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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물류센터 화재, 원인 규명 속도…순직 소방관 추모 이어져

수정 2021.06.20 08:11입력 2021.06.20 08:11

지하 2층 콘센트 불꽃, 전기적 요인 추정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 하남마루공원 마련
21일 오전 영결식…경기도청장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가 19일 오후 경기도 하남시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경기 이천시 소재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 만에 진압되면서 화재 원인 규명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진화 과정에서 희생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52)에 대한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20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전날 낮 12시 25분께 초진됐다. 화재 당일인 17일 발령됐던 대응 2단계도 1단계로 낮춰졌다. 현재로선 연소 확대 우려는 없는 상태다.


소방당국은 건물에 대한 안전진담 검사 등을 통해 붕괴 위험이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김 대장에 대한 수색을 재개해 전날 낮 12시12분께 건물 지하 2층에서 김 대장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김 대장은 화재 발생 6시간만인 오전 11시20분께 팀원 4명과 함께 인명검색을 위해 지하 2층으로 진입했다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 대장은 후배 소방관들이 먼저 탈출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돕다가 적재물이 무너져 내려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장의 빈소는 경기 하남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헌신적인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김 대장에 대한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순직 소식을 듣고 "다른 소방대원들의 안전부터 먼저 챙기며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벌인 구조대장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 기다렸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용기와 헌신을 반드시 기억하고 전하겠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김 대장의 빈소에는 일반 시민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장은 1계급 특진과 함께 녹조근정훈장이 추서됐고, 국립묘지 안장 및 국가유공자 지정이 추진된다. 김 대장에 대한 영결식은 21일 오전 9시 광주시민체육관에서 경기도청장으로 엄수된다.


화재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당국은 전기적 요인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지하 2층 물품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서 불꽃이 위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번 화재는 17일 오전 5시36분께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2만7178.58㎡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분만에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장비 60여대와 인력 150여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 19분께 큰 불길이 잡혔다가 오전 11시50분께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아 건물 전체로 확산됐다. 내부에 종이 박스, 스티커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았던 것이 재확산 원인으로 꼽혔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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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가 선물한 탁상시계, 알고보니 몰카였다" 불법촬영 범죄…막을 수 없나
수정 2021.06.20 14:35입력 2021.06.20 14:02

최근 10년간 불법촬영 범죄 47420건
시계·액자·볼펜 등 위장형 카메라가 범죄에 악용되기도
불법촬영 근절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
전문가 "불법촬영 가해자 엄벌해야…유통시장을 막는 것이 근본적 대책"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직장 상사가 선물한 탁상시계가 알고 보니 불법 촬영 카메라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한국의 디지털성범죄' 보고서에서 고발한 피해자의 사연 중 일부 내용이다.


피해자가 탁상시계의 카메라 기능을 알아채기까지 걸린 기간은 한 달. 그동안 가해자인 상사는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피해자가 촬영된 영상을 봤다.


불법촬영에 대한 여성들의 공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소형화 및 변형된 카메라를 이용한 불법촬영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같은 위장형 카메라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불법촬영 범죄는 총 47420건 발생했다. ▲2011년 1523건 2012년 2400건이었던 불법촬영 범죄는 2013년 이후 매년 4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2019년에는 5762건으로 2010년(1134건) 대비 약 5배 가량 늘었다.


늘어나는 범죄에 비해 처벌 수위는 낮다는 지적이 있다. HRW의 한국의 디지털성범죄 보고서는 불법촬영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낮다고 비판한다.


보고서는 지난 2019년 불법촬영 및 불법촬영물 제작·유포 사건에 대한 불기소 처분율은 43.5%인 반면 같은 기간 살인, 강도 사건의 불기소 처분율은 각각 27.7%, 19.0%로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범행수법은 더 교묘해지고 있다. 16일 경기 용인시에서는 발가락 사이에 초소형 카메라를 끼워 여성의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엄지와 두 번째 발가락 사이에 2㎝ 크기의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하고 치마를 입은 여성들의 다리 사이로 다리를 뻗어 불법 촬영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모텔에서 발견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은 유화의 울퉁불퉁한 질감을 활용해 카메라 렌즈를 교묘하게 숨긴 위장형 카메라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위장형 카메라는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에서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는다. 대학원생 박모 씨(29)는 "밖에서 화장실 가기가 두렵다. 나사, 경첩 모양으로 변형된 카메라가 많아 어디선가 나도 모르게 찍히고 있을 것만 같다"며 "여성 화장실 칸 안에 들어가면 벽에 뚫린 구멍을 모두 휴지로 틀어 막아 놨다. 여성들이 불법촬영에 극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직장인 구모 씨(25)도 "불법촬영 범죄 기사를 볼 때마다 늘 분노가 치솟는다"며 "그 피사체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카메라 탐지 앱도 찾아본 적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백화점에 갔다가 화장실 문에 달린 나사 모양이 의심스러워서 확인해보기도 했다"며 "왜 불법촬영 방지책이 빨리 마련되지 않느냐"고 분노했다.


그동안 불법촬영을 근절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7년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변형 카메라 규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발표된 22개의 개선 과제 중에는 '변형카메라 수입·판매업 등록제 도입 및 이력정보시스템 구축 방안'이 포함됐다.


지난 2017년 9월28일 서울지방경찰청이 위장형 카메라를 불법 유통한 일당으로부터 압수된 물품들이 전시돼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불법촬영에 악용되기 쉬운 변형 카메라의 수입, 판매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변형 카메라는 이미 의료용, 산업용, 방송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판매 금지를 시키기보단 구매실명제 혹은 판매등록제를 통해 이를 철저한 관리 감독 하에 두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입법해야 할 국회가 손을 놓으면서 변형 카메라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2015년 9월과 2017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국회에서는 변형 카메라법 발의됐다. 1년 후인 지난 2018년 8월에도 발의된 바 있으나 현재 이 법안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계류 중이다.


전문가는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변형 카메라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최종술 동의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변형 카메라의 사용 범위가 넓으므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구체적인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형 카메라법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는 시장이 대규모로 형성돼있다"며 "이 시장을 죽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몰카 범죄 증가 원인을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 교수는 "그동안 불법촬영에 대한 문제 인식이 부족해 이에 대한 처벌이 미약했다"며 "처벌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현주 인턴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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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미쳤다"…집에 굶주린 미국인들 "흉가라도 땡큐"
수정 2021.06.20 14:38입력 2021.06.20 14:29
미국에서 주택 매물로 나온 흉가의 내부 모습. 사진=CNN 캡처

[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미국에서 '지옥에서 온 집'이라고 불릴 정도의 흉가가 약 60만달러(한와 약 6억8천만원)에 매물로 나와 현지 주택 시장이 들끓고 있다.


18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은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부동산 중개업체 팰컨프로퍼티컴퍼니가 '호러 하우스'나 다름없는 집 한 채를 주택 시장에 시험 삼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의 주택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집값이 치솟으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매물로 나온 집에는 2019년까지 10년 동안 한 세입자가 거주했다. 그러나 그는 집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 되면서 분풀이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집안 곳곳은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 낙서로 얼룩져 있다. 또 전기가 끊기면서 썩은 고기로 가득 차 있던 지하실 냉동고에서는 심각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고, 죽은 동물의 뼈가 발견되기도 했다. 현재 이 집에는 마스크 없이 들어가기도 어려울 만큼의 악취가 진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본래의 집 주인은 작년 2월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면서 집이 압류될 위기에 처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압류가 유예된 이후 집을 수리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한 후, 결국 중개업체에 의뢰해 흉가가 된 주택을 그대로 부동산 시장에 내놓았다. 부동산 매매사이트 레드핀 측은 이 집을 "모든 집 주인의 악몽"이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이 '흉가'는 매물로 올라온 뒤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투자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이 집 주변의 주택 시세가 대체로 75만~80만달러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가, 주택의 뼈대가 튼튼하고 경치가 좋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집을 수리한 다음 더 높은 가격에 되팔려는 매수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개업체에 따르면 집을 보지도 않고 현찰로 62만달러를 주고 사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난 상태다. 하지만 중개업체 측은 "직접 와서 냄새를 맡아봐야만 한다"고 강조하며 직접 살펴보지 않는 투자 제안은 거절하겠다고 밝혔다.


현지의 경제 매체 마켓 인사이더는 "이런 현상이 미국 전역의 주택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투자자들이 어떤 종류의 주택에도 굶주려 있다. 심지어 흉가조차도 횡재로 여겨지는 상태다"라고 설명하며 "천정부지로 치솟은 주택 수요,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때문에 매수자들이 집을 둘러보는 것마저 건너뛰고 현찰로 집을 사려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권서영 인턴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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