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볼쇼이 프리마 발레리나,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으로 이적
'고급인력' 30만명도 러시아 빠져나가...당분간 이탈 계속될 수도
[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러시아 예술계의 자존심'인 볼쇼이 발레단 등 러시아 발레계 스타들이 고국을 떠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월 러시아를 떠났던 볼쇼이 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기교와 품위가 최고로 탁월해 주역을 맡아 솔로 안무를 출 수 있는 발레리나) 올가 스미르노바(30)가 지난달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에 입단했다고 전했다.
스미느로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지난 2월, 자신의 텔레그램에 "조국 러시아가 부끄러워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메시지를 남기곤 볼쇼이를 떠났다. 이후 네덜란드로 망명해 국립발레단으로 거취를 옮긴 것.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로 돌아가면 전쟁에 대한 (나의) 입장을 바꿀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위험질 것"이라며 귀국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볼쇼이의 예술감독 출신이자 세계적인 안무가인 알렉세이 라트만스키 역시 지난 3월, 준비 중이던 모스크바 공연을 뒤로하고 뉴욕으로 떠났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에서 자란 라트만스키는 "푸틴이 대통령인 이상 러시아에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적뿐만 아니라 많은 국적의 예술인들이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모스크바 네미로비치 단첸코 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프랑스인 로랑 일레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사표를 냈다.
영국 출신 무용수 잰더 패리시와 이탈리아 출신 자코포 티시도 러시아에 등을 돌렸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의 테드 브랜드슨 예술감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매일 러시아 무용가들의 입단 문의가 들어온다"며 "러시아 무용가들이 (고국에선) 예술가로서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게 됐다고 하소연한다"고 밝혔다
NYT는 당분간 고국을 떠나는 러시아 발레계 인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발레가 러시아의 전통을 이어가는 분야로 손꼽히는 것은 맞지만, 발레계 내부 분위기는 다른 분야보다 훨씬 진보적이면서도 국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술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인력들도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의하면 러시아 비영리 단체 '오케이 러시안즈'는 약 30만명의 인력이 러시아를 떠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정보기술, 과학, 금융, 의료 종사자 등 이른바 '고급인력'으로 조지아나 아르메니아, 터키 등으로 향했다고 전해진다.
정보기술 분야 종사자만 약 5~7만명이 고국을 등졌으며 이달 중 10만 명이 추가로 떠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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