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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남자 왜 벗고 다니지" 길거리 '노출男' 시민들 불안

수정 2021.05.11 11:05입력 2021.05.11 10:48

늦은 밤 속옷·양말만 입고 달려들어
편의점서 신체부위 보여준 뒤 상습 추행하기도
전문가 "성적수치심 주는 행위…처벌 입법 필요"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는 등 여성을 위협하는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밤늦은 시각 속옷 차림으로 거리를 뛰어다니며 달려드는가 하면, 여성 속옷을 입은 남성이 편의점에 상습 출몰해 특정 신체 부위를 노출하는 등 아르바이트생을 추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는 물리적 가해가 아니더라도 성적수치심과 위협감을 주는 행위를 처벌할 입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1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여대생 밀집 주거지역에서 속옷, 양말만 착용한 남성 A씨가 모르는 여성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위협을 가한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께 노원구 공릉동 태릉입구역 인근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피해자는 킥보드를 타고 있어 A씨를 피할 수 있었고, 이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엔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가해자 검거에 나서지 않았으나, 심각성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 및 단속 강화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한 남성이 상습적으로 여성 속옷을 입고 편의점에 출몰, 신체 일부를 노출하는 등 알바생을 추행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성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약 3개월간 동대문구의 한 편의점에 출몰했다. 이때 B씨는 여성 속옷과 짧은 치마, 스타킹 등을 입고 겉옷으로 가린 채 편의점을 방문했으며, 다른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특정 신체 부위를 알바생에게 노출하고 다가가는 등의 행위를 했다.


B씨의 범행은 일주일 2~3회, 새벽 3~6시에 주로 이뤄졌고, 같은 수법으로 알바생에게 30여 차례 신체 노출을 했다. 경찰은 B씨를 잡기 위해 3일간 잠복수사를 한 결과 지난해 3월11일 B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이었던 아르바이트생은 장기간 피해를 입었음에도 B씨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할 엄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피해 사실을 점주에게 알렸고, 점주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를 할 수 있었다.


또 지난 3월에는 부산 수영구의 한 카페에서 남성이 엉덩이가 다 보이는 T팬티를 입고 커피를 주문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성이 짧은 하의를 입고 공공장소에 나타난 사건은 지난 2019년 충북 충주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지난 3월 부산 수영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한 남성이 짧은 하의를 입고 커피를 주문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사진제공= 부산경찰청

남성의 '노출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모르는 남성이 옷 벗고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공포스러워서 최근엔 밤에 집밖에 나가지도 않는다"라며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이런 범죄에 대해서도 제발 강하게 처벌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30대 여성 이 모 씨 역시 "다 벗은 것도 아닌데 '이게 왜 범죄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낮에 이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보는 사람들은 수치스럽고 모욕감이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는 성적수치심과 위협감을 주는 행위를 처벌할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는 "현행법상 공공장소에서 신체를 과하게 노출하는 행위에 대해 공연음란죄를 적용할 순 있지만, 강제추행죄를 적용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벌어진 범죄는 타인에게 성적수치심을 주고 위협감을 조장하려는 고의성이 다분해 보인다"라며 "물리적 위협이 아닌 노출 등으로 인해 성적수치심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입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33년 미제 해결했지만, 감옥은 못 보낸 美 살인사건
수정 2021.05.11 02:00입력 2021.05.11 02:00
지난 1988년 미 애리조나주에서 발생한 10대 여성 살인 사건의 범행을 자백한 셸리 하몬./사진제공=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미국에서 33년간 미제로 남았던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지만, 감옥에는 보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살인 혐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검찰이 범인과 협상해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줄이는 유죄협상제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유죄협상제는 미국과 일부 유럽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AP통신은 미국 법원이 지난 1988년 애리조나주에서 발생한 10대 여성 살인 사건을 자백한 셸리 하몬(50)에게 징역형을 선고하지 않고 귀가를 허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몬은 검찰과의 협상 초반엔 범행을 부인하다가 지난 3월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하몬은 사건 당시 19살이었던 룸메이트 파멀라 피츠와 월세지급, 예금인출 등 금전적인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그러다 피츠를 바닥에 쓰러뜨린 뒤 여러 차례 폭행했으며, 피츠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시신을 불태웠다.


시신을 어떻게 불태우게 됐는지 등에 관해서는 검찰과의 협의에 따라 비밀에 부쳐졌다.


당시 피해자의 시신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부검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워 치아 배열을 통해 신원을 파악했다.


경찰은 하몬이 사건 발생 이후 부친과 통화에서 "엄청난 순간이 있었다"고 말한 점을 근거로 수사를 포기하지 않고 추궁을 이어갔다.


그러나 하몬이 살인했다는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검찰은 결국 협상을 제안했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미제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몬은 현재 네바다주 카슨시티 외곽에 정착했으며 결혼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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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물리적 한계' 넘어선 삼성…반도체 기술 리더십 확보
수정 2021.05.11 11:32입력 2021.05.11 11:32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메모리 반도체 최강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의 D램 메모리 기술을 개발한 것은 기존 인터페이스 기반 D램의 물리적 한계를 깼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한 메모리 기술을 삼성전자가 개발하면서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한 것이다.

세계 최초 CXL 기반 D램 왜 나왔나

CXL 기반 D램은 용량의 대폭 확대와 컴퓨팅 시스템 성능 향상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개발됐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활용하는 응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은 늘어나는데 기존 DDR 인터페이스로는 시스템에 넣을 수 있는 D램 용량이 제한적이어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다. 현재 일반적인 엔터프라이즈 서버에는 중앙처리장치(CPU)당 D램 모듈을 최대 16개까지만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이상은 물리적으로 탑재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 CPU와 가속기 간에 데이터 처리 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지면서 인터페이스에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은 2019년 CPU와 가속기의 성능 개선을 위한 개방형 인터커넥트 기술을 연구하는 ‘CXL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여기에는 인텔과 AMD 등 CPU업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업계, 엔비디아 등 GPU업계와 HP·델·IBM·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서버업계, 마이크로소프트 등 소프트웨어업계가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컴퓨팅 시스템에는 CPU를 중심으로 여러 인터페이스가 사용되고 유사 인터페이스에 대한 논의가 그동안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CXL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글로벌기업, ‘초대용량 D램’ 상용화 협력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CXL D램 메모리 기술이 제때 상용화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CXL 인터페이스가 이르면 올해 말부터 출시될 CPU에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데이터센터 구축, 확대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초대용량 D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I/O 기술과 표준 총괄인 데벤드라 다스 샤르마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에 대한 수요와 워크로드 증가를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시스템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CXL 메모리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에서 메모리의 사용이 한 단계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CXL을 중심으로 강력한 메모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CXL 기반 D램 메모리 모듈. (사진제공=삼성전자)

AMD 서버 사업부의 댄 맥나마라 수석 부사장도 "CXL과 같은 차세대 메모리 개발은 이러한 성능 향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첨단 인터커넥트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메모리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삼성

메모리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며 ‘초격차’ 전략을 펼쳐온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차세대 표준을 주도하는 제품과 기술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글로벌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효율적인 데이터센터 개발과 운영에 필요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표준을 정립하는 기구 ‘OCP’의 규격을 만족하는 데이터센터 전용 고성능·저전력 SSD PM9A3 E1.S를 양산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을 개발하기도 했다. 슈퍼컴퓨터, AI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HBM 메모리 반도체에 AI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성능과 시스템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이 외에도 지난 3월에는 업계 최초로 HKMG 공정을 적용한 업계 최대 용량의 512GB DDR5 메모리 모듈을 개발했고 한 달 뒤인 지난달에는 SAS-4 표준을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인 PM1653을 출시하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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