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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가 뭘 잘못했냐" 전광훈 재수감, 보수단체 광화문 집결하나

수정 2020.09.08 10:40입력 2020.09.08 10:03

법원, 전광훈 보석 취소…140일 만에 재수감
주옥순 "文대통령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
일부 보수단체 개천절 집회 신고…코로나19 확산 우려

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7일 오후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으로 재수감되면서 그의 수감 사실이 신도들과 보수단체 사이에서 일종의 집회 동력이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던 전 목사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의 부재가 일종의 탄압이나 박해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단체는 다음달 3일인 개천절날 광화문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달 15일 광복절에 대규모 집회를 주도한 전 전 목사는 7일 법원의 보석 취소 결정으로 재수감됐다. 법원(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 재판장 허선아)은 이날 전 목사의 보석을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지난 4월20일 전 목사가 보석으로 풀려난 지 140일 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102조 제2항 제5호(지정조건 위반)의 사유가 있으므로 보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르면, 법원은 피고인이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할 때' 보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전 목사는 '이 사건과 관련될 수 있거나 위법한 일체의 집회나 시위에 참가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 등으로 풀려났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호송 경찰관들과 함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사택에서 나와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전 목사는 이날 서울구치소로 향하면서 "나는 감옥 가지만 반드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이날 전 목사는 곧바로 법원에 항고장과 함께 구속집행정지도 같이 신청했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제는 전 목사가 재수감 되면서 일부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효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해당 교회 신도들이나 보수단체에서 전 목사 재수감은 정부의 탄압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전 목사는 지속해서 정부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바이러스(코로나19) 테러를 한 것"이라며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일어나 난 게 아니라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어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한 지난 2일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한 바이러스' 전체를 우리(교회)에게 뒤집어씌워서 사기극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의 현명한 판단 덕분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저는 정치가·사회운동가가 아니라 한국 교회를 이끄는 선지자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달은 지켜보겠지만, 문 대통령이 국가 부정, 거짓 평화통일로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계속하면 한 달 뒤부터는 목숨을 던지겠다. 저는 순교할 각오가 돼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8월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제5차 기자회견'에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발언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보수단체에서는 전 목사 재수감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 , '전광훈 목사가 뭘 잘못했냐' 등의 거친 발언이 나오고 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전날 (7일) 전 목사의 보석 취소 소식이 전해지자 전 목사가 머물고 있는 서울 성북구 교회 인근 사택을 찾아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전광훈 목사"라며 "전 목사가 가장 두려운 존재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을 빙자해 제압하려고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대표는 "전 목사가 뭘 잘못했냐"라며 재구속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무 사심도 없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전광훈 목사가 뭐가 잘못 됐냐"면서 "민심이 천심 아니냐. 민심이 폭발했는데 이런 상황을 문재인 정부가 계속 외면한다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주 대표는 또한 한국 기독교계를 향해 "고상하고 멋있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많지만, 시대적으로 그런 목사가 필요하냐"면서 "이분을 이단이라고 몰아가는 대한민국 기독교 목사들은 다 썩어빠질 X들"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기독교는 공산주의와 함께할 수 없으니 나가서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용기있는 목사가 누가 있냐"면서 "오로지 광야에서 전광훈 목사 혼자 성도들과 못난 목사들의 짐을 짊어지고 싸워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 성도들과 보수단체에서 전 목사 재수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자유연대, 천만인무죄석방운동본부,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들은 개천절인 10월3일 또다시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가짜 방역계엄령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목사의 변호인 강연재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시는 혹시 모를 코로나 19 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서울 시내 신고된 27건의 집회 대부분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단체는 아예 '휴대폰을 끄고 집회에 참석하라'며 대규모 인원 동원을 예고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개천절 집회 관련 포스터에는 'Again(어게인) 10·3 자유 우파 집결, 핸드폰 off(전원 종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코로나19 역학조사를 위한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사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집회 금지 권고 등 다시 한번 코로나19 예방을 강조했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6일 브리핑에서 "7개 단체에서 27건의 집회가 경찰에 신고됐다"며 "대부분이 광화문 인근을 비롯해 집회 금지 구역 내에서 신고된 만큼 , 경찰이 집시법에 따라 집회 금지를 통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추석 연휴 기간 이동에 대해서도 이동 자제를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의 추세로는 3주 뒤인 추석 때까지 무증상·잠복 감염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 고향·친지 방문 등 이동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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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못해" 완치 후에도 폐손상에 호흡곤란까지...코로나19 후유증 '심각'
수정 2020.09.08 13:14입력 2020.09.08 13:14

코로나19 완치자들 브레인 포그·가슴 통증 및 피부 변색 등 증상 호소
방역당국 "젊은 층도 위험...경각심 늦춰서는 안돼"
전문가 "코로나19 후유증 심각성 인지해야...더 각별한 주의 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 비율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각종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완치자들은 호흡곤란, 기억력감퇴, 탈모 등 후유증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동안 고위험군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던 코로나19 후유증이 20~30대 젊은 완치 환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면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후유증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하며 감염되지 않도록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부산 47번째 확진자였던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개월간 가슴을 비롯한 신체 통증, 기억력 쇠퇴, 피부 변색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퇴원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부산47'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며 코로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지난달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브레인 포그(Brain Fog),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 만성 피로 등을 언급하며 "완치란 말에 속지 말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안개가 낀 듯 머리가 멍하면서 기억과 집중이 힘들어지는 브레인 포그 현상은 꽤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는 편"이라며 "뒷목부터 두통이 시작되다가 머리가 쑤시는 듯한 증상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후유증을 겪고 있는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투병기를 올리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후유증은 20~30대 젊은 층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4월 초 터키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고 완치한 이정환(25) 씨는 심각한 탈모 증세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에 걸리기 전에 탈모가 없었는데 입원하고 한 달 후부터 머리가 많이 빠지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당시) 하얀 침대가 머리카락으로 덮일 정도로 많이 빠졌고 지금도 집에서 샤워하면 수챗구멍에 머리카락이 많이 들어가서 배수가 안 될 정도로 많이 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커뮤티니에는 '20대 여성 코로나 완치 후기(후유증 有)'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는 "자연치유로 37일 만에 음성 2차례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며 "직장까지 관두고 집에서 요양하고 있다. 치료 중 몰랐던 후유증이 일상생활 시작과 동시에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이라도 무리하면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고 갑갑해진다. 코부터 머리까지 울리는 것처럼 두통이 찾아온다"며 "후각 이상 증상으로 음식이 상했는지 판단도 어려워 쉰 음식을 먹고 배탈도 한두 차례 났다"고 했다.


다른 나라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클리닉의 사빈 사하닉 박사 연구팀이 최근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한 환자 86명을 추적한 결과 이들 중 상당수가 폐 손상, 호흡곤란 등의 극심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퇴원한 지 6주가 지난 환자의 88%에게서 여전히 폐 손상 증상이 나타났고, 환자의 47%는 호흡곤란 증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의학학술지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5월 29일까지 143명의 급성기 코로나19 환자를 조사한 결과, 회복 후에도 △피로감(53.1%) △호흡곤란(43.4%) △관절통증(27.3%) △흉통(21.7%) 등 여러 후유증을 보였다.


방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회복 후에도 호흡기계와 심혈관계, 신경정신계 등 다양한 방면으로 후유증이 나타난다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중증 환자들뿐 아니라 경증환자들 역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회복한 27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35%가 미열·피로·기침 등을 겪어 감염되기 이전의 상태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했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완치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보이는 사례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역 대응이라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A(28) 씨는 "완치자들의 후유증 증상을 보니 젊다고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것 같더라"라면서 "거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사례도 많던데 나나 내 가족이 저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졌다. 밖에서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꼭 쓰고 손 씻기 등 방역 수칙을 더 철저하게 지켜야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역당국도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을 통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 후 완치된 젊은 층에서 만성피로, 흉통, 호흡곤란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며 "젊은이들도 항상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생활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도 지난달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카페나 식당 등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이 더 정교화돼야 한다"며 "밥을 먹고 난 직후, 커피를 마시고 난 직후에는 일단 바로 마스크를 쓴다고 생각해달라"고 했다.


전문가는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뿐만 아니라 젊은 층도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떤 병이든 앓고 나면 후유증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들은 더 크게 앓을 가능성이 크지만, 요즘은 젊은 층에서도 후유증이 나타난다"며 "코로나19의 경우 치료 전후로 2주 정도 격리되고 치료제가 없다 보니 두통, 우울증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폐의 섬유화나 뇌 혈전 등 기질적인 변화에 의한 후유증은 심각할 수 있다. 비특이적인 후유증인 부분은 상담이나 상당 부분 시간이 흐르면 치유되기도 한다. 결국,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본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최근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확진되는 경우도 많다. 모두가 마스크를 잘 쓰고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해 보건 당국에서는 완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4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후유증 발생 사례에 대해 "유럽, 미주 등에서 다양한 후유증 보고가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민간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격리해제, 퇴원환자에 대한 추적 조사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난 후 겪는 스트레스 장애 같은 부분도 보고가 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조사하겠다"며 "젊은 층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보고되기 때문에 후유증이나 합병증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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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코로나 안 걸리나요?"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저녁 9시 이후 취식금지 논란
수정 2020.09.08 10:53입력 2020.09.08 10:53

서울시, '천만 시민 멈춤주간' 1주 연장...야간 취식 행위 금지
음식점 등 낮 동안 매장서 음식 섭취 가능
자영업자 "방역 도움 안되는 정책" 비판
전문가 "애매한 기준, 상황만 악화시켜"

지난 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앞이 한산하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낮에는 코로나19가 활동 안 한답니까?", "이럴 거면 모든 시간대에 못 먹게 해주세요."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연장하면서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에 이어 시내 포장마차와 푸드트럭, 편의점 등에서도 오후 9시 이후 취식을 금지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실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오후 9시~오전 5시 사이 취식을 금지한 것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조치로 인해 오히려 낮 시간대에 인파가 몰려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시간과 관계없이 모든 음식점에 취식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 역시 이러한 조치는 코로나19 방역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6일 시청 본청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 브리핑에서 '천만시민 멈춤주간 1주 연장' 시행 방침을 발표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소재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제과점 16만 1087곳은 13일 자정까지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며 "포장마차, 거리 가게, 푸드트럭 2804곳은 물론 서울 시내 모든 편의점에도 동일한 집합제한 조치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서울 시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 가게 등 2,804곳에도 오후 9시∼오전 5시 취식 금지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식당·카페·제과점 등에 적용된 취식 금지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함이다.


서울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13일까지 포장마차, 푸드트럭 등에서도 야간 취식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야간 이외의 시간에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낮 동안에는 얼마든지 음식 섭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식품을 판매하는 업소에 대해 아예 취식을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침 기준 이외의 시간대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모든 업종에서의 음식물 섭취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프렌차이즈·개인카페·음식점·제과점 매장 크기 상관없이 모두 테이크아웃요청'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프렌차이즈 자영업자라고 밝힌 청원인은 "개인카페나 제과점, 음식점, 작은 술집 등 사람을 상대로 하는 모든 영업은 코로나19에 노출되어 있다"며 "차별적용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음식에 관련된 모든 업종은 어떤 시간대든지 (취식을 금지하고) 전체 포장만 시행하게 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또한, 이 같은 시의 조치에 자영업자들은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자영업자는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 '가지가지 하네요. 낮에는 코로나19 없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낮에는 코로나19가 사라지냐. 맛집 줄 서서 먹는 곳 다 점심인데 정책이 뭐 이러냐"라며 "모든 업종 완전 셧다운도 아니고 9시 이후 금지는 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노력과 희생 필요한 건 알지만 임대료, 전기세, 세금 등 조정 하나 없이 9시 이후로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 (이번 조치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토로했다.


시민들 역시 "낮에 먹는 사람들은 어떻게 막으려고 하냐", "코로나19가 밤에만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방역에 도움 안 되는 정책이다", "9시라는 기준도 이상하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 조치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번 조치가 과연 방역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라면서 "점심 먹다가 감염된 사람도 있었다. 또 6시 퇴근 후 먹으러 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바이러스가 밤에 활동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어디서든 노출될 수 있는데 밤에만 막는 것은 이상한 정책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오후 9시~오전 5시라는 기준으로 인해 이 시간 이전에 인파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32) 씨는 "괜히 9시~5시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낮 시간대로 사람들이 몰릴까 걱정된다"며 "이번 조치는 솔직히 시민들이나 자영업자들의 혼란만 부추기는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는 방역에 있어 모호한 기준은 코로나19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애매하게 올리면서 자영업자는 영업에 지장을 받고 시민들은 피로감만 가중됐다"라면서 "현재 2.5단계 격상 이후 9시~5시 취식 금지 등 조치를 내놨지만, 방역에 효과적인 방법은 아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처럼 조금씩 올리고 애매한 기준으로 단속하면 이런 상황만 길어질 뿐"이라며 "짧은 시간 내 모두가 지켜서 효과가 나오면 불만이 적을 텐데 애매하게 조치를 하니 불만이 계속 생기고 있다. 방역을 공평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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