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보는 젊은이 중 23%는 ‘중독’
수정 2019.03.20 08:06입력 2019.03.20 07:25
젊은 남성 55% “포르노가 성교육의 주요 원천”…BBC “음란물, 젊은이의 자부심에 악영향”
(사진=게티이미지)[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대다수 젊은이가 포르노를 시청하며 이들 가운데 23%는 포르노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오락 프로그램 채널 BBC 3은 14일(현지시간) 첫 방영된 3부작 다큐멘터리 '발가벗겨진 포르노(Porn Laid Bare)' 제작 전 설문조사에 나섰다.
'발가벗겨진 포르노'는 섹스산업 내의 성적 학대와 마약 문제를 파헤친 프로그램으로 포르노가 젊은이들의 대인관계와 자부심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제작진이 프로그램 제작 전 18~25세 청년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 젊은 남성의 77%, 젊은 여성의 절반 정도가 최근 한 달 사이 포르노를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포르노를 시청한다고 시인한 젊은 남녀 중 23%는 자기가 포르노에 중독된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33%는 낯뜨거운 음란물 시청 이후 '더 위험한 섹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다.
젊은 남성 가운데 55%는 자기가 경험한 성교육의 주요 원천이 포르노라고 지목했다. 이렇게 답한 젊은 여성은 34%를 기록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많은 젊은이는 포르노가 성에 대해 비현실적인 생각을 갖게 만든다고 밝혔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포르노가 아름다움ㆍ육체와 관련해 비현실적인 기준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75%는 포르노에서 표현되는 성관계가 비현실적이라고 답했다.
포르노 시청 이후 자부심이 떨어지고 성형수술까지 고려하게 됐다고 답한 이가 25%에 이른다. 여성들은 포르노에서 다른 여성이 어떻게 묘사되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여성들 중 50%는 포르노가 비인간화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려할만한 것은 포르노 제작이 좋은 돈벌이 수단이라고 답한 젊은이가 무려 52%에 이른다는 점이다. 포르노에 직접 출연해보고 싶다고 답한 젊은이는 26%를 기록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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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피해자 답지 않다"고? '피해자다움'이 대체 뭐길래
수정 2019.03.20 15:22입력 2019.03.20 14:40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검찰이 지난 2013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특수강간 혐의에 대해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시 검찰의 판단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김 전 차관을 송치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검찰은 “피해자들이 성폭행 피해를 당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 전 차관을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이 당시 피해자들을 판단한 근거는 이렇다. ▲김학의·윤중천이 속옷 차림으로 있었는데도 그곳에서 바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 ▲피해 직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점 ▲사건 이후에도 건설업자와 1~4년간 만남을 지속했다는 점 등 피해자들의 태도가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태도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피해자들이 "윤중천이 수시로 심한 폭행과 욕설을 일삼았고, 성폭행 장면을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진술했음에도 검찰은 이런 피해자들의 특수한 상황을 무시한 채 '피해자다움'만을 강조하며 불기소를 결정한 셈이다.
이렇듯 피해자에게 요구되는 '피해자다움'은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줄곧 뜨거운 논란거리였다. 특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김지은씨 사건으로 ‘피해자다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심 재판부가 안 전 지사의 범행 전후의 김지은씨 태도에 대해 “피해자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이라고 판단해 안 전 지사를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당시 ‘피해자답지 않았다’고 명시한 판단의 근거를 보면 ▲성폭행 피해 다음날 아침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순두부 식당을 알아본 점 ▲안 전 지사가 이용하던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한 정황 등이다.
'비공개 촬영회'를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씨 사건도 마찬가지다. 양씨가 성폭력을 당하고 난 뒤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오자 일부 누리꾼들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보일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여론 재판에서는 '피해자의 피해자다움'이 진짜 미투와 가짜 미투를 판별하는 기준이 돼버린 셈이다.
하지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에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성인지 감수성은 지난해 4월 대법원 판결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다.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해임당한 한 교수가 억울하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이란 개념을 제시하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즉 성범죄 피해자가 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뜻으로 만약 피해자 진술이 오락가락한다고 보이더라도 법원은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기도 한다. 무고 사건이 증가하면서 피해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판단하다 보면 억울한 가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성인지 감수성이란 개념이 법적으로 정의된 단어가 아닌 만큼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건마다, 혹은 사람마다 성인지 감수성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어 아직은 단순한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작업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19일 박상기 법무부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 해당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위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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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공장' 백기완 "'버선발 이야기', 목숨걸고 썼다"
수정 2019.03.20 09:32입력 2019.03.20 09:32
'버선발 이야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사진=연합뉴스[아시아경제 김가연 인턴기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0년 만에 출간한 책을 소개했다.
20일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제3공장 코너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출연했다.
이날 백기완 소장은 최근 출간한 '버선발 이야기'를 소개했다. '버선발 이야기'는 '버선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민중의 땀과 눈물, 자유와 희망을 담은 책으로, '백발의 거리 투사'로 불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 예정이었으나 백 소장의 심장 관상동맥 수술로 출간이 올해로 미뤄졌다. 백 소장은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도 '버선발 이야기'를 꼭 완결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1932년 생인 백기완은 올해 87세를 맞았다. 그는 196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1974년 유신헌법철폐 100만인 선언 운동을 주도해 12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975년 형 집행 정지로 석방됐다. 제 13·14대 대통령 선거 당시 재야운동권에서 독자후보로 추대돼 선거에 입후보하기도 했다.
김가연 인턴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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