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 굴기로 무섭게 추격…이재용 없는 삼성전자, 투자 '올스톱'
수정 2022.04.25 11:18입력 2022.04.25 11:18
리더십 부재에 투자·M&A 멈춰선 삼성
반도체 위기 심각…재계 "이 부회장 특별사면해야"
주춤한 사이 中 공세…"새 정부 정책지원 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호남 기자 munonam@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활동 제한으로 K-반도체 초격차 확보에 제동이 걸린 사이 후발주자인 중국은 공격적인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반도체 굴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장기 부재로 한국 반도체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 투자·M&A 올스톱=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반도체 경쟁사들과 달리 나홀로 ‘정중동’ 상태다. 최소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이 옥중생활에서는 풀려났지만 여전히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없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결정한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에 대한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 이후 이렇다 할 반도체 투자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의 다른 축인 기업 인수합병(M&A)도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이 부회장이 아직 가석방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서는 법적 리스크가 있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한 M&A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다. 주요 경쟁국 심사 과정에서 해당 부문이 문제될 여지도 크다.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1조원 이상의 대규모 M&A를 단 한 건도 진행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다음 달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단행되는 ‘특별 사면’에 이 부회장이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반도체 위기가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성과에 집중해야 하는 현재 경영 구조로는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국익을 감안해서라도 반드시 이번 특별 사면에 이 부회장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韓 주춤한 사이 후발주자 中 공세= 중국 시장에서 K-반도체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계 반도체 생산 장비를 싹쓸이 중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생산장비 매출액은 44% 급증한 1026억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각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생산을 늘리는 데 투자한 결과다. 특히 2018년만해도 반도체 장비 구입에 131억1000만달러를 썼던 중국은 지난해 두 배가 넘는 296억달러를 지출해 2년 연속 장비구입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2020년 반도체 자급률이 15.8%에 그치고 있지만 2025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반도체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은 반도체굴기 정책에 따른 반도체 자체 생산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 기준 세계 6위(매출액 340억달러·비중 6.1%) 수준인 후발주자지만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자본적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는 지난 2월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을 위해 50억달러(약 6조1600억원) 신규 투자를 발표했고, 2위 업체 화훙반도체는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상하이증시 2차 상장을 통해 약 150억위안(약 2조9000억원) 조달에 나섰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자주적 반도체 생태계 구축,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5월 출범 새 정부는 K-반도체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세제혜택 등 정책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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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세번째 국산 코로나 백신·치료제 보유국 된다
수정 2022.04.26 08:56입력 2022.04.25 11:27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GBP510'
선구매 계약분, 하반기 접종 가능할듯
尹, 본사 방문해 개발자 격려
최태원 SK 회장과 지원 논의
SK바이오사이언스가 최초의 국산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 중인 'GBP510'[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산 첫 코로나19 백신으로 개발 중인 ‘GBP510’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국산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보유한 나라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3월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외에도 NBP2001까지 후보물질 2종 도출에 성공하면서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먼저 임상에 진입한 건 NBP2001이었다. 2020년 11월 임상1상을 시작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BMGF) 등의 지원과제로 선정된 GBP510이 면역증강제를 통해 보다 좋은 효능을 보이면서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BP2001은 임상1상 단계에서 개발을 중단하고 GBP510을 코로나19 백신 최종 후보물질로 선정했다.
GBP510은 임상1·2상에서 투약군 99% 이상에서 중화항체 형성이라는 효능을 입증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세계 6개국에서 4037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3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당국 허가를 받으면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국내에서 개발한 국가가 된다. 앞서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치료제 렉키로나가 지난해 한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승인 후에는 질병관리청과 앞서 맺은 1000만회분(2000억원) 규모의 선구매 계약을 통해 하반기 중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 등재 등을 통해 국외 허가가 이뤄지면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해외 수출도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지나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단계로 접어들면서 백신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은 우려를 낳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기본 코로나19 백신 외에도 △다수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다가 백신’ △코로나19와 독감을 결합한 ‘콤보 백신’ △어떤 변이에도 작용하는 ‘범용 백신’ △코에 뿌리는 예방·치료제인 비강 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의 차세대 백신 개발을 통해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본사를 방문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자들을 격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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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옆 편의점…본사는 웃고 점주는 운다
수정 2022.04.25 10:59입력 2022.04.25 10:59
식품·생활 종합 플랫폼 진화
1인당 구매단가 늘었지만
점포당 매출 5년 전보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점포당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와 상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한 동시에 점포 수 역시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올해 2월 기준 4357만1000원으로 5년 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앞서 점포당 매출액은 2018년 2월 4396만원, 2019년 4380만원, 2020년 4445만원, 2021년 429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편의점의 전체적인 성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과밀 출점으로 인해 점포 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편의점 점포 수는 같은 기간 4만2672개로 집계됐다. 5년 전(3만4465개)보다 8207개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구도심 상권 등이 재개발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편의점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기존 소규모 슈퍼마켓들도 편의점으로 전환하면서 점포수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는 식품과 비식품 모두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가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대형마트 장보기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유통채널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그동안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왔기 때문이다. CU에서는 올해 1분기 채소 매출이 전년 대비 16.9%, 과일 15.5%, 반찬 17.0%, 양곡 20.9% 늘었고, GS25에서는 채소 매출이 39.9%, 과일 47.7%, 축산 54.4%, 수산 50% 신장했다. 편의점은 택배서비스, 금융서비스, 세탁서비스, 무인복합기 서비스, 민원 문서 출력 서비스 등 각종 생활밀착형 서비스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편의점이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1인당 구매단가도 크게 늘었다. 2018년 2월 기준 5797원, 2019년 5858원, 2020년 6171원, 2021년 6902원, 2022년 7428원으로 최근 5년간 28.1%가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가 편의점에 한 번 갈 때 7428원 어치의 물건을 샀다는 의미다. 1인당 구매단가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도 6.8% 증가했다.
결국 가맹점주의 이익은 줄어들고 편의점 본사만 나홀로 성장하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점포당 매출이 하락한 이유는 점포가 많이 늘어나면서 점포별로는 이용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본사에서 새로운 점포를 낼 때 가맹점 수익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점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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