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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 이슈에 활개치는 '가짜뉴스'...그것도 가짜?

수정 2019.08.04 11:23입력 2019.08.04 10:30
본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현대 세계 양궁 선수권대회 경기 장면/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양궁 사건'에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해법이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 이야기의 일부다.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6년 애틀랜타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양궁 용품 시장을 주도하던 미국 호이트 사에서 성능이 우수한 신제품 활을 우리 선수단에게는 판매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거듭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꼼수였다. 당시 우리 남자 대표팀이 호이트에서 만든 활을 사용했는데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활을 써 금메달을 놓쳤고, 신제품을 쓴 미국이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석권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대표팀이 해외 기업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국내 초등학교와 중학교 경기에서 한국산 활만 사용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덕분에 우리나라 양궁 용품 제조업체가 급성장했다. 이후로도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제는 한국산 활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온라인 커뮤니티 내용 중)


이 이야기는 '감동 실화'라는 제목을 덧붙여 유튜브에서도 인용됐다. "거대기업의 부당한 횡포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 기술력과 제도적 지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참고한다면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겨내는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미담처럼 떠도는 것이다. 10여년 전부터 온라인에 등장한 뒤 달아오른 반일 감정을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애틀랜타 올림픽 양궁 사건'은 과연 사실일까.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4일 "어디서부터 그런 이야기가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 전무는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다섯 차례 올림픽에서 양궁 대표팀의 코치와 감독으로 숱한 금메달을 일군 한국 양궁의 '대부'다. 그는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을 지도했지만 '한국 선수들을 방해하기 위해 호이트사에서 제품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며 "당시 호이트에서 만든 활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미국에 간 사실은 있지만 우리나라에만 좋지 않은 활을 보냈다는 건 사실관계가 완전히 잘못된 내용"이라고 꼬집었다.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그러면서 "미국이 남자 양궁 금메달을 휩쓴 애틀랜타 올림픽에서는 자국 심판 배정 등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장비 문제와는 무관하다"면서 "양궁은 세트제 도입 등 꾸준히 경기 규칙을 바꿨는데 그 때마다 '한국을 죽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 역시 보는 재미와 중계방송의 편의성 등을 고려한 조치였다. 우리나라만 유독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양궁 강국 입장에서도 자극을 받아 더 분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궁협회가 1997년부터 국내 초·중학교 양궁 대회에서 국산 활만 사용하도록 규정으로 명시한 것도 호이트 활 이야기와는 다르다고 장 전무는 주장했다. 그는 "당시 호이트 제품의 가격이 워낙 비싸 유소년 선수와 학부모에게는 부담이 컸다"며 "외화 문제도 있고, 보다 많은 선수들이 장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양궁에 입문하도록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규정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국산 장비가 많이 개발되고, 품질도 우수해 한국 용품 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장 전무는 "애틀랜타 올림픽 때만 해도 우리 선수들이 전부 외국 제품을 썼다"며 "이제는 국산 활로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일본이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 2일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며 한·일 갈등이 극에 달하자 호이트 활 이야기처럼 반일 감정에 편승한 '가짜뉴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가 주 무대인데 여기서는 '반한' 감정을 자극하는 게시물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 여행 경보를 상향했다'고 주장하는 온라인 게시물[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어를 사용하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최근 "친구가 서울역 근처에서 한국인 남성 6명에게 뭇매를 맞았다"며 "한국을 여행하시는 분은 부디 조심하시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를 본뜬 그림에 "서울과 부산에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라는 '레벨2 경보'가 내려졌다"며 "일본 외무성이 한국 여행 경보를 상향 조정했다"는 게시물이 떠돌았다. 그러나 경찰과 주한 일본대사관이 확인한 결과 이는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일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국가의 역량을 모아 체계적으로 대처하겠다"면서도 "국민께 불필요한 혼란과 불안을 드리는 왜곡된 정보는 즉각 바로잡고 분명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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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文정부, 화끈한 납량특집…봉창 두드리다 큰일 나게 생겨"
수정 2019.08.04 15:00입력 2019.08.04 14:53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인턴기자] 배현진 자유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한국과 일본의 무역 갈등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 떳떳하다고 입증하면 일본에 큰소리 칠 수 있는 것을 '쫄지 마라, 죽창 들자'며 봉창 두드리다가 큰일 나게 생겼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 위원장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이 에칭가스 등 전략물자를 북한에 줬냐는 의심으로 시작된 일이었다"며 "문재인 정부가 여름을 맞아 화끈하게 '납량특집'을 벌이는데 이를 어쩌면 좋나"라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케 논쟁으로 소위 여권 수뇌부가 소름 끼치게 찧고 빻고 있는데 어쩌면 좋나"라며 "이 시점에 어떻게 해야 국민 신뢰를 찾아올 수 있을까요. 절박한 심정인데 갈 길이 먼 것 같아 아득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전날(3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긴급 국무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결정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단호한 맞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 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우리는 다시 일본에게 지지 않겠다.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우리 기업과 국민들에겐 그 어려움을 극복할 역량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의 길로 걸어 나와야 악순환을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출처-배현진 페이스북 캡처

한편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당일이었던 지난 2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오찬을 하고 낮술을 마신 것을 두고, 이틀 후인 4일까지 여야 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식자재로 장사하는 일식당도 가지 말라는 것인가"라며 "자영업자를 살리자는 주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한국이 일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됐던 당일 집권여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식사한 것 자체만으로 부적절한 행위"라며 "여당에서는 이 대표가 국산 술인 정종을 마셨다고 반박하는데, 일식당이라는 상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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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사과하라" 폭염 뚫은 시민 분노, 1만5000명 촛불 타올라(종합)
수정 2019.08.04 12:25입력 2019.08.04 10:50

시민들 日 '화이트리스트' 결정 강력 규탄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지속 강화할 것
8·15 광복절 대규모 촛불집회 예고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본은 침략지배 사죄하라", "가자, 일본대사관으로", "아베 정권 물러가라"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옆에서 정의기억연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흥사단 등 682개 단체가 모인 '아베규탄 시민행동'(시민행동)은 '아베규탄 3차 촛불문화제'를 열고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특히 집회가 열리기 전날(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관리 우대조치 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아베 정권 규탄 목소리는 더 크게 울려 퍼졌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NO 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 문구가 쓰인 옷을 입고 , 손에는 '아베정권 규탄한다, 강제징용 사죄하라' 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었다.

시민행동은 "우리는 일본의 강제 동원으로 부당하게 노동착취를 당했던 조선인들을 기억한다"며 "100년 전 가해자였던 일본이 다시 한국을 대상으로 명백한 경제 침략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 제외 결정에 대해서는 "침략과 식민지배의 역사를 반성도 안하고 동아시아 평화 체제의 시대적 추세에 역행해 군사 대국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일본과의 군사정보 보호 협정을 즉각 파기하고, 앞서 일본이 화해치유재단에 출연한 10억엔을 반환해 한일 위안부합의 파기를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일본이 위안부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어제(2일) 일본 나고야서 열린 일본국제예술제에 평화의 소녀상을 전시했는데 나고야 시장이 와서 '위안부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며 "일본은 역사를 지속해서 은폐하고 있고, 아베 정권 들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사무총장은 "일본 미래세대는 위안부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며 "정의기억연대는 일본의 부당한 행태에 대해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날 집회에서는 일본인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연대 메시지도 전해졌다.


권순영 서울겨레하나 운영위원장은 "'일본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 청산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이 보내왔다"면서 "공동행동 측은 "(일본 정부의 조치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한국에 가하는 보복이다"라며 "한일 간 긴장을 고조시켜 양국민 사이의 대립감정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이어 "한일 시민은 대립할 게 아니라 아베 정권에 대해 손잡고 연대하며 함께 싸우자"고 전했다.


시민들은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더 지속 강화하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A(70) 씨는 "일본 강점기 만행을 잘 알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에 보여줄 수 있는 합법적인 우리의 시민운동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족과 함께 불매운동하고 있다는 B(50) 씨는 "가족과 지인들이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롯데'를 중심으로 '유니클로' 등 제품을 불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ABC'에 대해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에게 불매운동 이유를 설명하고 지인들의 동참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규탄 3차 촛불 문화제’가 3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베 정권 규탄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고 밝힌 C(65) 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우리 정부를 믿는다. 대국민 메시지에서 일본에 대해 명확하게 '가해자'라고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전범 국가다. 한국에 대한 사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고개를 숙이고 과거사에 대해 진실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민행동은 집회를 마치고 조선일보사 앞까지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행진 도중 주한일본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에 멈춰선 시민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하라'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어 조선일보사 앞에 도착한 이들은 조선일보가 '친일 매국 언론'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선일보 폐간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시민행동은 다음 토요일인 10일, 오는 15일 광복절에도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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