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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아파트·저소득층 밀집 지역=범죄율 높다?…편견일까 아닐까

수정 2019.05.02 11:20입력 2019.05.02 11:20

형사정책연구원, 빈곤층 밀집지역 범죄실태 연구
빈곤층 비율·범죄 발생률
유의미한 상관관계 없어

일정수준 이상 빈곤층 거주땐
오히려 범죄율 줄어들어

복지시설 잘 갖춰져 낮은듯
범죄는 사회안전망 문제로 봐야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 임대아파트에 사는 신명재(가명ㆍ65)씨는 초등학생 손자가 늘 걱정이다. 임대아파트에 산다고 또래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신씨는 "최근 진주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때문에 이미지가 더욱 나빠진 것 같다"며 "손자가 '범죄 많은 가난한 동네'에 살고 있다는 손가락질을 받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 등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범죄율이 높다'는 통념은 사실일까. 이를 살펴본 연구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특정 지역의 저소득층 비율과 범죄율 간 비례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빈곤층 밀집지역의 범죄실태와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박준휘 선임연구위원은 "빈곤층(기초생활수급가구) 비율과 범죄 발생률 간 관계에서 살인을 제외하면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살인 발생률 상관관계도 낮은 수준으로 확인돼, 빈곤층 밀집 수준과 범죄 발생이 비례 관계에 있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빈곤층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범죄 발생률이 낮게 나타났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간 5대 범죄 유형별(살인, 강도, 강간ㆍ강제추행, 절도, 폭력) 발생건수는 기초생활수급가구 비율이 0~5%인 구간부터 점점 올라가 10~15% 구간에서 가장 높아졌다. 하지만 20~25% 구간부터는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인구 1000명당 살인 발생 건수를 백분율로 계산해보니, 기초생활수급가구 비율 0~5% 구간(0.26건), 5~10%구간(0.36), 10~15%(0.38), 15~20%( 0.59)까지 올라가지만 이후 20~25%(0.54) 25~30%(0.28) 30% 이상(0.25)으로 낮아졌다. 즉 빈곤층이 특정 지역에서 많이 거주할 수록 범죄율이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많아지면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가 관찰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복지 시설' 등 사회 인프라 구축과 연계해 분석했다. 빈곤층이 고도로 밀집된 지역에서는 공공임대 아파트 등 복지ㆍ환경 시설이 잘 갖춰져 범죄율과 범죄 두려움을 낮춘다고 파악했다. 임대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은 단독 혹은 빌라세대 등에 비해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수월했고, 빈곤층 생활 안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빈곤층이 많을수록 혹은 적을수록 범죄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식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사회 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

박 연구위원은 "복지시설과 쾌적한 주거환경 등 환경적 요인이 범죄 발생률에 보다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며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기초생활수급가구 비율이 10~15% 구간인 지역의 복지ㆍ안전 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226개 시ㆍ군ㆍ구와 3492개 읍면동의 기초생활수급가구 비율을 바탕으로 실시됐다. 기초생활수급가구는 중위소득의 30~50% 이하로 최저 생계비에 못미치는 사람이 속한 가구를 말한다. 생계급여ㆍ의료급여ㆍ주거급여ㆍ교육급여 등을 지원 받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너도 나도 가져가는 카트에 속앓이…안내방송에는 "우리가 도둑이냐" 항의도(종합)
수정 2019.05.02 15:09입력 2019.05.02 15:09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 직원이 나와 인근 아파트를 돌며 쇼핑카트 수거에 나선다. 근처 주민들이 수시로 쇼핑카트를 끌고 집으로 가는 탓에 한 번에 수거하는 카트만 해도 수십 개에 달한다. 마트 측은 보도블럭으로 카트 외부 유출을 막아도 봤고 아파트에 안내방송도 해봤지만 "우리가 도둑이냐"는 항의를 들어야했다고 토로했다. 마트 관계자는 "카트 때문에 불매운동이라도 벌어지면 큰일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막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쇼핑카트 훼손ㆍ회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쇼핑카트를 끌고 집까지는 가는 경우가 많은 것. 외부 사용시 자주 발생하는 바퀴 훼손 수리비용과 도난 비용, 회수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비용도 부담도 크지만 고객들의 항의가 두려워 속앓이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마트는 100원을 넣어야 카트를 뺄 수 있는 방식에서 무료로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꾼 이후 카트 분실 및 훼손이 더 늘었다. 고객들이 '사용이 불편하다'는 항의에 무료제를 시행했지만 도리어 손해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실내에서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카트를 외부로 끌고 나갈 경우 카트의 '생명'인 바퀴 손상이 쉽게 발생한다. 쇼핑카트의 바퀴는 무빙워크와 맞물려지도록 설계됐다. 외부 보도블럭이나 콘크리트위에서 사용할 경우 바퀴가 마모돼 무빙워크에 맞물리는 마찰력이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마트 입장에서는 쇼핑카트를 더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마트ㆍ홈플러스의 카트 비용은 한 대당 15만~16만원 수준. 그 중 절반은 바퀴 네개 가격(7만~8만원선)이 차지한다. 이마트의 경우 플라스틱 카트 가격은 최고 20만원에 달하며 바퀴는 4만원이다. 마트들은 직원들을 동원해 인근을 돌며 수시로 카트를 수거하고 있다.

강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카트 관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성호진(21, 가명)씨는 "카트를 수거할 때 경비원에게 부탁해 주민들에게 카트를 지하 주차장 한 곳으로만 모아달라고 하고 있는데 그것조차 잘 되지 않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25층짜리 아파트 단지를 층층이 돌면서 수거해 가지고 내려오는데 일을 마치고 나면 한 겨울에도 땀으로 흠뻑 젖는다"라고 털어놨다.



쇼핑카트 수거는 마트들의 일만은 아니다. B 백화점 역시 인근 주민들이 식품관 카트를 끌고 가 골치를 썩고 있다. 특히 마트 카트보다 가볍고 끌기가 편한 백화점 카트는 근처 아파트는 물론 지하철역, 재활용 쓰레기장 등 더 넓은 범위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몇 정거장 떨어진 지하철 역에서도 카트가 있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심지어 10km 밖에서도 카트가 발견된 적이 있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카트를 싣고 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쇼핑카트의 외부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안내해도 '몇십만원어치 장을 보고 잠깐 사용도 못하냐'며 되레 항의를 들었다"고 읍소했다.


롯데마트의 '장바구니 없는 스마트 스토어' 이마트의 '자율주행 카트'와 같이 유통업체들은 잇따라 미래형 쇼핑 기술에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박한 쇼핑카트는 대형마트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다. 클릭 한번이면 집까지 모든 상품이 배송되는 '온라인 장바구니'가 대세인 시대에도 오프라인 마트를 방문해 직접쇼핑을 하며 물건을 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20년간 전성기를 보낸 마트산업 발달에는 쇼핑카트의 진화도 한 몫을 했다"면서 "쇼핑카트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인식개선과 마트들의 노력이 함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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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림의 도전 "사상 첫 4연패 가능할까?"
수정 2019.05.02 08:50입력 2019.05.02 08:32

교촌허니레디이스오픈서 진기록 달성 출격, 박지영과 이승연 2승 선점 등판

김해림이 교촌허니레디이스오픈에서 사상 첫 4연패에 도전한다.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김해림(30ㆍ삼천리)의 '위대한 도전'이다.


3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골프장 동서코스(파72ㆍ6582야드)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교촌허니레디이스오픈(총상금 5억원)이 격전지다. 135명의 선수가 사흘 동안 54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리는 무대다. 김해림에게는 더욱이 '우승 텃밭'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우승컵을 쓸어 담았다. KLPGA투어 역사상 16년 만의 대기록이다.


김해림이 바로 중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전형적인 '대기만성형' 선수다. 2009년 KLPGA투어에 입성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다가 2016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129전130기'다. 첫 우승 당시 상금 1억원 전액을 성금으로 출연해 KLPGA투어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에 입회하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으로도 유명하다.


교촌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는 무엇보다 서로 다른 코스에서 우승했다는 게 뉴스다. 2016년 전북 군산골프장, 2017년 충북 동촌골프장, 지난해는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강촌골프장에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KLPGA투어 통산 6승 가운데 3승을 이 대회에서 거뒀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를 경험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우승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시점이다.

올해 출발은 다소 늦은 편이다. 4개 대회에 등판해 아직 '톱 10' 진입이 없다. 최고 성적은 지난달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여자오픈 공동 20위다. 페어웨이안착률 79.67%(48위)에 그린적중률 69.66%(39위), 평균퍼팅 30.31개(25위) 등 부문별 기록은 나쁘지 않다. 특유의 몰아치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상 첫 4연패가 쉽지는 않지만 기회를 엿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주 시즌 첫 메이저 KLPGA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진(20)과 조정민(25ㆍ셀트리온 퀸즈마스터즈) 등 챔프군단이 휴식을 선택한 것이 변수다. '롯데렌터카여자오픈 챔프' 조아연(19ㆍ볼빅)은 같은 기간 벌어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디힐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나선다. 올해의 우승자 중 박지영(23ㆍCJ오쇼핑ㆍ효성챔피언십)과 이승연(21ㆍ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이 이름을 올렸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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