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폐기물 대란과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
편집자주전세계가 환경오염에 신음하고 있다.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약 4억5000만t. 오는 2050년에는 무려 12억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바다에 떠다니는 폐플라스틱과 어류의 비율은 1:5다. 이대로 변화가 없다면 2050년에는 1:1에 달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분석도 있다.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처리 문제는 국제사회의 골칫거리다. 지난해 3월 미국 CNN에 보도됐던 '의성 쓰레기산'은 정부에서 연내 처리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의 쓰레기 수입 금지와 불법 폐기물 수출이 필리핀 당국에 적발돼 국내도 '폐기물 대란'이 심각한 상태임이 드러났다. 급증하는 폐기물 전체를 소각, 매립을 통해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이미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폐기물 대란 해결과 자원순환사회 실현에 필요한 국내 시멘트산업의 역할을 조명한다.
주변의 자연 경관과 멋지게 조화를 이룬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모습. [사진=한일시멘트]③시멘트 유해성 논란은 이제 그만…자원순환사회로 나아가야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플라스틱 폐기물의 분해기간은 무려 500년이 넘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유발한 언택트는 플라스틱 1회 용기 사용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미래세대는 플라스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환경 정화를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환경오염의 위협은 이제 일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폐기물 대란 해결 방법이 '시멘트 산업'에 있음을 이미 유럽, 일본 등의 사례에서 확인한 바 있다. 시멘트 제조시 90%를 차지하는 천연원료인 석회석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외에 부원료인 철광석, 점토, 규석 등을 슬래그, 석탄재, 오니류, 폐주물사(모래 거푸집)로 대체하고, 연료인 유연탄은 폐타이어, 폐플라스틱을 순환자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
이러한 순환자원 재활용은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환경문제 해결도 가능한 친환경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럽, 일본과 처지가 다르다. 지나친 오해와 불신에서 비롯된 '쓰레기 시멘트' 프레임에 발이 묶인 유해성 논란 때문이다.
지난 2007년 한 환경운동가가 시멘트 벽돌을 넣은 수조 안에 금붕어를 넣는 실험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넣은지 얼마 안돼 금붕어 피부가 벗겨지면서 폐사하자 환경운동가는 이를 쓰레기시멘트의 중금속(6가 크롬) 유해성 때문에 일어난 결과라고 주장했다.
많은 언론에서 이를 보도하면서 국내 시멘트 업계는 여론의 무지막지한 폭격을 맞아야 했다. 그러나 보도된 내용들은 사실과 달랐다. 시멘트 콘크리트 분야 학계, 전문가들이 오해를 바로 잡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결과는 바로 pH(수소이온농도지수)때문이었다. 즉, 시멘트벽돌이 알칼리성(염기성)이기 때문에 수조 속 금붕어는 피부 자극으로 폐사한 것이다.
이는 건설현장에서 장갑 등 보호장비 착용 없이 시멘트를 만진 인부의 피부가 벗겨지는 현상과 동일한 것이다. 시멘트는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 콘크리트 건축 구조물 내부에 철근이 녹이 슬면 건축물의 균열을 일으켜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철근 겉을 감싸는 콘크리트는 강한 알칼리성 이어야만 하는 것이다.
금붕어 실험은 국산 시멘트 제품이 쓰레기가 아니라 오히려 우수함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환경운동가는 쓰레기를 혼합해 만든 시멘트라고 주장하면서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몰아 넣었고, 방송에서는 사실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치지도 않고 유해성에 대해 보도하면서 논란을 부추긴 것이다.
'쓰레기 시멘트'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당시 환경부는 3개월간 정부, 전문가, 시멘트공장 지역주민, 환경단체, 시멘트업계 인사 23명이 참여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다. 합리적인 시험방법으로 시멘트 중금속을 정밀분석,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써 순환자원 재활용 시멘트의 안전함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논란을 해소시켰다.
한국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유해성 논란은 2008년에 이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증명돼 종식된 사안"이라면서 "그러나 민관협의회에 참여했던 환경운동가는 자신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오자 인정할 수 없다고 탈퇴한 뒤 지금까지 시멘트 업계를 비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멘트의 유해성에 대한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란은 폐기물대란 해결도, 자원순환사회를 실현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 폐기물을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으로 재활용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예방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시멘트 소성로(킬른, 생산설비)를 통해 폐기물을 처리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강태진 서울대 교수는 "유럽에서는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한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환경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시멘트산업을 이용해 환경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과 기후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현재 우리가 활용가능한 인프라 중 하나가 시멘트 생산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유해성 논란이 제기된지 15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 확인했고, 중국도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만 소모적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원순환사회로 가는 길에 스스로 장애물을 놓는 것일까.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시멘트산업을 자원순환사회 실현에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강력한 의지와 정책을 통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시멘트 업계도 국민들이 과장된 시멘트 유해성 논란에 더 이상 휩쓸리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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