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감독, 차기작도 자본주의와 실패자 이야기
수정 2022.04.06 08:12입력 2022.04.06 01:36
영화 '노인 죽이기 클럽' "움베르토 에코 글에서 영감"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에서 실마리 찾은 듯
"'오징어 게임' 두 번째 시즌, 2024년 말까지 공개 희망"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 콘텐츠 시장을 뒤흔든 황동혁 감독이 차기작으로 영화를 준비한다고 언급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황 감독은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영상콘텐츠 박람회 밉TV(MipTV) 행사에서 "다음 작품은 영화 '노인 죽이기 클럽(Killing Old Men Club)'"이라고 밝혔다. 그는 "움베르토 에코의 글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이미 스물다섯 장 분량의 대본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의 여지가 있을 법한 영화로, '오징어 게임'보다 더 폭력적일 것"이라며 "영화가 나온 다음에 노인들은 숨어다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에코의 유작 에세이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에서 창작의 실마리를 찾은 듯 보인다. 에코가 이탈리아 잡지 '레스프레소'에 수십 년 동안 '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해온 칼럼을 묶어낸 모음집이다. 에코는 젊은 층으로 확산하는 프레카리아트(불안정한 고용·노동 상황에 놓인 비정규직·파견직·실업자·노숙자) 문제를 지적하며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자식 없는 노인부터 제거하자고 제안한다.
"예전에는 평균 예순이면 죽었다. 오늘날엔 아흔까지 산다. 연금과 사회 보조금을 30년이나 더 받아먹는다는 말이다. 알다시피 연금과 사회 보조금은 젊은이들이 지불한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해서 수많은 노인을 먹여 살린다는 뜻이다. (…) 반면에 정작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치고, 그래서 노인들의 연금이나 보조금을 댈 능력이 없다."
황 감독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빚어낸 프레카리아트에서 우리나라의 '88만 원 세대'나 유럽의 '700유로 세대'를 떠올린 듯하다. 알고 보면 '오징어 게임'도 자본주의와 실패자의 이야기다. 황 감독이 TV 뉴스에서 쌍용차 사태를 접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하루아침에 사회 밑바닥을 구르는 현실을 생각하며 대본을 썼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한순간 실패자로 전락할 수 있다. 창작자로서 그런 문제를 내포한 인물을 창조하곤 한다"면서 "그렇게 탄생한 배역이 성기훈(이정재)이다. 실제 경험까지 반영해 불안정하고 힘든 사회를 가리켰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두 번째 시즌은 아직 준비 단계다. 황 감독은 "대본을 쓰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2024년 말까지는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거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만난 일화도 들려줬다. 황 감독은 "미국 영화연구소(AFI) 시상식 오찬에서 만난 스필버그가 '당신 드라마를 사흘 만에 다 봤다. 당신의 뇌를 당장 훔치고 싶다'고 말했다"며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칭찬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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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우즈 "전격 출사표"…"여섯번째 그린 재킷 도전"(종합)
수정 2022.04.06 09:23입력 2022.04.06 09:23
7일 밤 개막 마스터스 출격, 2020년 11월 이후 무려 1년 5개월 만에 PGA투어 등장 "목표는 당연히 우승"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를 앞두고 연습라운드 도중 활짝 웃고 있다. 오거스타(미국)=Getty images/멀티비츠[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침내 필드에 복귀한다.
'명인열전'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두고 6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510야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출전은 2020년 11월 '가을마스터스' 이후 무려 1년 5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자동차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고, 3개월이나 침대에 누워 있다가 휠체어와 목발 등 단계적인 재활과정을 거쳤다.
사실 골프채를 잡았다는 것부터 놀랍다. 우즈는 12월 아들 찰리와 함께 '가족 대항전' PNC챔피언십에서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각자 티 샷한 뒤 좋은 지점에서 다음 샷이 이어지는 '2인1조' 스크램블방식 이벤트지만 첫날 10언더파, 최종일 무려 15언더파 등 몰아치기가 돋보였다. 몇 차례 300야드 이상 장타에 '컴퓨터 아이언 샷', 쇼트게임은 특히 전성기 못지 않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에 앞서 연습라운드 도중 9번홀에서 티 샷을 날리고 있다. 오거스타(미국)=Getty images/멀티비츠우즈가 지난주 일찌감치 오거스타로 이동하면서 빅뉴스로 떠올랐다. 마스터스는 역대 챔프들에게 평생 출전권을 보장하고, 마감 시한이 따로 없다. 저스틴 토머스와 빌리 호셜, 프레드 커플스(이상 미국) 등과 연일 연습라운드를 펼치며 충분히 고민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다소 불편한 걸음걸이였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한 오거스타내셔널을 걸었고, 300야드 이상 장타를 곁들였다.
이 대회는 더욱이 1997년과 2001~2002년 '2연패', 2005년, 2019년 등 5승이나 수확한 '우승 텃밭'이다. 우즈 역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는 자신감을 보탰다. "내 몸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오거스타내셔널은 알다시피 평지가 없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걷기가 힘들다"고 덧붙였다. "나흘동안 4라운드를 완주해야 하는 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각오다.
우즈는 "교통사고 이후 지난 14개월은 한 마디로 '감사함'"이라면서 "고통을 감내했고, 팀이 도왔다"고 회상했다. 동료들은 일제히 우즈를 반기는 분위기다. 연습라운드에 동행한 커플스가 "샷이 아주 강력했다"며 "우승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는 호평을 내놨고, 욘 람(스페인)이 "우즈의 등장으로 우리 모두 '넘버2'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우즈는 7일 밤 11시34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호아킨 니만(칠레)와 함께 대장정에 돌입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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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선, 1분기 세계선박 수주 절반 '싹쓸이'…中 제치고 1위
수정 2022.04.06 15:14입력 2022.04.06 10:14
1분기 세계 수주점유율, 7년 만에 中 제쳐…점유율 50% vs 42%
韓 457만CGT vs 中 386만CGT 수주…점유율은 22년 만에 최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사진제공=삼성중공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이 1분기 세계 선박 중 절반을 수주하며 점유율 50%로 1위에 올랐다. 7년 만에 중국을 따돌린 것은 물론 26년 만에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6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920만 표준환산선톤수(CGT·259척)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41% 감소한 수치다. 이 중 한국은 457만CGT(97척)을 수주해 점유율 약 50%를 기록했다. 중국은 386만CGT(130척)을 수주해 점유율 42%로 2위에 머물렀다. 척수는 중국이 앞섰지만 선종별 난이도를 반영해 공사량을 평가한 표준환산선톤수(CGT) 기준으로는 한국이 1위였다. 올해 수치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데 대해 업계에선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미워졌던 선박 주문이 2020년 말부터 재개된 영향이 크다고 본다.
한국 조선이 1분기 수주에서 중국을 제친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엔 한국 29%, 중국 28%로 격차가 1%p에 불과했는데 이번엔 8%p로 차이를 벌렸다. 세계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한 것은 클락슨리서치가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좁히면 한국은 세계 선박 발주량 323만CGT(88척) 중 164만CGT(35척·51%)를 수주해 중국 136만CGT(46척·42%), 일본 12만CGT(3척·4%)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유지했다.
1분기 선종별 수주현황을 보면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 컨테이너선이 38척이었다. 이 중 한국은 21척(55%)을 수주했다. 14만m³ 이상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 37척 중에선 한국이 26척(70%)을 수주했다. 강세를 보여온 대형선에서 여전히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다. 초대형 유조선(VLCC), S-Max급, A-Max급 유조선은 1분기에 발주가 없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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