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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동영상' 검색도 2차 피해…실시간 모니터링·삭제

수정 2019.03.14 13:34입력 2019.03.14 11:17

여성가족부, 방심위에 요청
경찰청·법무부와도 협력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도착해 조사실 이동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가수 정준영씨가 촬영·유포한 성관계 동영상과 관련해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근거 없는 피해자 억측과 신상털기 등을 막고 수사 과정 전반에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일명 '정준영 리스트'라고 불리는 지라시와 관련 동영상이 유포되고 있다. 해당 리스트는 여성 연예인 십여명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이들은 정씨가 촬영한 동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로 추정된다. 그러나 명단은 대부분 허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등에서 퍼지고 있는 동영상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성범죄는 쉽게 재생산 되기 때문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등에서 '정준영 동영상', '정준영 여자친구' 등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도 디지털 성범죄 2차 피해의 한 사례"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강화된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영상물이 유포될 경우 신속히 삭제·차단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긴급 모니터링을 요청했다. 당사자나 제3자의 신고 절차 없이도 방심위에서 모니터링 한 후 자체적으로 심의해 영상을 삭제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단축한 것이다. 아울러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경찰청, 법무부와도 협업하기로 했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13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놓은 장관 메시지에서 "피해 영상물에 대한 삭제 지원은 물론, 심리치료 등 의료 지원, 무료법률 지원 등도 적극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이어 "개인영상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대한 법률안 등 디지털 성범죄 관련 주요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단순한 호기심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가해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산車 파는 홈쇼핑 1년'...실제 판매는 1종뿐
수정 2019.03.14 14:19입력 2019.03.14 11:20

국산차 TV홈쇼핑 판매 허용 이후 1년
실제 홈쇼핑 판매 차량 '트위지' 유일
판매망 다변화 강점에도 판매노조 반대에 '발목'
홈쇼핑 업계는 '자동차판매업' 진출 시동

르노삼성 트위지(사진=르노삼성 제공)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TV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가 가능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관련 시장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해당사업 진출에 시동을 건 반면, 완성차 업체들은 판매노조의 반발에 막혀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된 국산차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가 유일하다.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는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TV홈쇼핑 사업자의 국산차 판매가 가능하도록 보험감독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수입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기존 규정의 범위를 국산차까지 확대했음에도 판매가 활성화되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자동차 판매노조의 반발이 자리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국산차 판매를 시작하면 영업사원들의 판매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판매 노조는 규제가 완화된 직후부터 기존 판매사원들의 생계 위협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해왔다.


지난해 10월 CJ오쇼핑 방송에 등장했던 트위지의 경우 홈쇼핑을 통한 직접판매가 아닌 우회방식을 통해 영업사원들의 반대를 비껴갔다. 방송에서 구입 신청을 한 고객들이 르노삼성의 해피콜을 통해 전국 각 지역 담당자와 상담하고 구입을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지역 영업사원에게 실적이 돌아가는 구조였다. 이런 판매구조는 전기차의 지역별 보조금이 다르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로선 판매량이 높은 주력모델의 TV홈쇼핑 판매는 엄두도 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고객 접점 확대 차원에서 판매 루트를 다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TV홈쇼핑은 좋은 대안이 된다"며 "다만 이 때문에 현재 사실상 유일한 판매 루트인 영업사원들과 대립각을 세우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는 규제가 풀린 직후부터 국산차 판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를 통해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제품인 만큼 매출 규모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홈쇼핑은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자동차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시한 상태다. 다른 홈쇼핑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규제 완화 직후 국산차 판매를 위한 준비작업을 완료했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판매가 논의되고 있다"며 "트위지의 사례와 같이 영업사원들의 반대 없이 홈쇼핑 판매를 진행하기 위한 여러 가지 판매방식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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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 숨겨진 '승리단톡방'들, "정준영 사태 놀랍지 않다"
수정 2019.03.14 16:19입력 2019.03.14 15:25

모바일 메신저 폐쇄성·편리성 악용…10명중 3명 원치않는 음란물 전송 받아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가 담겨있는 모바일 메신저 '승리 단톡방'이 연일 논란이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와 비슷한 '단톡방 성폭력'이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승리, 정준영을 비롯한 다수의 연예인과 그 지인 8명이 서로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공유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동안 이들은 여성들과 성관계한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수차례 주고받았다. 이 기간에 나눈 대화만 20만 건에 이르며 피해 본 여성은 1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폭력 처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혹은 신상정보 등록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는 범죄행위다.

출처=연세대총학생회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이후 ‘단톡방 성폭력’은 꾸준히 문제로 제기돼왔다. 처음 단톡방 성폭력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올랐던 사건은 지난 2014년 대학가에서부터였다. 당시 국민대에서 남학우들이 여학우들을 대상으로 단톡방에서 나눈 성희롱 대화가 여론에 알려졌다. 이후에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에서 비슷한 단톡방 대화들이 연달아 공개됐다.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졌다. 지난 2017년에는 당시 현직 기자였던 30대 남성 4명이 동료 여성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단톡방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동료 여성들을 비하하는 것은 물론 여성들의 실명, 직장명, 신체적 특징을 거론하며 성관계 여부까지 자세히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화는 수개월 동안 이어졌다.


이번 정준영 사태 이후에도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성희롱 단톡방'과 유사한 사례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직접 찍은 영상을 공유하는 건 아니지만 음란물을 공유하는 남자 동기들 단톡방의 존재를 안다"며 "거기서 이뤄지는 음담패설은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정준영 사태가 놀랍지도 않고, 다시 한번 각성할 뿐이다"고 했다.

한 20대 직장인 여성은 "몇 개월 전 회사에서 남자 사원들끼리 단톡방에서 여자 사원들의 외모로 순위를 매기는 일이 있었다"며 "남자 사원 중 한 명이 여성 사원이 속한 단톡방에 글을 잘못 게시해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당시 남자 직원들이 사과하긴 했지만 '원래 남자들끼리는 이런 얘기 많이 한다'고 해명했다"며 "남자들 사이에서는 성희롱이 아주 흔한 일이라는 것을 남자들이 직접 말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 단톡방 성폭력은 존재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는 온라인 성폭력이 가장 빈발하는 창구다. 15~50세 남녀 2000여 명 중 온라인에서 원치 않는 음란물을 전송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절반(58.3%)이상이었는데, 메신저로 경험했다는 비율은 34.2%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라인 등 모바일 메신저가 갖는 편리성과 폐쇄성을 악용한 사례로 분석한다. 다른 사람에게 대화가 노출될 가능성이 적다는 인식과 실시간으로 대화가 이뤄지고 영상이나 사진 공유가 상당히 쉬운 만큼 모바일 메신저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대화가 가능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단톡방에서 이뤄지는 대부분 성폭력 범죄는 자신이 들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톡방 참여자 중 누군가는 자신과 같은 행위를 저지르고, 누군가는 방관하거나 아무렇지 않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를 공범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톡방 내에서는 사회가 규정한 도덕적 기준이 무의미해지고 이런 심리는 범죄행위를 더욱 과감하게 만들기까지 한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메신저의 역기능에 대한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지만 규제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2월 카카오 측은 단톡방 성폭력 논란에 대해 “대화방은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건 사생활 침해에 해당해 대책 마련이 어렵다”고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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