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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 드라마 미리 색출" 리스트 등장…이어지는 여진

수정 2021.03.27 14:35입력 2021.03.27 14:35
'역사 왜곡' 논란으로 2회만에 방송을 중단한 조선구마사./ 사진 = SBS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SBS 드라마 '조선 구마사'가 결국 2회 만에 방송을 중단했다. 국민청원과 광고주 불매운동 등으로 시청자들이 직접 문제 드라마를 미디어에서 몰아낸 결과다. 이후 뿔난 대중들 사이에서 '제2의 조선 구마사'를 미리 색출하자는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좋은 선례'라는 반응과 '과도한 여론몰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26일 SBS는 공식 입장을 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조선 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키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SBS는 이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며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태다.


'조선구마사'는 환각에 휩싸인 태종이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장면 등을 방영해 대중의 항의를 받았다. /사진 = SBS '조선구마사' 방송화면 캡처

지난 22일 첫 방영을 시작한 '조선 구마사'는 첫 회부터 중국풍 인테리어와 월병, 피단, 만두 등 중국 음식을 사용해 '동북공정' 논란을 낳았다. 제작진은 드라마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며 창작에 의한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비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더욱이 중국 텐센트 계열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WeTV에서 '조선 구마사'를 북한 건국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로 소개한 사실, 추후 방송분에는 조선 건국을 악령과의 거래를 통해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 등이 드러나며 시청자의 반감은 커졌다.


급기야 시청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반감을 표출했고, 광고주와 협찬사 불매 움직임을 벌이며 직접 압박했다.


결국 모든 광고주에게 '손절'당하고 폐지 수순을 밟게 된 '조선 구마사'는 대중적인 반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첫 불명예 사례가 됐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선 구마사' 다음 타깃"이라며 방영예정 드라마의 역사 왜곡을 우려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번 사건으로 대중들의 관심사는 '제2의 조선 구마사를 미리 색출해 예방하자'라는 방향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조선 구마사 다음으로 금융치료('자본을 이용해 판세를 뒤집는 행위'를 뜻하는 신조어)가 필요할 것 같은 드라마", "조선 구마사 다음 타깃" 등의 제목으로 방송 예정 드라마 몇몇이 거론됐다.


거세진 시청자의 비판 목소리는 이미 종영한 드라마에까지 미쳤다. 지난달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는 조선 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의 전작이다. 방영 당시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었지만 높은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러나 '조선 구마사' 방송 중단 사태 이후 뿔난 대중들의 타깃이 '철인왕후'에도 미치면서 티빙, 네이버 시리즈 온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은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철인왕후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신혜선이 광고 모델을 맡은 마스크의 제조사 '위머스트엠'은 일부 누리꾼들의 질타를 받고 1100만 장의 마스크 생산을 보류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조선 구마사' 사태로 인해 광고주 압박을 학습한 소비자에게, 콘텐츠 존폐 결정권이라는 새로운 힘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야금야금 미디어를 잠식해오던 중국 자본에 대해 지속적인 반발을 가져왔던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시작하면서 제작사와 방송사, 광고주들까지 긴장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조선 구마사' 폐지는 시청자가 미디어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선례다", "이제 '조선 구마사'로 동북공정 하는 중국인들에게 역사 왜곡으로 2회 만에 폐지된 드라마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사 왜곡' 논란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광고주를 압박해 직접 '조선구마사'의 폐지를 이끌어내자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반면 또 다른 측면에서는 '조선 구마사' 사태 이후 대중의 민감도가 한층 증가하면서 지나친 여론몰이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4일 음식 평론가 황교익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타지면 판타지로 보고 말지 뭔 역사 타령인가"라며 "판타지 드라마 보고 흥분하지 말고 엉터리 조선궁중음식무형문화재나 바로잡자고 외치세요, 국뽕여러분"이라고 비판했다.


또 누리꾼들 사이에서 방영 시작 전부터 역사 왜곡이 우려된다며 논란되고 있는 '설강화'의 제작사는 "현재 이어지고 있는 역사 왜곡 논란은 억측에 불과하다"라며 "공개되지 않은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주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룸살롱 갈 때 목표는 딱 하나"…유명 카드 회사 사장, 회의서 부적절 발언 논란
수정 2021.03.27 17:04입력 2021.03.27 14:59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한 유명 카드 회사의 사장이 임원들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26일 KBS는 국내 유명 카드 회사 사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하며 "(사장이) 공식 회의 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회의를 하며 "아무리 예쁜 여자여도 하루 즐겁게 놀진 모르겠지만, 이 여자하고 평생 간다고 했을 때 너 그런 여자랑 평생 살겠냐, 안 살지"라면서 "무슨 이야기냐면 카드를 고르는 일이라는 것은 '애인'이 아니라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라는 발언을 했다.


"여자를 구할 때, 예를 들어 룸살롱에 가거나 어디 갈 때 목표는 딱 하나"라거나 "예쁜 여자는 단가가 있다. 오늘 갔을 때 옆에 앉으면 20만 원 얼마, 시간당 얼마 이렇게 차지(charge)가 정확하다"라는 등의 발언도 포함됐다.

이 자리는 인사, 마케팅, 사업 지원 분야 등 최소 15명의 임원과 부장이 모인 회의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성 부서장은 없었다.


사장은 "룸살롱 미안하다 이거는"이라며 곧 사과했지만, 사장이 평소에도 문제가 될만한 발언을 일삼았다는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카드 회사 직원은 인터뷰를 통해 "전화해서 쌍욕하고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면대면으로 욕하고 협박하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녹취록에는 "저 xx 들이. 너희 죽여버릴 거야 아주" 등의 발언을 하며 욕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카드사 내부에서 '막말 논란'과 '직장 내 갑질' 등이 문제가 되자, 사장은 "오해받을 수 있는 발언과 단어를 언급해 송구스럽다"라고 사과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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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세포 기술로 1500억 '잭팟'…일석삼조 거두는 과학자들[과학을 읽다]
수정 2021.03.27 09:30입력 2021.03.27 09:15
자료사진. 기사와 관련이 없음.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젊은 과학자가 획기적인 과학 기술을 발명해 인류에게 큰 영향을 준다. 덕분에 명성과 함께 엄청난 액수의 돈을 버는 등 인생의 '잭팟'을 터뜨린다.”


과학기술이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기 시작한 후 새롭게 정착된 입신양명(立身楊名)의 길입니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주인공인 작품들이 많이 나옵니다. 최근 인기를 끈 조승우 주연의 '시지프스'(사진) 같은 것이 대표적 사례죠. 주인공은 타임머신 기술을 발명해 국민적 스타가 됨과 동시에 천문학적 부를 쌓아 으리으리한 저택에 살고 슈퍼카를 탑니다. 사람들은 열광하며 너도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도 종종 이같은 '인생 잭팟'이 터집니다.


최근 조혈줄기세포로부터 암 치유 효과가 뛰어난 자가면역체인 NK(Natural Killer) 세포를 분화해 대량 증식하는 기술을 개발한 최인표(아래 사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연구센터 박사팀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NK 세포는 인체 혈액 면역 세포의 약 10%를 차지하는 면역 세포입니다. 다른 자극을 주지 않아도 암세포를 최전선에서 바로 살해하는 대표적 항암면역세포입니다. 암 환자에게 투여하면 자체 증식없이 암세포를 공격한 후 서서히 소멸해 자가 증식으로 부작용있는 다른 면역세포치료제 T세포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타인에게 투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덕분에 치료비용도 줄고 효과도 우수합니다. 최 박사팀은 서울아산병원 이규형 교수팀과 공동으로 난치성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실시했는데, 환자 생존율이 40%로 대조군에 비해 3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난치성 백혈병, 폐암 등의 면역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며 향후 폐암 등 고형암(특정 장기에 생기는 암) 치료에도 적용이 기대됩니다.

문제는 NK세포의 대량 생산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배양 방식으로는 양산이 어려웠죠. 이에 바이오업계에선 NK세포 양산을 위한 기술 연구에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최근엔 GC녹십자랩셀이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생물 반응기)를 활용한 대량 배양을 통해 NK세포의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발견했다며 특허를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생명연의 연구 결과로 이같은 '대박 기술'이 나오자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생공연은 최근 일시금(정액 기술료) 95억원을 받고 추가로 판매 금액에 따라 1450억원을 더 받기로 하고 이 기술을 민간업체에 팔았습니다. 총 1545억원의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NK 세포 양산 기술은 올해 내 상업용 임상 시험을 거쳐 실용화되며, 암환자들은 효과 좋고 값싼 치료제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는 공공 투자의 결실이라 최 박사팀이 독차지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면역치료제(CiM) 융합연구단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생명연 기관 고유사업 등을 통해 장기간 안정적 지원을 받아 이루어낸 연구 성과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수익은 국고로 환수되고 최 박사팀은 인센티브만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떻습니까. 최 박사팀은 암 극복이라는 인류의 오랜 난제에 해결의 단초를 제공했고, 막대한 국부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명성과 함께 나름 두둑한 인센티브도 챙겼겠죠. 일석삼조(一石三鳥)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자를 꿈꾸며 가져 왔던 포부를 달성한 그들, 멋지고 자랑스럽지 않나요?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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