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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남편 살해한 아내 "좋아하는 열무김치 담가줬는데…" [서초동 법썰]

수정 2022.04.12 11:05입력 2022.04.12 11:05

수십년간 가정폭력 시달려… 아들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1심서 징역 12년… 항소심 변호인, '참작동기 살인' 주장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60대 여성이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수십 년 간 가정폭력에 시달린 끝에 남편을 살해한 아내 김모씨(60)의 이야기다.


남편 A씨(66)는 지나치게 가부장적이었고, 의처증 증세도 심했다. 술만 취하면 김씨가 외도를 했다고 의심했다. "아들도 다른 남자와 낳은 것 아니냐"고 폭언까지 일삼았다. 이혼 생각이 간절했지만, 김씨는 아들을 생각해 계속 참고 살았다.


지난해 5월29일. A씨가 술에 취해 집에 돌아왔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시각, 김씨는 남편이 좋아하는 열무김치를 저녁 반찬으로 담가줬다. A씨가 식사 중 술을 마시며 "너 바람피우지, 이 집은 내 집이니까 나가라"라고 다시 막말을 했다. 김씨가 화를 내자 A씨는 머리채를 잡고 목을 조르며 "네 엄마와 동생을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쳤다.


그 말에 김씨는 A씨를 넘어뜨렸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심장 질환이 있던 A씨의 힘이 먼저 빠졌다. "숨쉬기 힘드니 내려와라"라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김씨는 그간의 폭력과 분노 등이 머리에 스쳤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아들도 증인으로 나와 "아버지의 폭행 정도가 하도 심해서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란 취지로 진술했다. 배심원 7명은 모두 유죄 평결을 했다. 1심 재판부는 "오랜 결혼 생활 동안 잦은 폭언과 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보이며, 사건 당일도 일정 부분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김씨의 양형기준을 '제2유형'으로 분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살인범죄의 양형기준은 범행 동기에 따라 제1유형(참작 동기 살인), 제2유형(보통 동기 살인), 제3유형(비난 동기 살인), 제4유형(중대범죄 결합 살인), 제5유형(극단적 인명경시 살인)으로 분류한다. 제1유형은 기본 권고형량이 4~6년이지만, 제2유형은 10~16년이다.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김씨는 형량이 과하다며 항소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3층의 한 법정. 형사6-1부(재판장 원종찬 부장판사) 심리로 김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검사는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변호인은 김씨의 살인을 제1유형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수사기록 등 증거를 보면, 피고인이 상당한 가정폭력을 받았다고 돼 있다"며 "1심은 (가정폭력으로 인한) 경찰 신고 및 치료 내역이 없어서 이 사건 살인을 제2유형으로 보지 않았나 싶다. 당시 진료기록을 제출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치료 내역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부부가 사건 당일 식사를 하던 상황과 아들의 1심 증언도 재차 강조했다.


"잘못을 반성하고 후회합니다. 사죄하며 용서를 빕니다. 어머니의 딸로서, 아들의 어머니로서 살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 김씨는 최후진술을 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20일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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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보다 전파력 강한 코로나19 'XE 변이' 일본서도 확인
수정 2022.04.12 03:00입력 2022.04.12 03:00
일본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상점가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일본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인 'XE' 감염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 XE는 오미크론(BA.1)과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재조합 변이다.


11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해외에서 입국한 사람에 대한 검역 과정에서 XE 감염 첫 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XE는 앞서 영국, 대만, 태국, 인도, 브라질 등에서 감염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XE 감염이 확인된 일본인은 30대 여성으로, 미국에서 체류하다가 지난달 26일 나리타공항으로 입국했다.

그는 공항 검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의 유전자 분석 결과 XE 감염 사실이 드러났다.


후생성은 "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등과 협력해 외국의 (XE) 감염 상황을 주시하면서 기동적인 감염 확산 방지 대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내 코로나19 '제6파'(여섯 번째 유행)는 지난 2월 초·중순께 정점을 찍은 뒤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다가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일주일 단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를 보면 2월 5~11일 9만32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감소세를 보여 3월 19~25일에는 3만8671명(저점)까지 줄었다가 이달 4~10일에는 4만8504명으로 저점 대비 25.4% 늘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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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될 것 같아"…'계곡 살인' 이은해,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
수정 2022.04.16 17:03입력 2022.04.12 08:33

친구 A씨 "이은해에 연락했지만 두절"
이수정 "이은해, 사이코패스 의심 들어"

'가평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인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 사진제공=인천지방검찰청.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른바 '계곡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공개수배 중인 이은해(31)가 도주 전 친구에게 "구속될 것 같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TV조선 등은 이은해가 공범 조현수(30)와 검찰 2차 조사를 앞둔 지난해 12월14일 친구 A씨에게 "구속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1차 조사에서 이 씨가 2019년 남편에게 복어독을 먹인 뒤 조 씨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복어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고 말한 사실을 추궁했고, 범행 증거까지 내민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씨와 조 씨는 더는 수사망을 빠져나갈 수 없다고 판단해 곧바로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


친구 A씨는 최근 경찰조사에서 "메시지를 받고 이 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두절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조 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씨(사망 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한 뒤 구조하지 않고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범행에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남편 명의의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 첫 검찰 조사 후 잠적했고, 4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30일 공개수배로 전환했으나, 아직까지 검거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편 윤 씨가 숨진 사건 현장 영상을 분석하며 "이 씨가 영상에서 목소리만 나오는데 정서가 읽힌다. 이 씨의 반응을 보면 전혀 공감 능력을 읽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남편인 사람이 나머지 남자들에 의해 아주 곤궁에 처한 상황이지 않으냐.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되는, 공포를 잘 느끼지 못하는 이러한 깔깔대는 웃음소리. 이게 주류의 정서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사이코패스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론 검거하고 검사를 제대로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나오는 내용만 토대로 봐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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