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아직까지 부정적…유승민 "정치인의 정치적 의사 존중해야" 종용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 내 개혁신당 창당파에서 당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전원 출당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면서 '합의이혼'이 다시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배숙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장은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당 비례대표 의원 전체를 출당하자고 제안한다"며 "이것이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에 표(票)를 준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이어 "국민이 만들어준 비레대표가 다당제와 반(反) 패권, 햇볕정책을 지킬지 안철수식 썩은정치를 따라갈지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다음 의원총회가 비례대표 출당으로 전체 의원이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당내에서 비례대표 출당론이 거론되는 이유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파국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통합 반대파는 2·4 전국당원대표자대회(전당대회)에서 합당안(案)을 저지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신당을 바로 출범시킬 수 있도록 이미 창당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쟁점은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의원 등 3~4명으로 추산되는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의 거취다. 현행 정당법상 출당·제명 없이 당을 탈당할 경우 비례대표 의원들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합의이혼론'이 다시 부상하는 이유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여전히 '비례대표 의원을 출당할 권리는 당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안 대표는 전날 통합선언 뒤 합의이혼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도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며 일축했다.
찬성파 비례대표인 김중로 최고위원도 앞서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도) 직능대표로 들어온 만큼, 이 당을 위해 최선을 다해 마지막 까지 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합의이혼이 성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날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인의 정치적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다"며 합의이혼을 종용했다. 정체성이 다른 일부 의원들이 잔류할 경우 또다른 당내 소요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에서도 아름다운 이별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의원총회 소집을 예고하며 "헤어지더라도 손을 흔들면서,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면서 헤어져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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