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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요" 독립한 청년들, 코로나로 다시 집으로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수정 2020.09.20 12:53입력 2020.09.19 06:00

성인 10명 중 8명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압박감 크게 늘었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캥거루족' 증가
전문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불안함으로 이어지는 것"

채용공고 게시판 앞 구직자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부모님께 빚지는 것 같아 죄송하죠.", "경제적으로 기댈 곳이 부모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경제적 능력이 없어진 20~30대 젊은층이 부모님께 의존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을 택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독립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의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특히, 경영난에 빠진 일부 기업에서 구조조정 등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하면서, 독립을 결심했던 직장인들까지 생활비 등을 이유로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여파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캥거루족'과 같은 현상이 더욱 빈번히 일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청년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아르바이트생·취업준비생 232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 상황'을 주제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9.2%가 '코로나19로 경제적 압박감이 상승했다'고 답했다.

또 '현재 경제적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불안정한 편(49.1%) ▲매우 불안정(26.6%)이라고 답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응답은 이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에게서조차 62.7%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6개월 차 직장인 이모(26)씨는 "소규모 회사라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다. 마음 같아선 이직하고 싶지만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지 않다"면서 "경력이라도 쌓으려고 여기 발붙이고 있지만 모든 게 너무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 꿈을 위해 지방에서 서울까지 왔는데, 허무하다"면서 "가끔은 내가 이곳에 계속 있는 게 너무 미련한 짓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모든 걸 내려놓고 본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진 일부 기업이 직원들에게 해고 및 권고사직 등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자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 또한 덩달아 늘고 있다. 동일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49.0%)은 '나는 캥거루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 3명 중 1명(32.2%)은 '코로나19 이후 캥거루족이 됐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젊은층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지자 강제적으로 '캥거루족'이 된 셈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경영난에 빠진 일부 기업이 직원들에게 해고 및 권고사직 등을 권유하면서 더욱 심화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직장인 631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이후 해고 경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1%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해고 및 권고사직을 권유받았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해고를 당한 비율은 무려 30.2%로 조사됐다.


헬스장에서 1년 간 근무하다 지난달 퇴사한 김모(27)씨 또한 캥거루족을 결심했다. 김씨는 "코로나19가 터지고, 헬스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결국 회사를 퇴사하게 됐다. 이후 비슷한 일자리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즘 방세 내기도 어렵다. 수입을 얻을 곳이 없어지니까 일상이 무기력해진다"고 했다.


이어 "부모님 집으로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갈 수밖에 없게 됐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여기서 머무를 거냐"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부모 입장에서는 경제 지원에 대한 부담을 쉽게 지울 수 없는 현실이다. 직장인 자녀를 둔 강모(54)씨는 "어느 정도 사회에서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자녀를 지원해주는 것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을 바랄 때면 부담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많은 돈을 요구할 경우, 노후 준비를 위해 우리가 준비했던 돈도 없어지는 거니까 현실적으로 좀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50∼69세 2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 인식 및 욕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1.2%가 캥거루족 자녀 부양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매우 부담'이 19.1%, '다소 부담'이 22.1%였다. 미취업 부모의 경우 '매우 부담' 비율이 21.8%로 가장 높았다.


전문가는 캥거루족이 청년층의 불확실성과 연관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렇기에 외국에 비해 캥거루족이 상대적으로 많다"면서 "그런데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준비생들이 증가하고, 무급휴직 등을 받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캥거루족 현상은 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취업준비생 같은 경우, 코로나19로 시험 일정까지 변경됐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 결국 불안감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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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秋… 엄마에서 다시 '추다르크'로
수정 2020.09.19 11:35입력 2020.09.19 10: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달라졌다. "그래서 어쨌다는거냐", "시비걸려 하냐", "소설 쓰시네"라며 국회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던 모습은 사라지고 엄마가 돼 나타났다. 추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 아들 서모씨의 군 특혜 휴가 의혹 및 자신의 개입 여부에 대해 부인하며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는 아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7일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에는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을 파고든 야당 의원들에 격앙된 어조로 맞섰다.


추 장관은 "엄마의 상황을 이해해달라"며 모성애를 앞세워 자세를 낮췄던 사흘 전 대정부질문과 달리 "근거 없는 세 치 혀", "억지와 궤변" 등 강경한 표현을 썼다. 특히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어떤 책임을 지겠나'라는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억지와 궤변은 제기한 쪽에서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라며 "무한 인내로 참고 있다"고 답했다.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가"라는 질의에도 "혐의의 구체적 근거와 단서가 있어야 하는데 정쟁과 정치공세를 노려 몇 달을 끌고 온 것"이라고 응수했다. 추 장관은 멈추지 않고 "공정은 근거 없는 세 치 혀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추 장관은 대정부질문 첫 날, 그동안 쌓아온 '추다르크'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 부동산, 언론 이슈에 거침없이 발언하고 국회의원들에게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라며 물러서지 않았지만 아들이 도마에 오른 국회에서만은 달랐다.

추 장관은 '엄마'라는 단어만 10여차례 이상 사용했다. 추 장관은 "아픈 아들 보는 엄마로서 내색을 안하니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답변을 못해 주는 만큼 바쁜 엄마였다", "엄마로서 미안하다", "제가 너무 바쁜 엄마여서 애가 아픈 것을 관심조차도 못 가진 엄마였다"며 감정 복 받친 모습을 보였다.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스포츠경영학을 공부했고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다. 굳이 청탁할 이유가 없다"며 "제 아이인 줄 먼저 알아보고 군이 방식을 바꿔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고 억울함을 털어놨다.


아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 SNS 대화방에 대한 보도에는 언성을 높이며 "아들의 일기장을 보는 것도 허락이 안되는데 SNS를 확인하는 것은 안 될일인거 같다"며 "이 SNS가 아들 것인지 확인도 못했고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들의 군 시절 휴가 연장 과정에서 추 장관의 의원실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화를 제가 시킨 일이 없다"고 부인했고 보좌관에게 전화한 사실을 확인했는지 묻는 질문은 "전화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검찰개혁은 제게 부여된 과제이고 그것을 운명처럼 수용해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일축했다. 앞서 추 장관은 대정부질문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미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제 운명적인 책무"라며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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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한나라당-한국당 '대표' 모두 경험한 단 한 명 홍준표
수정 2020.09.19 09:00입력 2020.09.19 09:00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홍준표 당 대표 시대 열어…국민의힘 복당 이뤄지지 않은 채 무소속 신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친이계(친이명박계) 비주류로 불렸던 인물 ‘정치인 홍준표’는 그날의 주인공이었다. 2011년 7월4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 그는 한나라당 대표로 뽑혔다. 정치 공학의 측면에서 그의 당선은 이변이었지만 당시 정치 상황은 그의 당선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여당 대표를 뽑는 선거는 치열한 경쟁 속에 이뤄졌다. 후보는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박진, 권영세 등이 경쟁자였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체제 출범이 ‘정치사의 변곡점’으로 인식된 이유는 친이계의 몰락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범친이계라고 말할 수 있지만 비주류로 생활했던 정치인, 홍준표의 당선은 복잡한 당내 역학관계와 무관하지 않았다. 친이계 일부와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의 지원을 받은 당시 홍준표 후보는 4만1666표 득표율 25.5%로 당선됐다.




친이계 핵심들이 지원했던 원희룡 후보는 2만9086표(17.8%)를 받으며 4위에 그쳤다. 2위는 3만2157표(19.7%)를 얻은 유승민 후보, 3위는 2만9722표(18.2%)를 얻은 나경원 후보, 5위는 1만4896표(9.1%)를 얻은 남경필 후보가 차지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당선자는 “계파 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마지막 기회를 준 대의원의 뜻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대선에서 꼭 이겨달라는 바람으로 받아들인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말처럼 2012년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은 한나라당 쪽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나라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꿨고 2012년 두 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정치인 홍준표가 남다른 정치 이력을 소유한 이유는 보수정당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과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를 모두 역임한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자유한국당은 3년의 짧은 역사 때문에 전당대회를 통해 두 명의 당 대표만 선출하게 됐는데 정치인 홍준표와 정치인 황교안이 그 주인공이다.


정치인 홍준표는 2017년 7월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5만1891표 득표율 65.74%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당선됐다. 원유철, 신상진 의원이 경쟁자로 나섰지만 당심은 홍준표 후보 쪽에 쏠려 있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27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보수정당 역사를 되짚어볼 때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그는 지금 무소속 신분으로 머물러 있다.


지난 4월 제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무소속 신분으로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당을 대표했지만 2020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던 인물. 그는 당선 첫 소감으로 당의 재건을 약속했다.


홍준표 당선자는 지난 4월16일 당선 확정 소식을 들은 뒤 “조속히 당으로 돌아가 당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시 그의 정치 구상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미 당 대표를 2번이나 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당권을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당은 정체성을 잃고 잡탕 정당이 돼 버렸다. 제대로 보수 우파 입지를 다지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보수 우파 이념과 정체성을 잡고, 2022년 정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다시 시작하겠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정치인 홍준표의 신분은 여전히 무소속이다. 국민의힘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도 일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무소속 권성동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이면서 정치인 홍준표의 친정 복귀도 관심을 받고 있지만 결과는 단언하기 어렵다.


정치인 홍준표의 복당은 한 명의 국회의원이 추가되는 의미를 넘어선다. 가장 최근 대선에서 후보로 뽑혔던 인물의 귀환이다. 현재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지도부 라인의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홍준표의 다음 목표는 2022년 대선이다. 그는 2017년의 대선 패배의 아픔을 달랠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정치인 홍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집에 가면 1800여 년 전 중국 한나라 말기 삼국의 대혼란 속에서 극한의 순간을 헤쳐 나간 사마의 드라마를 본다. 끝없는 인내와 굴종을 견디고 50년의 장구한 세월을 기다린 끝에 정상에 오른 그의 인내와 신묘한 책략에 매료되어 밤늦도록 드라마를 볼 때도 있다. 사마의가 살았던 그 시기에 못지않게 지금 대한민국도 대혼란 속에 빠져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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