에 나서고 러시아 본토에도 피해가 발생하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인 채널1과의 인터뷰에서 "3차 세계대전의 위험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과소평가될 수 없다"며 "러시아는 핵전쟁 위협을 배제하고 싶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미국이 계속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 대리전을 펼치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미국에 우크라이나 무기공급 중단을 공식요구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이날 러시아 국영매체인 로시야24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우크라이나 무기공급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낸다는 8억달러(약 9980억원) 상당 무기는 엄청난 규모로 이는 용납될 수 없으며, 외교적 해법을 찾고 상황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러시아가 이처럼 강도높게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을 비판하며 중단을 요구한 이유는 우크라이나군이 지원받은 무기로 거센 반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러시아 브랸스크시에서 대형 유류저장고 2곳에 화재가 발생했다. 러시아 매체 바자에 따르면 현지 수사관들은 해당 화재의 원인을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이나 전투용 무인기(드론)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앞서 지난 1일에도 접경지역인 러시아 벨고로드의 유류저장고를 헬기로 공격한 바 있다.


러시아의 강한 반발에도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1억6500만달러 규모 탄약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탄약지원은 앞서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함께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하는 동안 우크라이나측에 전달된 내용이라고 CNN은 전했다.


독일과 영국도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독일 정부는 군수업체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100대를 수출하기 위해 낸 허가 신청에 대해 곧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도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크라이나에 대공미사일 발사대를 장착한 스토머 장갑차를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가 향후 확전 우려를 무릅쓰고 서방의 지원물자를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서방의 주요 무기지원로로 쓰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서부와 중부지역의 주요 5개 철도역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한편에선 이번 공격이 불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두 장관은 철도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극비 방문했다.


미 해군분석연구센터(CNA)의 러시아 전문가인 드미트리 고렌버그 연구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이 장갑차나 중포 같은 중화기로 바뀌면서 철도 수송이 많아졌다"며 "러시아가 아직까지는 서방의 지원물자를 직접 공격하진 않고 있지만, 교착상태가 심화되면 확전 우려에도 공격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립국이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이르면 내달 중순 나토에 동시에 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가디언은 핀란드 일간 일타레흐티를 인용해 "스웨덴 정부는 이날 핀란드에 한날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하자고 제의했고 핀란도 정부도 그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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