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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엘리베이터 추락, '점프'하면 산다?

수정 2023.03.08 19:22입력 2018.08.17 06:30
만약 엘리베이터가 추락한다면 점프힐 생각은 버리세요. 생존확률이 낮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엘리베이터 없이는 출퇴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엘리베이터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이동수단입니다.

출근시간에 회사 로비에서 늘 타던 엘리베이터가 멈춰 있다면 난감합니다. 10층 이하라면 그나마 걸어서 올라가면 되겠지만 20층 이상 고층이라면 20분 이상은 시간이 걸리겠지요. 지각은 이미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른 걱정도 있지요. 혹시 내가 탄 엘리베이터가 추락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이 되겠지만 엘리베이터 타면서 이런 생각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상상에 대해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엘리베이터가 지면에 닿는 순간 점프를 하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나쁜 결론입니다. 지면에 닿는 순간을 알고 점프를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충격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초능력으로 떨어지는 엘리베이터를 멈춰 세우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떨어지는 엘리베이터에서 점프를 하면 엘리베이터 천장에 머리를 처박고 다시 바닥에 내동댕이쳐 집니다. 엘리베이터가 자유낙하할 때 내부는 무중력 상태가 돼 한 번 힘을 가하면 계속해서 등속운동을 하게 됩니다. 즉, 자유낙하할 때 점프하면 엘리베이터 천장이 없으면 밖으로 날아가 버린다는 말입니다.

보통 크기의 엘리베이터가 20층 높이에서 자유낙하할 경우 바닥에 부딪치기 직전 속도는 시속 150㎞ 정도라고 합니다. 충격 직전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는 사람이 점프해도 그 속도는 시속 5㎞ 정도여서 산술적으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은 시속 145㎞로 바닥에 떨어지는 셈입니다. 아파트 12층 높이에서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면 속도는 시속 88㎞, 2.5초 만에 바닥과 충돌합니다.

이런 속도로 떨어지는 순간에 타이밍을 케치해서 점프한다는 것은 세계 제 1의 스턴트맨이 와도 불가능해 보입니다. 이 속도로 바닥과 부딪히면 생존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디스커버리채널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비즈니스 인사이더, 영국의 더 선 등 각종 매체가 보도한 결과를 요약해보면, 가장 현명한 방법은 엘리베이터 바닥에 등을 대고 큰 대(大)자로 눕거나 납작 엎드리는 것입니다. 또 양팔을 손잡이가 걸치고 두 다리로 바닥을 받치고 기마자세로 버티는 것도 생존 확률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바닥에 큰 대자로 누으면 인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분산돼 그나마 한 부위가 심각하게 부상하는 참사는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절대로 서있지 말고, 차라리 앉거나 바닥에 이렇게 벌러덩 눕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만약 가방 같은 것을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면 바닥과 충돌할 때 충격 완화를 위해 눕거나 엎드릴 때 머리 뒤쪽에 받혀주면 조금이라도 충격을 덜 받을 수 있습니다. 가방이 자동차 사고 때 탑승자 보호를 위해 쉽게 접히도록 설계된 '크럼플 존'과 같은 역할을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사고는 상상 속의 사고일뿐 입니다. 미국에서 매년 엘리베이터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의 수는 27명 정도인데 대부분 엘리베이터 문을 열고 나오다 추락하는 등의 사고였지 엘리베이터가 직접 추락한 사고는 단 1건도 없었습니다. 확률로 계산해보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사망할 확률은 0.00000015%이고, 6억5000만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 번 정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누군가 고의로 사고를 저지르지 않는 한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사고라는 점입니다. 엘리베이터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와이어 하나로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대략 5~8개 정도의 와이어가 엘리베이터를 끌어 당기고 있는데 4~7개 정도가 끊어져도 1개로 작동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또 만약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더라도 브레이크 장치가 작동돼 추락하지 않습니다. 일부 엘리베이터의 경우 바닥에 커다란 용수철이 설치돼 충격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감지센서가 먼저 상황을 파악해 상황실에 알리고, 스스로 작동을 멈추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사고가 날 확률은 거의 '제로(0)'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래도 사고가 나는 것은 안전 불감증 때문입니다. 설치할 때 안전기준에 미달하거나 부실 시공으로 인한 사고지요. 또, 엘리베이터가 멈췄을 때 구조를 기다리지 않고 무리하게 문을 열고 탈출을 시도하다 추락하는 사고가 대부분이란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폭염 꺾이자 바로 한파 걱정… 연교차 '70도' 넘어설까
수정 2018.08.17 15:35입력 2018.08.17 10:02
서울 연교차 57.4도, 강원내륙은 70도 넘어설 듯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 약화… 세트메뉴 된 '폭염과 한파'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111년만에 대폭염 속에 장장 27일간 이어지던 서울지역의 열대야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역으로 아침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오히려 겨울 한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름 폭염이 심한 해는 초겨울부터 급격한 한파가 몰아친다는 것이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최저 기온이 영하 28도 이하까지 내려가는 강원 내륙지역은 올해 연교차가 70도를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 기상청에 의하면 지난 밤 서울지역의 최저기온이 22.1도를 기록, 지난 27일간 이어지던 열대야현상이 드디어 끝났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서울 외에 지역에서도 지난 밤사이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며 열대야가 멈췄다.

폭염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겨울 혹한을 우려하는 심리도 커지고 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스포츠 브랜드 상당수에서 아동용 겨울 패딩 선판매량이 크게 늘어났다. 온라인몰 G마켓이 지난 7월 중순에서 말까지 2주간 아동의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패딩 및 다운점퍼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73% 급등했다. 폭염이 심한 해는 혹한도 심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 이후 폭염과 한파가 함께오는 패턴은 실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월에 서울지역은 최강 한파가 몰아쳐 영하 17.8도까지 내려갔었고, 이번 여름에는 39.6도까지 치솟았다. 여름최고 기온과 겨울 최저기온차를 따지면 57.4도를 기록해 역대 최고 연교차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에도 여름철 서울지역 최고기온은 36.7도까지 치솟았다가 그해 12월 겨울부터 영하 10도로 뚝 떨어졌다. 이듬해 2013년 1월 서울은 영하 16.4도까지 내려갔다. 겨울철 기온이 영하 28도~29도까지 떨어지는 강원 내륙 산간지역에서는 올해 연교차가 최대 70도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 지역에서 폭염이 심할수록 한파도 심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꼽힌다. 이번 여름철 폭염은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일대 상층까지 대기가 달궈지면서 북반구 중위도 일대의 기류 흐름을 관장하는 제트기류가 크게 약화돼 온난고기압 세력이 정체되면서 폭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제트기류가 약화되면 여름철엔 폭염을 부르지만, 겨울철에는 북반구 고위도에 갇혀있어야할 북극한파의 남하를 유도해 중위도 지역에 한파를 몰고오기도 한다. 지난 1월 서울지역이 영하 17.6도까지 내려가 모스크바보다 낮은 기온을 기록했던 이유도 제트기류의 약화와 관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극심해지면, 한반도 지역의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혹한은 더욱 심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교차가 점점 벌어지면 기존 한반도 기후에 적응해 살았던 동·식물 등 생태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해양생태계와 도시환경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혹한 속에서 각각 온열질환자와 저체온증 환자 또한 예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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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노골적 카피…"모토로라, 부끄럽다"
수정 2018.08.17 11:24입력 2018.08.17 08:02
스마트폰 업계 '애플 따라하기' 노골화
"소비자가 새 폰 살 이유가 없다" 비판

모토로라의 P30(유출 사진·왼쪽)과 아이폰X.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아이폰 베끼기가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전통 중국 제조사에 이어 노키아, 모토로라까지 가세했다. 특히 한 때 통신·IT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달고 다니던 '모토로라'에 대한 실망감이 쏟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새 스마트폰 'P30'을 9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허술한 보안 때문인지, 의도적인 마케팅인지 모를 '유출(?)'로 인해, 디자인과 스펙은 사실상 다 까발려졌다. 유출 이미지를 보면, P30은 아이폰X과 매우 흡사하다. 노치디자인에 후면 좌상단 듀얼렌즈에 바탕화면 이미지까지 비슷하다.


미국 IT전문매체 더버지는 "구글 검색 알고리즘도 P30을 아이폰X과 구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구글 검색은 P30의 이미지를 보자 아이폰 검색을 권장했다.

외신들은 아이폰X 베끼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영국 BBC방송은 "모토로라의 새 폰은 아이폰X의 '뻔뻔한 카피'"라면서 "두 제품의 차이점을 찾아보라"고 꼬집었다. 미국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I)도 "P30 디자인은 애플의 아이폰X과 거의 동일하게 보인다"면서 "기본 월페이퍼(배경화면)조차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IT기기 전문리뷰어 마르케스 브라운리는 "역대 가장 부끄러운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BBC는 "P30과 아이폰X의 차이점을 찾아보라"고 꼬집었다. <사진=BBC 홈페이지 캡처>

물론 차이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P30이 월등하게 저렴하다. BBC는 P30의 가격을 350달러(약 40만원)로 예상했다. 아이폰X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다. 또 P30의 전면 하단에는 'motorola'라는 로고가 박혀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CS 인사이트는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는 우울한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무관심이 늘어나고,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이폰X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애플 따라하기(노치 디자인)를 풍자하는 이미지.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제조사 중 노치 디자인을 택하지 않은 사실상 유일한 제조사는 삼성전자다. <사진=Marques Brownlee>

이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소비자의 새 폰 구매를 유도하고 싶다면, 디자인을 따라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할 방법을 찾고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모토로라는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2014년 중국 레노버에 매각됐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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