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셰프에게 성폭행…" 유명 아이돌 父 오너셰프, 성폭행 혐의 피소
수정 2019.01.10 17:02입력 2019.01.10 17:02
사진=연합뉴스여성 아이돌 가수의 아버지이자 셰프가 직원을 상대로 성폭행을 가했다는 고소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식당에서 직원으로 일하다가 오너 셰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해당 여성이 지난해 가게 안과 외부에서 수시로 성추행과 폭행,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와 가해자 측 모두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통신 자료 등을 확보, 진술과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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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의 영화읽기]매리스와 치킨 그리고 '그린북'
수정 2019.01.10 09:10입력 2019.01.10 09:10
영화 '그린북'은 1962년 뉴욕 브롱크스의 한 마을을 비춘다. 이탈리아 이민자들이다. 텔레비전 앞에 삼삼오오 모여 미국프로야구 중계를 시청한다. 뉴욕 양키스 팬들이다. 로저 매리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흥분한다. "한 방 날려." 전년도 홈런왕이다. 161경기에서 예순한 개를 쳤다. 베이브 루스가 1927년에 기록한 한 시즌 최다 홈런 예순 개(151경기)를 뛰어넘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때렸을 때 양키스타디움 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의 영웅 루스를 앞질렀다는 이유에서다. 기록을 깨면 가족을 몰살한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심지어 포드 프릭 커미셔너는 "루스처럼 154경기에서 신기록을 세우지 못하면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매리스는 크로아티아 이민자의 아들이다. 노스다코타 주의 촌구석에서 자랐다. 타석에서 불방망이를 뽐냈으나 직설적인 발언 들으로 뉴욕 언론이나 양키스 팬들과 자주 충돌했다. 그래서 홈런을 치고도 야유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그린북의 주인공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는 매리스와 닮은 점이 많다.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요청을 받는 피아니스트. 카네기홀 바로 위층에서 호화롭게 지낼 만큼 많은 돈을 벌었다. 정확한 상류층 영어를 구사하는 등 말과 행동에 고풍이 배어 있다. 그러나 흑인이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을 당한다. 백인 전용 식당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화장실마저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한다. 남부로 내려갈수록 억압은 거세진다. 거의 모든 백인들이 그를 재주가 빼어난 흑인 노예 정도로 대한다. 셜리는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도 꿋꿋이 콘서트 투어를 강행한다. 야유에 시달리면서도 매섭게 배트를 휘두른 매리스처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그의 여정에는 이탈리아 이민자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함께 한다. 흑인들이 사용한 컵을 쓰레기통에 버릴 만큼 차별에 익숙한 백인.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셜리의 로드 매니저를 자처한다. 피터 패럴리(63) 감독은 피부색은 물론 생각, 말투, 취향까지 다른 두 사람의 갈등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그들이 고난을 함께 겪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편견을 버리고 화합을 이끌어내는 매개체로는 음식을 배치한다.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이 대표적이다. 켄터키 주에 다다르자 발레롱가가 함께 먹자고 제안한다. "냄새가 정말 좋지 않아요? 평생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중략) "부탁이니, 한 조각만 먹어봐요." "담요에 기름이 묻으면 곤란해서요." "그깟 담요 좀 더럽히면 어떻다고."
프라이드치킨의 원조는 미국 남부의 흑인 노예들이라는 게 일반적 정설이다. 미국 남부에 정착한 스코틀랜드인들이 닭고기를 오븐에 구우면서 버린 날개와 발, 목 부위를 노예들이 양념과 향신료를 뿌려 기름에 튀겨 먹었다. 조리법은 남북전쟁이 끝난 뒤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대중화됐다. 켄터키 주에서 프라이드치킨을 팔던 커널 샌더스가 1952년에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로 건너가 전문 가게 KFC를 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셜리는 흑인이지만 치킨을 혐오스러운 음식으로 여긴다. 하지만 발레롱가의 끈질긴 강요에 맛보고 절로 미소를 짓는다. "한 조각 더 먹어도 되나요?"
그는 치킨을 맛있게 먹은 뒤부터 남부 백인들에게 심각한 차별을 당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피해의식을 덜어내기도 한다. 비참한 흑인사회의 현 주소를 목격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대화로 떠들썩했던 영화가 가장 조용해지는 순간이다. 주행하던 자가용이 허허벌판의 도로 위에 서 버린다. 냉각수가 없어서 엔진이 과열됐다. 발레롱가는 서둘러 보닛을 열고 고장이 난 곳을 살핀다. 뒷좌석에 앉아 수리를 기다리던 셜리는 창밖에서 분주하게 일하는 흑인 노예들을 목도한다. 그들도 셜리를 쳐다본다. 모두 셜리와 발레롱가를 번갈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할 말을 잃었을 거다. 백인이 흑인을 위해 일하는 광경이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을 테니. 셜리도 다르지 않다. 정확히 100년 전 링컨 대통령이 노예 해방령을 내렸지만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57년이 흐른 현재는 어떨까. 패럴리 감독은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에서 역설했다. "우리는 여전히 분할된 시대에 살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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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러]'말모이' 진부하지만 번뜩이는 기지 발휘
수정 2019.01.10 10:00입력 2019.01.10 10:00
■ 말모이=엄유나 감독, 유해진ㆍ윤계상ㆍ김홍파ㆍ우현ㆍ김태훈ㆍ김선영 주연 ★★★일제강점기에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사라진 우리말을 수집해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말모이'란 '사전'의 순우리말이다. 유해진과 윤계상이 원만한 호흡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다소 진부한 상황에서도 번뜩이는 기지를 발휘해 재미를 전한다. 이야기에 비해 프로덕션디자인의 규모는 작다. 몇 안 되는 세트가 반복적으로 등장해 TV 드라마를 보는듯한 착각이 든다. 등장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주제가 효과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면이 없지 않다. 우리말 사전을 제작하는 모습도 다소 간소하게 나타난다.
■ 리지=크레이그 맥닐 감독, 크리스틴 스튜어트ㆍ클로에 세비니ㆍ제이미 쉐리던ㆍ데니스 오헤어 주연 ★★☆리지 보든 살인사건을 조명한 범죄 스릴러. 18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폴 리버에서 보든 부부가 살해된 사건이다. 범인이 둘째 딸 리지로 드러나 미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리지(클로에 세비니)가 살인을 저지르는 동기로 억눌린 삶과 재산 다툼, 동성애 등에 주목한다. 흥미로운 소재들이지만 하나같이 갈등이 투박하게 나타난다. 하녀 브리짓 설리번과의 비밀스러운 관계의 경우 정서적 유대감마저 조성하지 못한다. 리지의 감정이 지나치게 평온해 설득력이 떨어진다. 잠재된 분노를 분출하는 순간 피 비린내 나는 공포물로 바뀌어버리는 이유다.
■ 내안의 그놈=강효진 감독, 진영ㆍ박성웅ㆍ라미란ㆍ이수민ㆍ이준혁ㆍ김광규 주연 ★☆엘리트 사업가 장판수(박성웅)와 고등학생 김동현(진영)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미디. 영혼이 뒤바뀌는 이야기 위에서 익숙한 학원폭력물과 조폭물을 재탕한다. '두사부일체(2001년)', '조폭 마누라(2001년)' 등이다. 과장된 묘사와 비현실적 설정이 난무한다. 전개마저 설득력이 떨어지는 막장드라마다. 박성웅이 '신세계(2012년)'에서 연기한 이중구의 강인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동현(진영)에게 쏠려 있어 많은 웃음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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