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 "한반도 정세, 완만하게 U턴하고 있다"
"정권재창출에 저를 던져야 한다면 하겠다" 대권 시사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18일 KBS 뉴스9에 출연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치료제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KBS화면 캡처>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8일 거듭 밝히면서 "북한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곧 대한민국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후변화와 결핵, 말라리아, 간염, 조류독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을 언급하며 "하늘과 바다와 땅이 연결돼 있는 한반도의 특수한 상황들에 잘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을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만드는 것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대북 코로나 방역 지원 의사를 거듭 표시해왔으나 북측으로부터는 뚜렷한 반응이 없는 상태다. 다만 북한이 내년 1월로 예고된 제8차 당대회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기점으로 변화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이 장관은 내다봤다.
그는 "지금 (북한으로부터의) 직접적인 반응은 없다"면서 "(현재로서) 우리는 우리의 의사를 발신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우리의 의사는 분명히 확인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1월 이후에는 그런 가능성들이 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이 장관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끝났고 내년 1월 북한의 제8차 당대회,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등을 기점으로 해서 (한반도) 정세는 좀 풀어지는 방향으로 전체적으로 이렇게 유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 굉장히 완만하고 느리지만 전체적으로는 유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한반도 정세가 변화의 변곡점에 진입했다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장관은 한국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의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요 한반도 정책 책임자가 인선되고 정책이 정리될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면서도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바이든 정부와 정책적 조율 과정들을 거친다면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단단하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우리는 가동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북한도 조금 더 유연하게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못지않게 혹은 그보다 더 좋은 한반도 평화의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 임기내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 장관은 " 장담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바이든 대통령이 한 자리에 모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꿈을 가지고 우리가 국민들의 마음도 모으고 또 남·북·미의 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그런 노력을 함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이 장관은 향후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제가 할 일은 남북관계를 푸는 것"이라면서도 대권 행보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내년은 정권 재창출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시점이고, 정당 정치인 출신으로서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또 그런 대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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