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온상지로 알려진 '성인 PC방'
음란물·성매매·사행성 게임도
1년 이하 징역 등 솜방망이 처벌 문제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서울 관악구의 속칭 '성인PC방'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요금 시비로 50대 남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6일 구속된 가운데, 불법의 온상지로 알려진 성인 PC방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성인PC방은 불법 음란 영상인 소위 '야동'을 손님들에게 제공하여 부당 이득을 챙기는가 하면, 사행성 게임을 제공해 불법 도박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8년 11월28일 전국에 퍼져있는 '성인 PC방'을 통해 음란 동영상과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2만 4천여 개 음란 동영상과 불법 촬영물 1693개를 성인 PC방에 판매한 혐의로 당시 39살 이 모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전화방' 업주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 등은 2015년부터 2018년 10월까지 일본에 웹서버를 구축하고 가맹 성인 PC방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음란 사이트를 만든 뒤, 전국 136개 가맹점에서 매월 20만 원씩 약 3년간 6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서 음란 동영상을 제공받은 성인 PC방이나 '전화방' 업주들은 밀폐된 공간에 PC 등을 설치한 뒤 방문자들에게 음란 동영상 등을 보여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y 캡처
◆ 솜방망이 처벌 문제…독버섯 처럼 퍼지는'성인 PC방'
문제는 처벌 수위다. 음란물을 유통시키다 적발돼 관련 법(정보통신법)을 위반하더라도 처벌은 1년 이하 징역, 1000만 원 이하 벌금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성인 PC방이나 '전화방'은 일반 PC방과 달리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 등 장소의 제한 없이 등록과 영업이 가능해 단속도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업주들은 '자유업'으로 분류되는 전화방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실제로는 성인PC방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성인 PC방이 주택가 등 우후죽순 독버섯처럼 퍼지는 이유다.
해당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이 발견한 136개 전화방 가운데 초·중·고등학교 주위 200m 내에 위치한 업소도 16곳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화방은 해당 업소에서 전화로 낯선 이성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전화방을 통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단속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불법 음란물 유통 등 단속을 피하고자 성인 PC방 업주들은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특정 버튼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숨기거나 아예 컴퓨터를 일시적으로 작동이 멈추게 해 '먹통'으로 만드는 수법도 쓰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평범한 성인PC방으로 위장한 뒤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적발된 충남 천안의 PC방. 사진=경찰 제공
◆ 불법 도박 등 사행성 게임 제공 문제도
성인 PC방에서는 이런 불법 음란물 유통뿐만 아니라 주로 도박 등 사행성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장소와 컴퓨터를 제공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10월 충남에서는 성인 PC방에서 대규모 도박판을 벌인 이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14년 5월 2015년 8월까지 고스톱과 포커 등을 할 수 있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만들어 서울, 경기, 강원, 충청지역 등 전국 성인 PC방에 프로그램을 설치, 운영해온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전국의 성인 PC방을 돌며 PC방 주인에게 수익의 10%를 주는 조건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설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서울 관악구 성인 PC방의 경우 사행성 게임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받는 종업원은 손님에게 "게임머니가 다 떨어졌으면 집에 가라고 했는데, 그냥 좀 더 하게 해달라고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PC방에서 사건 발생 당시 도박 등 불법행위가 이뤄졌는지는 현재 경찰이 조사 중이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성인 PC방' 등에서 벌어지는 각종 불법 행위 등에 대해 "강력한 단속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