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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비서에게 폭언 들은 중학생 “사과 믿을 수 없다”...왜?

수정 2018.05.22 19:47입력 2018.05.22 19:47
사진=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서 박창훈 씨에게 폭언을 들은 중학생 A군이 박 전 비서의 사과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A군은 22일 페이스북에 박 전 비서의 사과글을 공유한 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박창훈 전 비서님이 이춘호 보좌관님(과) 전화하게 해주겠다더니 전화 오지 않았다”면서 “저는 이 사과를 믿을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글을 게재했다.

이어 A군은 불법주차 관련해 나 의원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페이스북에 적었다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내용을 내리라’는 요구를 받아 박 전 비서관과 통화를 하게 됐다며 이번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앞서 전날 유튜브 ‘서울의 소리’ 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박 전 비서와 A군의 통화 녹취록에서 박 전 비서는 학생과의 전화통화 중 욕설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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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90억장…'비닐봉투 중독' 한국인, 세계적 망신"
수정 2018.05.23 07:30입력 2018.05.22 13:11
그대로 남은 쓰레기는 압축기에서 직사각형 형태로 납작하게 압축돼 다시 쓰레기장으로 향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 태평양에는 '섬 아닌 섬'이 있다. 거대한 쓰레기로 이뤄져 '거대 쓰레기 지대'( Great Pacific Garbage Patch )로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7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다. 이 곳은 물고기나 새들이 미세 플레스틱을 먹이로 알고 삼켜 고통스럽게 죽어간다. 인간이 일으킨 환경 문제가 앞으로 인류의 생존을 좌우할 정도로 심각해 질 수 있다는 '경고'의 상징이다.

쓰레기의 역사는 인류의 시작과 함께 했다. 동굴 속에 살았던 원시 인류도 각종 쓰레기로 동굴이 좁아지면 다른 동굴로 옮겼다. 정착 생활을 하는 신석기 시대엔 쓰레기를 땅에 묻거나 가축 사료로 활용했다. 유럽에서 유행한 '하이힐'이 집에 화장실이 없고 아무데나 오물과 쓰레기를 버리는 문화 때문에 탄생했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흑사병ㆍ콜레라ㆍ페스트 등이 툭하면 유행해 피해를 입힌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전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환경 윤리를 자랑했다. 경국대전을 보면, 쓰레기 무단 투기 곤장 30대, 똥을 버리면 곤장 50대, 가축 방목시 곤장 100대 등 엄격히 처벌했다. 조선판 '그린 벨트'도 있었다. 산에서 소나무를 1그루 베면 곤장 100대를 때렸고, 두 그루를 베면 군 복무, 10그루 이상이면 국외 추방까지 했다. 조선 왕조는 '치산치수', 즉 나무를 많이 가꿔 홍수와 가뭄이 없고 땅이 비옥한 나라'를 국가 제일 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산업화 때는 몰라도, 2000년대 중반엔 쓰레기 종량제ㆍ재활용 정책의 성공으로 세계적 칭찬을 받았던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쓰레기섬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불명예는 여전하다. 요즘엔 수도권 아파트마다 재활용업체들의 횡포에 비닐봉투를 처리하지 못해 난리다. 특히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들어 1회용품ㆍ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너도 나도 플라스틱ㆍ비닐 제품을 사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버스 정거장, 길거리 쓰레기통, 해변가에는 먹다 버린 1회용 컵이 수북하다.

우리 국민들이 하루에 버리는 1회용품ㆍ폐기물의 양은 정확히 얼마나 될까. 22일 자원순환사회연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간 버려지는 폐지는 120만톤에 달한다. 반면 폐지 150만톤을 수입한다. 1인당 연간 종이 소비량은 170kg이다. 30년생 원목 3그루를 베어야 만들어지는 양이다. 국민 1인이 종이 1장을 덜 쓰면 연간 5000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컵이 230억개다. 한 사람이 하루에 1~2개를 사용해 연간 460개 정도 쓴다. 이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1개당 11g)을 상쇄하려면 30년생 소나무 2343만 그루가 필요하다.

음식물쓰레기도 엄청나다. 하루에 1명당 240g, 1만3000톤이 음식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은 연간 20조원 이상이다. 음식물쓰레기 1톤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400kg으로 1일 52만kg에 이른다.


휴대폰으로 인한 지하자원 낭비는 또 어떤가. 연간 폐휴대폰 2000만대가 발생하지만 수거는 600만대로 30% 정도에 그친다. 1200만대가 행방불명된다. 폐휴대전화 1톤당 200~400g의 금이 포함돼 있고, 폐반도체칩에도 1톤당 200~500g의 금이 들어 있다. 광산에서 캐는 금광석 1톤에 들어있는 금이 3~5g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더군다나 휴대폰 속에는 갈륨, 알루미늄, 비소, 은, 티탄, 바륨, 납, 니켈, 지르코늄, 인듐, 주석, 동, 규소 등 희토류가 대거 포함돼 있다. 한때 지자체 주도로 폐휴대폰을 수거해 희귀 금속을 회수하는 도시광산 사업이 유행했지만 잊혀진 지 오래다.
재활용 처리시설에서 한 근로자가 재활용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목장갑에 팔토시, 발목까지 내려오는 앞치마를 착용하고 있다. 재활용이 안되는 의료기기 등에 의한 상해, 감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최근 문제가 된 비닐봉투 낭비는 세계적 망신거리다. 연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비닐봉투 숫자는 약 190억 개로 1인당 370장을 쓴다. 비닐봉투 9장이면 자동차 1km를 운행할 수 있는 기름이 들어 있다. 유럽의 경우 아일랜드ㆍ룩셈부르크 에선 1인당 10장 미만, 독일,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에서도 연간 60~70장 수준에 그친다. 1회용 비닐봉투 중독이 전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은 아니다라는 얘기다. 국민 모두가 1년에 단 하루라도 비닐봉투를 쓰지 않으면 약 5200만장의 비닐봉투가 절약돼 이산화탄소 배출량 6700톤이 감축된다. 원유 95만1600ℓ가 절약된다.

이렇게 쓰레기를 펑펑 버리다 보니 국내 단위 면적당 쓰레기 발생량은 1836톤으로 미국(203톤)의 7배, 캐나다의 141배다. 국내 쓰레기 발생량은 2013년 기준 총 38만2081톤이다. 쓰레기 매립장 잔여 사용 년수는 약 13년에 불과하다. 쓰레기를 매각한 후 썩는 기간은 스티로폴 500년, 플라스틱 100년, 알루미늄캠은 80~100년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에너지 의존도는 97%, 광물자원은 90%다. 세탁소에서 쓰는 얇은 비닐 커버가 연간 4억장, 100억원대다. 최근 서울시 등이 없애기에 나선 1회용 우산 비닐커버 사용량도 연간 1억장이나 된다.

자원순환연대 관계자는 "1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품 사용 습관을 가져야 하며, 음식물을 남지 않고 녹색 제품을 구매해서 쓰도록 습관화해야 한다"며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쓰고 소비를 줄이는 녹색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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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는 길도 아름다웠던 故 구본무 회장
수정 2023.03.06 13:19입력 2018.05.22 09:55

유해 화장해 수목장, 지인·네티즌 등 쏟아지는 구 회장과의 미담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에서 열린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발인식에서 고인의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이 22일 오전 8시 30분 서울대 병원에서 진행됐다. 발인에는 100여명의 친인척, LG그룹 계열사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구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사장이 영정을 들고 구 회장의 두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뒤를 따랐다.

뒤를 이어 범 LG家 일가 친척들과 LG 계열사 경영진, 상주인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구 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영구차는 화장터로 떠난다. 조화도 조문도 정중히 거절했던 것 처럼 가는 길 자체도 소탈하다. 구 회장의 유해는 화장해 나부 뿌리에 뿌리는 수목장(樹木葬)으로 진행한다. 생전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으로 조성한 숲에 자신의 호인 '화담(和談)'을 붙여 아꼈던 심정으로 마지막 길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구 회장은 지난 20일 오전 9시 5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LG그룹 경영을 맡은지 23년이 됐다. 1년간의 통원 치료 중에서도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는 평소 뜻에 따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3일의 비공개 가족장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뤄졌다. 서울대 병원에 차려진 빈소에선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들이 줄을 서 조문을 하는 장면도, 끊임 없이 도착한 조화가 산을 이루는 장면도 없었다. 시종일관 조용하게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하는 모습만 이어졌다.

하지만 재계의 큰 별이었던 고인을 기리는 정재계 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아버님이 불편하셔서 제가 대신 오게 됐다"는 오너 3, 4세들의 조문에선 우리 재계가 창업 1세대, 2세대를 지나 3세대, 4세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21일 오후 8시40분 남편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함께 구본무 LG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구 회장의 별세에 네티즌들은 구 회장이 생전 해왔던 선행과 겸손하고 검소했던 삶을 되새기는 '선플(착한 댓글 달기)' 운동도 한다. '갑질'로 얼룩진 재계 오너들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다르다. 대기업들을 '적폐'로 여겼던 정치인들도 제각기 빈소를 찾아 "정도경영을 하신 분"이라고 추억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구 회장의 삶을 놓고 "노블리스 오블리주(부와 권력에 대한 사회적 책임)를 몸소 실천한 분"이라는 평가도 이어진다. 빈소를 찾아 결국 조문하지 못하고 빈소 밖에서 절을 하고 돌아서는 시민부터 LG그룹 본사에 고인의 삶을 기리는 한장의 편지를 놓고간 시민도 있었다.

'옆집 할아버지 같은 대기업 회장', '작은 선행을 베푸는 소탈한 회장님', '언제나 수행 비서 한사람만 데리고 다니던 경영자' 등의 일화 등이 계속 회자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 노신사가 '실례합니다'라며 옆을 지나갔는데 구본무 회장이셨다. 그룹 총수가 수행원 없이 다니는 모습이 믿기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며 소탈했던 구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블라인드에 LG 계열사 직원이 적은 글에선 "화담숲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만삭 임산부에게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갈 수 있게 배려해줬는데 그분이 회장님이셨다"고 말했고 다른 직원은 "연수원 식당에서 먼저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하셨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LG 홍보를 책임졌던 정상국 전 LG 부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 회장이 회장 취임하신 이후 '정도경영(正道??)을 통해 1등 LG를 달성하자'고 하셨는데 당시 경영진들이 다소의 편법은 필요악이라며 볼멘소리를 할 정도였다"면서 "이런 반발에 구 회장은 '당당히 실력으로 1등을 하던지, 부정한 방법으로 1등을 할 거면 차라리 2등을 해도 어쩔 수 없다'며 정도경영을 강하게 밀어 붙였다"고 소회했다.

정 사장은 "누구를 만나도 반말하지 않고 먼저 명함을 건네며 '저 LG 구본뭅니다. 이거는 그냥 찌라십니다. 받아 두이소'라고 하는 동네 아저씨 같은 분"이라고 구 회장의 일상을 소개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지난 21일 빈소를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비행기 안에서 구 회장을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반 총장은 "2004년 해외 출장길 비행기에서 구 회장을 만났는데 내 자리 독서 램프가 고장난 걸 보고 '나는 자료를 안봐도 된다'며 자리를 바꿔줬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소록도 할매 천사'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간호사들에게 LG복지재단을 통해 매달 생활비를 지원해 온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16년 2월경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과거 한센병 환자를 돌본 간호사들이 한국을 찾았을때 신문 기사를 통해 그들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본 뒤 평생 생활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구 회장은 생전 신문 사회면을 꼼꼼히 읽었던 인물이다. 의인들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재단 규정상 지원이 어려우면 스스로 사재를 보내기도 했다. 구 회장은 기업이 사회적 의인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면 그 행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다고 봤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데 구 회장 개인과 기업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신념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기자 출신인 이낙연 총리는 과거 기자 시절 옆에서 지켜본 구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빈소를 찾은 이 총리는 "구 회장님은 중간값의 술을 즐겨 드셨습니다. 너무 싼 술을 마시면 위선 같고, 너무 비싼 술을 마시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게 이유였습니다"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는 구 회장을 애도하는 편지와 국화 두 송이가 발견됐다. 자신을 '대한민국 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이는 편지를 통해 "회장님이 강조하신 인간 존중의 경영이 제가 LG를 좋아하고 회장님을 존경하는 이유"라며 "모든 20대가 그러하듯 취업이라는 선택의 기로 앞에 서 있는데 신념을 갖고 자신을 우뚝 세워 LG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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