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피자집 있어"…손가락 뻗다 행인 눈 찌른 30대 벌금형
수정 2022.04.11 14:17입력 2022.04.11 01:00
재판부 "주변 살펴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을 의무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음식점을 가리키려 무심코 손가락을 뻗었다가 실수로 행인의 눈을 찌른 30대 여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5단독은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38·여)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23일 오전 11시43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한 거리에서 A씨 앞을 지나가던 B씨(29·여)의 오른쪽 눈을 손가락으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딸과 함께 피자집을 찾던 중 길 건너편에 있는 가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과정에서 B씨의 눈을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B씨는 약 1주일의 치료가 필요한 각막 찰과상 등을 입었다.
A씨는 손가락으로 피자집을 가리킬 당시 사람이 지나갈 줄 몰랐고, B씨의 눈 상처도 자연 치유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당시 해당 장소에는 적지 않은 행인들이 오가고 있었다"며 "주변을 잘 살펴 다른 사람이나 물체에 부딪치지 않게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사고 이후 이물감을 느끼거나 3mm 길이의 각막 찰과상을 입었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인 눈을 다쳤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생활비 月 38만원 1인가구, 올해는 '46만원' 들어간다
수정 2022.04.11 11:40입력 2022.04.11 11:40
'가계부 물가' 들여다보니
1년새 상승품목 15개 중 12개
장보기 물가 20% 껑충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4%대로 치솟았다.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1년 사이 일반 주부·직장인 등이 체감하는 ‘가계부 물가’가 20% 가량 뛴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아시아경제가 지난달 ‘서울에 사는 1인가구 김씨의 생활비’와 ‘경기 성남시에 근무하는 직장인 정씨의 용돈 카드’를 분석한 결과, 1년 전 대비 각각 7만6450만원, 6만700원을 더 쓴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두 번 휘발유를 가득 주유하고, 소고기·돼지고기를 포함해 즉석밥, 라면, 참치, 커피믹스, 밀키트 등 장보기를 위주로 소비를 하는 김씨의 가계부 내 상승 품목은 15개 중 12개로, 작년엔 같은 품목을 사는 데 38만3730만원이 들었으나 올해는 46만170원으로 19.92% 올랐다. 김치찌개, 냉면 등 외식비를 중심으로 사용한 정씨의 용돈 가계부에선 모든 품목이 올라 지난해 3월 34만7800원에 해결됐던 것이 올해는 똑같이 먹고도 40만8500원이 들었다. 정씨 가계부의 물가 상승률은 17.45%로 나타났다. ▷관련 기사 5면
작황에 따라 변동하는 일부 신선식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보기 상품, 외식비 등이 상승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올랐다. 이는 2011년 12월(4.2%) 이후 10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국가통계포털(KOSIS) 3월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6.6% 뛰었다. 39개 외식 품목이 모두 오르며 1998년 4월 이후 23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식자재 값과 배달료가 오르며 원가를 끌어올렸고, 경기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외식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내·외부적 추가 상승 요인이 적지 않아 당분간 이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은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측면이 커서 외부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원화가치 불안정 등 많은 원인이 유기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코로나19가 진정되는 추세라 ‘보복 소비’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물가에 악영향을 끼칠 원인도 산재해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수정 "이은해, 고유정과 다르다…공감능력 전혀 없는 사이코 패스로 보여"
수정 2022.04.16 17:04입력 2022.04.11 10:42
"고유정 범죄, 남편에 대한 불만 표현…이은해는 이익 위한 살인"
'계곡 살인'의 용의자 이은해(왼쪽)와 공범 조현수.[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이은해씨에 대해 "전혀 공감능력을 읽을 수 없다"며 "사이코패스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 무섭구나 무섭겠구나. 저 사람을 해코지 하지 말라고 해야 되겠구나' 이런 게 공감 능력인데, (이씨는) 공포조차 잘 공감이 안 된다"며 "검거하고 검사를 해봐야 이제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 나오는 내용만 토대로 봐도 정상적인 범주 내에 정서 경험이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편을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 유기한 고유정과 이은해가 비슷하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이 교수는 "동기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유정씨는 배우자에 대한 일종의 불만 표현 범죄인데, 이씨는 분노나 공포 등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질 않는다"며 "그냥 도구처럼 '저 사람을 빠뜨려 이익을 얻겠다'는 이런 감정이 (보인다). 우리는 이를 도구적 살인이라고 부르는데, (고씨와는) 동기에서 180도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경계성 성격장애라면 이씨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며 "(이씨를)검거해 검사를 해봐야 더 정확히 이해도가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사진은 이 교수가 지난해 5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1년 상반기 성인지·성적 괴롭힘 등 폭력예방 특별교육에서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이 교수는 이씨 사건에서 조직적인 움직임이 포착된다며 그의 주변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해자가 이씨의 남편 윤씨기 때문에 지금껏 수사기관은 이씨에 포커스를 맞춰 수사를 한 것 같다"며 "그런데 드러나는 사실로 봤을 때 사실 이런 류의 남성 대상으로 피해를 입하는 일은 15세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혼자가 아니었다는 점"이라며 "당시부터 아마 가출을 해 동거한 소위 '가출 패밀리' 정도 되는 복수의 남녀 친구들이 있었던 것 같다. 이들이 성인이 된 후 전문 보험사기범으로 변질된 것 같고, 문제는 교통사고와 관련한 흔적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꼭 해외로 도피했다고 볼 수 없는 게 (지금 범죄 가운데) 대부분은 자기 신원으로 (저지른) 범죄가 아니다"라며 "대포차나 대포통장 등 여러 공범들이 서로 아이디를 돌려쓴다거나,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범죄에 가담한 흔적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씨의 남자친구라고 조현수씨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이씨와 조씨가 부부도 아닌 만큼 꼭 둘이 같이 있어야 될 이유도 사실 없다"며 "이런 집단이면 전제 자체를 넓게 해 지인들, 공범들, 과거 공범들도 전부 수사를 해야 행적을 추적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