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코로나19 책임공방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
美 공화당 중심으로 中 코로나19 책임론 더 커져
"도박에 대한 대가 치렀다" 환구시보 편집장, 트윗글 삭제
中, 美 정치권 여론에 전전긍긍할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것을 두고 중국이 긴장했다.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은 미·중 관계에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마저 감염되면서,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전세계에 확산된 책임 문제를 두고서 지난 수개월 간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중국이 초기에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해 전세계가 곤경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입원을 위해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에 도착해
전용헬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중국 책임론에 대해 중국은 그동안 미국의 제대로 대응 못해 화를 키웠다는 미국 책임론으로 반박해왔다. 중국과 가까운 많은 나라에서 앞서 코로나19가 발생했지만, 그 피해가 크지 않은 것은 미국과 비교해 대응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잘 대응 했으면 이런 문제는 없었다',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다' 식의 공방전 양상이었던 미·중 간 코로나19 책임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병을 계기로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CNN방송은 중국은 그동안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은 이런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초 중국 측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을 접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업보라는 식의 발언을 쏟아냈다.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을 주장했다거나, 미·중 관계를 악화시킨 것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원죄가 있다는 식이다. 특히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을 두고 '중국 국경절에 맞춘 선물'이라는 말까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도박에 대한 대가 치른 것" 환구시보 편집장 트윗 삭제
또한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불리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이 코로나19를 가볍게 여긴 도박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며 "대통령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은 미국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는 글을 게재했다.
하지만 후 편집장은 곧바로 해당 글을 삭제했다. CNN은 후 편집장이 해당 트윗글을 개인적 판단으로 삭제했는지,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등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이후 후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을 리트윗했다. 이 트윗글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19에 대해 유감을 전하며, 조속한 시일 내 회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CNN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해 국내 여론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에 대해 긴장할 만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을 계기로,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중국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올해 대선 의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중국 정부가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과 무관하게, 이미 미국 내 상황은 중국에 대한 강경론이 부상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켈리 로에플러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우리 대통령에게 바이러스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마크 워커 하원의원은 하원 정부·반테러 소위원회에서 "중국이 미국 대선에 공식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것이 공정한가"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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