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에 감염 후 백신 접종, 또는 백신 접종 후 감염으로 '하이브리드 면역'을 가진 사람은 최소 6개월 이상 감염 및 중증화 위험으로부터 강력한 방어력을 갖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 소재 오스왈도 크루즈 재단 연구팀은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의료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19 감염 후 1회 백신을 맞은 사람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19에 다시 걸릴 확률이 45% 적었다. 또 2회 접종을 마친 사람의 경우 65%가 감염으로부터 보호됐고, 중증화 회피 학률은 80% 이상이었다.
스웨덴 연구팀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스웨덴 공중보건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은 재감염 위험이 95% 감소했으며, 여기에 백신 1회를 맞으면 감염 위험이 추가로 약 50% 줄었다. 2차 접종은 이같이 강화된 보호력을 6개월간 안정적으로 가질 수 있게 해줬다.
영국 보건국 연구팀도 2020년 3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수천명의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감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유사한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적이 있는 사람은 1년간 80% 이상의 보호율을 갖고 있으며 1년 후에는 약 70%로 줄었다. 여기에 2회의 백신까지 맞으면 2차 접종 후 최소 6개월간 100%에 가까운 방어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토리아 홀 영국 보건국 감염병 전문가는 "감염이나 백신 모두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방어력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하이브리드 면역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브라질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처럼 코로나19에 감염돼 항체가 형성됐다는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접종을 권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 일부 국가가 코로나19 회복 환자에게 백신 접종을 1회만 권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린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종들이 나타나기 전 연구여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댄 켈리 캘리포니아대 감염병방역학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들은 위의 연구에서 다뤄진 바이러스들과 매우 달라서 백신 후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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