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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한방' 스텝 밟는 中 바이오 굴기
최종수정 2019.06.18 11:25기사입력 2019.06.18 11:25

신약 잇단 성과로 美 추격…화이자·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 R&D 러시

셀트리온 홍콩 지사 설립…韓 기업도 中 투자 확대

과감한 투자·인재 육성 마스터플랜 시급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바이오 연구실에 가면 연구진 절반이 중국인이다.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간다면 무서운 성과를 낼 것이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 '2019 바이오 국제 컨벤션(바이오 USA)'에 다녀온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육성 의지에 따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바이오 산업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도 "한국에서는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위협을 느낄 정도로 중국 기업이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중국은 바이오시밀러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 가시적인 성과를 속속 내면서 미국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바이오, 신약개발 집중 투자"= 올초 중국 국무원은 2035년까지 홍콩, 마카오와 광둥성 9개 도시를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웨강아오대만구' 개발 세부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들 도시를 연결해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바이오ㆍITㆍ5G 등 첨단 산업의 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중국 제약 1위 기업인 항암제 전문 제약사 항서제약의 행보는 중국 바이오ㆍ제약 산업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12일 항서제약은 10년간 개발과 임상 과정을 진행하며 총 5억위안(약 850억원) 가량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한 호지킨 림프종 치료제인 면역항암제 'SHR1210'의 시판 승인을 획득했다. 빠르면 올해 7월 내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항서제약은 현재 50건의 임상을 진행 중으로 그 중 9건이 임상 3상 단계"라면서 "비소세포폐암, 식도암, 간암 적응증에서는 향후 2~3년 내 로컬 제약사 중 가장 먼저 시판 승인을 획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도 "항서제약은 제네릭(복제약)에서 신약개발 기업으로 전환 중"이라면서 "신약에 연구개발비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26억7000 위안으로 매출 대비 비중은 15.3%에 이른다.


◆"우리도 바이오 집중 육성해야"=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제약 시장 규모가 1426억8300만 달러로 세계 시장 2위다. 1위는 미국(3615억6500만 달러)이며, 이어 일본(1080억4900만 달러), 독일(716억900만 달러) 순이다. 우리나라는 174억5100만 달러로 세계 13위에 머물러 있다.


세계 제약기업은 중국 제약ㆍ바이오 산업 성장세가 향후 더욱 가파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관련 시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1억6935만명(11.9%)에서 2030년 2억3617만명(16.3%), 2050년 3억2910만명(23.6%)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중국 의약산업 시장도 2023년 4만5308억 위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도 중국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셀트리온그룹 홍콩'을 설립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전에는 해외 출장을 가면 미국 실리콘밸리가 부러웠는데 지금은 중국 상하이에서 그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중국에서 첫번째로 2017년 5월 중국 식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자가면역체료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임상시험(IND)을 승인받아 지난해부터 임상을 진행중이다. 서 회장은 "미국, 유럽에서 허가 받은 제품을 중국 임상을 통해 낮은 가격에 중국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다국적 제약사는 일찌감치 중국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연구개발(R&D)에 적극 뛰어들었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릴리, GSK 등 글로벌 기업의 R&D 센터가 중국 상하이에 있는데 국내 상황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서정선 바이오협회 회장은 "중국이 바이오 분야 국가 R&D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 결실을 맺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바이오 인재를 키우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바이오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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