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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뇌가 술에서 깨는 시간 '42일'

수정 2023.03.08 19:10입력 2018.11.19 06:30
소주 한 병을 기준으로 뇌가 술에서 깨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연말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질 술자리를 걱정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술자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과음은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숙취의 고통 때문이겠지요?

술을 마신 뒤 술에서 깨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사람의 몸은 술의 종류와 양, 체질 등에 따라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 그러니까 술이 깨는데 걸리는 시간이 서로 다릅니다. 체중 70㎏의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17.5도짜리 소주 한병을 마셨을 때는 5시간 22분, 맥주 2000㏄를 마셨을 때는 6시간 17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는 간이 알코올 분해를 끝내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원래대로 돌려놓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간이 아니라 뇌입니다. 음주는 간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뇌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술 취한' 상태는 뇌가 취한 것이지 간이 취한 것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소주 석 잔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농도가 0.05%에 이르는데 이 정도면 뇌의 바깥을 감싸고 있는 대뇌피질 전두엽의 기능이 마비돼 사고와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취하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더 마시면 대뇌피질에서 소뇌로 취기가 옮겨가는데 이 때부터는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됩니다.

소주 한 병에 보통 70g의 알코올이 들어있고,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속도는 1시간당 10~15g 정도라고 합니다. 소주 한 병이 7잔 정도라고 하면, 아홉 잔 정도 마시면 이성적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이 해제됩니다. 두 병 정도인 열다섯 잔을 마시면 뇌간이 마비되면서 운동신경이 함께 마비돼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이른바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입니다. 술이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상실이 블랙아웃인데, 보통 5~10분 전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알코올이 대뇌의 해마와 측두엽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기억의 화학적 저장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지요. 조금 전 자신이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시켰던 술을 또 시키는 행위를 되풀이 하기도 합니다.

블랙아웃은 뇌가 약해졌다는 신호인데 알코올 중독자는 블랙아웃을 더 자주 겪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웃이 잦아지는 것은 뇌가 손상을 입어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인 만큼 금주하지 않으면 실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소주 한 병을 기준으로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6시간 정도입니다. [사진=영화 '내부자들' 영상캡처]

2차, 3차를 가지 않고 소주 한 병 정도에서 술자리를 그쳤다면, 알코올은 얼마만에 분해될까요?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5~6시간 정도면 되지만 뇌가 알코올을 완전히 분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42일이 걸린다고 합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능력이 떨어져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체중이 가벼운 사람도 시간이 더 걸립니다.

뇌가 완전히 알코올을 분해하는 42일 동안 술을 마시지 않으면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금주 후 24시간이 지나면 몸에서 독소가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올라갔던 혈당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금주 후 14일이 지나면 역류성 식도염이 완화되고 체중이 줄어듭니다. 3~4주를 금주하면 고협압 환자의 혈압이 정상으로 되돌아 오고, 4~8주를 금주하면 간기능이 향상됩니다. 금주 후 3개월이 지나면 알코올로 비대해진 혈액세포들이 교체돼 몸이 활기를 띕니다.

다음 술자리까지 뇌가 깨어나는 기간인 42일의 규칙을 지켜보면 어떨까요? 어려우시겠지요? 그렇다면, 최소 10일 정도의 해독기간은 가지고, 술자리에서도 소주 두 병 이상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가오는 연말, 즐거운 술자리의 비결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어 31번’ 수능 ‘괴물’ 문제에 무너진 학생들…“교육 개혁 촉구”
수정 2018.11.19 11:10입력 2018.11.19 11:10
16일 서울 무학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수능 가채점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가채점도 마무리 되고 있지만 1교시 최고난도 ‘국어영역’ 쇼크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과 전문가들은 문제의 ‘31번’ 문항에 혀를 내둘렀고, 이는 교육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59만4924명의 수험생이 수능에 응시했다. 1교시부터 역대급 난이도의 문제가 등장했다. ‘구는 무한히 작은 부피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그 구와 동일한 질량을 갖는 질점이 그 구의 중심 O에서 P를 당기는 만유인력과 같다.’ 문제의 31번 문항 지문이다.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실재 입증 과정을 적용해 푸는 문제였다. 물리가 아닌 국어영역이었다.

해당 문항을 접한 이들 모두 문제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반응이다. 명문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들은 물론 유명 인터넷강의 강사들과 현직 고교 국어 선생님들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공부의 신’ 강성태는 “이 정도면 학생들에게 괴물이 되란 소리이며,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거다”며 “이 정도 난이도면 기본 실력 싸움이 아니라 멘탈 싸움이 되고, 국어를 풀다가 '재수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능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은 2005년 이후 줄곧 90점대(1~2개 틀린 점수)를 넘겨왔지만, 이번에는 원점수 기준 커트라인이 문제 5~6개를 틀린 점수인 85~86점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돼 이번 국어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이런 불수능에도 만점자는 등장했다. 현재까지 수험생 4명이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4명 모두 자연계열 수험생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물리지식을 요구했던 국어영역 31번 문제가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수능 만점자 가운데 재수생 2명이 해당 지문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배우는 물리과목을 선택했다는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매 수능마다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변별력을 갖춘 문제들이 등장한다. 대개 난이도 있게 출제된 수능은 변별력을 확보해 상위권 수험생들의 격차가 뚜렷해져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이번 31번 문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크다. 변별력을 갖추기보단 기본 물리적 지식이 없다면 풀 수 없는 수준의 난이도와 시간 분배가 중요한 영역에서 시간만 빼앗는 문제 출제로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년도 국어영역에는 미·적분이 지문으로 제시되고 이를 적용하라는 문제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고3 학생은 “이번 수능 문제는 거의 괴물 수준”이라며 “정시로 가려는 친구들, 최저등급을 맞춰야 하는 친구들 모두 삶을 잃은 표정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수능이 대학 입시 변별력이 아닌 재수생 양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의 대입전형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청원자는 “대학마다 전형이 달라 여러 전형에 지원하고 면접 준비, 내신 관리, 생기부 관리, 수능까지 준비해야 한다”며 “현재의 대입전형은 학생들을 스트레스로 죽게 만드는 입시에 불과하며, 교육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수능을 통해 느낀 공교육의 개편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 청원자는 “집안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설 학원이나 유료 인터넷강의도 듣지 못하고 학교 수업, EBS 인터넷 강의만으로 공부해 온 학생”이라고 밝히며 “EBS 교재와 모의평가 기출문제에 충실하게 열심히 공부해왔지만 공교육에 대한 회의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이의제기가 가장 많았던 사회탐구영역의 생활과 윤리 과목 3번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겠다며 공교육을 정상화 하겠다는 평가원이 다수의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근본적인 대한민국의 공교육에 대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 제도는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변경돼 왔다. 1993년 수능이 도입된 이후 25년 동안 12차례나 바뀌었다. 이에 따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매번 혼란을 겪으면서 사교육에 매달리는 방식으로 불안감을 해소했다. 수능 자체가 입시경쟁 과열을 불러일으켰고,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사교육 의존도를 높인 셈이다.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없는 점이 문제다.

또 현재 대입은 정답과 서열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교육 자체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생들의 성장과 미래 양성에 있지 않고,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려는 목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수능을 앞둔 고2, 고3 학생들 절반 이상이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만성 피로에 시달리고 있고, 수능 이후 성적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매년 이어지는 이유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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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인생 최대위기…사실땐 재기 어려워
수정 2018.11.19 11:23입력 2018.11.19 11:04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여권의 대표적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경찰이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의 계정주로 부인 김혜경씨를 지목하면서부터다. 이 지사를 둘러싼 여러 사건 중 ‘혜경궁 김씨’ 논란은 가장 정치적 폭발력이 큰 사건으로 지목받는다.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방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경찰의 수사 발표로 타격을 입은 이 지사가 부인을 둘러싼 재판 과정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정치적 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정식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일단 정치권에서는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경찰이 유죄판단을 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치열한 경선으로 당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기소가 된다면 대권주자로서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내 친문(친문재인)의 구심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혜경궁 김씨’가 온라인상에 올린 글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인 만큼 당 내 주류의 반발이 강하고, 동시에 결속의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 “이 지사의 정치적 타격은 물론이고, 이 지사가 친문 주류로부터 고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야권은 일제히 이 지사를 공격하고 나섰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날 한국노총 집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해 “자기 정치를 심하게 하다가 낭패를 보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잘 돌아보라”며 “너무 민주당 동지들을 서운하게 만들지 마라. 다음 차례는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한국당은 전날 송희경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혜경궁 김씨’가 사실이라면 경기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즉각 책임지고 사퇴하라”며 “거짓 후보를 공천한 집권 민주당도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반성문을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1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지목하며 "이 대표가 이 지사한테 아주 큰 신세를 졌거나, 아니면 약점을 잡혔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 이유가 아니면 설명이 안된다"며 "검찰에서 기소가 될 때 좀 더 많은 이 지사 혐의점이 나올 것이다. 그럴 때는 아마 이 대표가 대표직을 버티기가 힘들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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