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에 관한 ‘오해와 진실’
[아시아경제 이진경 기자] ‘정력’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다양한 ‘속설’들. 자연스럽게 믿고 따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속설을 맹신하는 경우 건강염려증에 걸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정력에 관한 속설들을 살펴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 알몸으로 자면 정력에 좋다?
옷을 입고 자는 것보다 알몸으로 자면 정력에 더 좋다는 속설, 들어보셨나요? 이는 정확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알몸으로 자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진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남성호르몬 분비는 좋아질지 몰라도 위생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요로감염 등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체의 위생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알몸으로 자는 것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소변 줄기가 세면 정력도 세다?
소변 줄기가 세서 요강도 깬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이 속설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남성의 전립선이 비대해질 경우 소변이 나오는 통로인 요도를 압박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변 줄기도 약해지는데요. 이렇게 전립선 비대로 인해 평활근이 수축되면서 충분히 이완되지 못하는 상태다 보니 음경혈관으로 혈액이 들어가는 것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연히 정력도 약해지게 됩니다. 결국 전립선이 건강할수록 소변 줄기도 세지고 이로 인해 정력도 셀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인데요. 만약 정력이 세지고 싶다면 전립선 건강부터 잘 챙기는 것이 먼저일 듯합니다.
■ 마른 사람이 정력이 세다?
체구가 크고 비만인 사람과 마른 사람 중 누가 더 정력이 셀까요? 언뜻 생각하면 덩치가 큰 사람이 정력이 더 셀 것 같은데요. 실제로 살이 찌면 내분비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뇌하수체의 성 자극 호르몬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신장 기능 또한 저하되어 발기부전 등의 성 기능 장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두꺼운 지방층 때문에 피부감각이 둔해지기 때문에 국부 감각만 예민해져 사정시간이 짧아지는 조루증이 많이 나타나므로 과체중보다는 살이 없는 날씬한 사람이 더 정력이 셀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아침에 발기가 잘 되는 사람일수록 정력이 세다?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건강한 남성은 수면 중에도 주기에 따라 3~7회 발기가 된다고 합니다. 마침 그 주기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맞아떨어지게 되면 발기가 된 상태로 깨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상 시간과 주기가 맞아떨어지냐 아니냐에 따라 발기 상태가 복불복일 뿐이지 정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 고혈압 약을 복용하면 정력이 약해진다?
많은 사람들이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한 뒤 성 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부분 일시적이라고 합니다. 높던 혈압이 정상화된 것을 오히려 몸에서는 혈압이 낮아진 것으로 느끼면서 일시적으로 발기부전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것은 고혈압으로 인한 동맥경화 예방 등 성 기능을 약화시키는 질환을 개선하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중요합니다. 만일 고혈압약 복용으로 인한 일시적 성 기능장애가 걱정된다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해당 약물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사정하지 않고 참으면 정력이 센 것이다?
사정을 잘 참는 능력이 정력과 연관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정을 일부러 참는 것은 남성의 정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정액이 적절하게 방출될수록 정자는 더 활발하게 생성된다고 하는데 정력과 사정은 무관하기 때문에 억지로 사정을 참기보다는 건강한 정자 생성을 위해서라도 잘 방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정관수술하면 정력이 감퇴된다?
정력이 감퇴될까봐 정관수술을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잘못된 속설입니다. 정관수술과 정력은 의학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정관수술의 역사는 이미 100년 이상으로 수술 시 통증이나 부작용 또한 거의 없도록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속설처럼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발전하고 자리 잡지 못했을 것입니다. 전문의에 따르면 정관수술은 국소마취하여 거의 통증 없이 10여 분이면 끝나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근육 많이 키운 남성일수록 정력이 세다?
사실입니다. 몸의 근육을 키우는 것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도 지나침은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과도하게 근육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당한 강도와 빈도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오징어가 정력에 좋다?
이 이야기는 아직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오징어, 갑오징어, 뱀장어 등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피로를 해소하고 성 기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정력 증진 여부는 검증되지 않았지만 평소 피로감으로 힘들었다면 오징어 섭취를 통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대머리는 정력이 좋다?
대머리는 왕성한 남성호르몬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정력이 더 세다는 오해를 많이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실제로 탈모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 자체가 아닌 그 대사물인 DHT(디하이드테스토스테론)라는 호르몬과 이 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적 특징 때문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모는 남성호르몬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의 많고 적음과 연관성이 없으며 성기능과도 큰 관계성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굴을 먹으면 정력이 좋아진다?
굴이 정력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죠? 정말 굴이 남성 정력 증가에 도움을 줄까요? 굴에는 남성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주는 아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족한 아연을 섭취하기에 좋은 식품이지만 어떤 음식이든지 적당히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 아연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한다면 만족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과다 분비되어 오히려 성적충동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정력 향상을 위해 굴을 과도하게 섭취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적당량을 먹는 것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합니다.
■ 자라탕, 사철탕, 삼계탕 등의 보양식을 먹는 것이 정력에 좋다?
이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오히려 고단백 고칼로리의 보양 음식을 과도하게 즐겨 섭취할 경우 성인병을 불러일으켜 발기부전을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보양식은 아니지만, 평소 발기부전 치료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음식은 따로 있는데요. 바로 부추, 생강, 검은깨, 마늘입니다. 여러 음식에 곁들여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한다면 정력과 성 기능 건강 회복에 좋습니다.
■ 보양식보다 마늘이 정력에 더 좋다?
마늘에는 혈관 벽을 탄력성 있게 도와주는 산화질소를 만드는데 필요한 효소의 생산을 촉진하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검증되지 않은 동물로 만든 보양식보다는 혈액순환 개선과 남성 정력 증진에 더 이로운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소량의 마늘이라도 지속적으로 곁들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 교도소에서 콩밥을 주는 이유는 콩이 정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콩밥을 자주 먹으면 정력이 떨어질까요? 사실이 아닙니다. 콩에는 혈관 벽의 탄력성 유지를 돕는 산화질소의 직접적인 원료인 아르기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에 좋은 단백질 성분도 풍부하여 저하된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입니다. 그러므로 남성의 활력 회복과 발기 부전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위행위를 자주하면 정력이 감퇴된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 자위행위가 남성의 정력과 성 기능, 발기부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데요. 물론 지나치게 잦은 자위행위는 성적인 자극을 지속적으로 불러와 일반적인 성적 자극에 무뎌지게 만들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성생활과 성 기능을 위해서는 지나친 자위행위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장어 꼬리, 정력에 좋은 음식일까?
정력에 관한 여러 음식 중 단연 장어 꼬리가 좋다는 속설은 너무나도 유명한데요. 이는 전혀 검증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 장어는 몸이 잘려도 꼬리는 움직이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며 장어 한 마리당 꼬리는 한 토막 정도로 매우 귀하기 때문에 이런 꼬리를 먹으면 몸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환상이 생기면서 속설이 등장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 장어의 꼬리와 몸통은 영양소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몸통이 꼬리보다 단백질과 비타민A가 풍부하기 때문에 그냥 자신이 선호하는 부위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숙주는 정력에 좋지 않다?
숙주에 풍부한 이소플라본 성분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하여 남성의 정력을 해칠 수 있다고 믿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잘못된 속설입니다. 이소플라본 성분은 체내 중성 지방의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남녀노소 모두 지속적으로 섭취한다면 체내 혈관 건강 개선과 남성의 정력 및 활력 증진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숙주는 찬 성질의 음식이기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섭취하면 기력을 회복하는 데 좋다고 합니다.
이진경 기자 leeje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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