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엔 '대실'이 없다…해외선 보편화된 '데이유즈' 없는 이유
수정 2016.06.14 14:00입력 2016.06.14 14:00
국내에서는 '러브모텔' 인식 강해…수익성 측면에도 불구, 호텔 "도입계획 없어"
그랜드 하얏트 서울[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직장인 이명선(28)씨는 해외 여행할 때 특급호텔에서 '데이유즈'를 이용했던 것을 떠올리고 최근 국내에서도 야외수영장 등에서 낮 동안만 호텔 서비스를 누리려고 찾아 봤다. 그러나 국내 특급호텔 중 그 어디에서도 무박 패키지를 실시하는 곳은 없었다. 이씨는 "해외에서는 여행시 샤워도 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몇시간만 머물렀다 가는 데이유즈가 보편화됐는데 유독 국내 호텔에서만 터부시되고 있다"며 "호텔 입장에서도 낮 동안 방을 비우느니 데이유즈로 채우는 게 나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씨같은 여행객 외에도 장거리 비행 후 오전에 샤워 후 오후 미팅 전까지 짐을 추려야하는 비즈니스고객 등은 해외 특급호텔에서 굳이 묵지 않아도 '데이유즈(Day Use)'를 통해 머무를 수 있다. 데이유즈란 일정 시간동안만 호텔 객실을 빌려쓰는 것으로, 국내에서는 '대실' 개념으로 보면 된다. 투숙객은 원하는 시간에 저렴하게 호 텔을 이용할 수 있고, 호텔은 낮에 빈 객실을 활용해 수익을 낼 수 있어 모두에게 '윈윈' 상품이 될 수 있다. 프랑스의 한 호텔에서는 6만~7만원만 내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머무를 수 있고, 스코틀랜드의 쉐라톤에서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쉴 수 있는 데이유즈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해외 호텔에서는 쉽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유독 한국에서만 누릴 수 없다. 모텔산업이 워낙 발단된 국내서 '대실'이라고 하면 러브모텔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대실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 채 '보수적' 사고에 머무르면서 간극이 생기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해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이 국내 특급호텔 중에서는 처음으로 무박패키지를 내놓으며 '파격'을 시도했다. 야외수영장 및 풀사이드 바비큐 이용혜택을 포함해 5월 한 달간만 한정판매한 '파일럿' 형식의 패키지였다.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고객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6월까지 연장했고, 호텔 비수기인 9월에도 한 달 간 판매했다.
하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쾌적한 서비스 때문에 특급호텔을 찾는 건데 대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질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시각과 매출저하를 겪고 있는 국내 호텔들이 변신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나뉘었다. 특히 데이유즈 찬성론자들은 낮은 객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실리적 마케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공유경제 비즈니스모델인 '에어비앤비'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호텔업계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며, 더 이상 편협한 시각에 갇혀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 이후 데이유즈를 고려했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등 타호텔들도 결국엔 계획을 접었다.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대실'의 목적이 관광객과 비즈니스고객의 여독을 풀기 위함보다는 러브모텔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에서는 국내 특급호텔과 모텔을 구분하는 기준을 '대실'로 나누기도 할 정도다. 이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실을 하고 있는 일부 중저가호텔들은 동종업계에서 호텔 취급을 받지 못하기도 한다.
더디자이너스호텔은 일부 지점에서 시간당 대실료를 받는다. 기본료 1만5000원에 시간당 1만원 추가가 되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방금 전까지 누가 뒹굴다가 간 지 모르는 곳에서 자고 싶지 않다"는 반응과 "호텔들이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는 반응으로 나뉜다.
하지만 당분간 국내 호텔에서는 '대실'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특급호텔 관계자들은 "데이유즈 도입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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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크래프트', 중국서 대박난 이유
수정 2016.06.14 10:56입력 2016.06.14 10:18
부동산 재벌 왕젠린, 텐센트 등 제작·투자…원작 게임 '와우' 팬 1000만명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세계 제2의 영화시장인 중국에서 할리우드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이 인기몰이 중이다.
'워크래프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모니카 소재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영화화한 것이다. '워크래프트'는 중국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그룹 회장 소유의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傳奇電影), 현지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迅)가 할리우드와 손잡고 공동 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이언(藝恩)그룹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중국 전역에서 개봉된 '워크래프트'는 이날 박스오피스 매출 3억40만위안(약 52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배우이기도 한 저우싱츠(周星馳)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미인어(美人魚)'가 올해 개봉일에 거둔 2억7200만위안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최고 흥행 기록을 쓴 '스타 워스: 깨어난 포스'가 지난 1월 중국에서도 개봉됐으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중국 관객의 입맛이 미국 관객과 다르다는 뜻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워크래프트'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릴 태세라고 최근 보도했다. 왕 회장이 중국 최대 극장 체인 완다시네마라인(萬達院線)을 운영하고 있는데다 중국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열성팬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현지 영화사 화이브라더스(華誼兄弟)미디어가 '워크래프트'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홍콩의 광파(廣發)증권에 따르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팬 1억명 중 적어도 1000만명이 중국인이다.
일본 최대 투자은행 노무라(野村)홀딩스는 던컨 존스 감독의 '워크래프트'가 중국에서만 박스오피스 매출 20억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의 황리차(黃李察) 애널리스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중국에서 매우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많은 중국인이 '워크래프트'에 매료될 게 분명하다"며 "'스타워스'가 중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것은 대다수 중국인이 기존 '스타워스'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워크래프트'가 예상대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최대 수혜자는 왕 회장이 될 것이다. '워크래프트' 제작에 공동 참여한 레전더리는 곧 완다시네마라인의 일부가 된다.
상하이(上海) 소재 광다(光大)증권에 따르면 레전더리는 공동 제작사로 제몫을 챙기고 완다시네마라인은 산하 극장에서 발생한 티켓 매출의 절반 말고도 배급료로 5~7%나 더 갖게 된다.
중국 영화 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간 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영화시장이 급성장하며 성숙해지자 할리우드는 중국 현지 영화사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할리우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미 영화시장이 정체를 거듭하자 중국에 주목해왔다. 상하이 소재 컨설팅 업체 아티즌게이트웨이(亞提森格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박스오피스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 68억달러(약 7조930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영화시장의 성장속도에 놀란 할리우드는 중국 내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유니버설픽처스ㆍ워너브라더스 등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더 많은 극장으로 더 많은 중국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현지 영화사와 이미 손잡았다. 중국의 스크린 수는 지난해 8035개가 추가돼 현재 3만1630개에 이른다.
이언그룹은 중국 토종 영화도 선전하고 있어 박스오피스 매출에서 내년 중국이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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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희망퇴직 실시…7월 임금피크제 도입
수정 2016.06.14 10:34입력 2016.06.14 10:32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대신증권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2014년 이후 2년만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현재 두 번째 희망퇴직 실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17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말 그대로 희망자에 한해서만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방침이다.
근속 5년 이상의 대리급 이상 직원과 근속 8년 이상의 사원급 직원에는 평균임금 9~23개월의 퇴직위로금에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되는 특별생활안정자금이 지원된다. 2년간의 학자금과 전직·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지원할 예정이다. 20년 이상 근속한 1급 부장급은 최대 2억6000만원 수준을 지급받게 돼 2014년 실시 때 보다 조건이 좋다. 대신증권은 2014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당시 근속년수 20년 이상 부장급에 최대 2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의 이번 희망퇴직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연결된다. 대신증권은 7월1일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데 제도 시행 이전에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에게 퇴직기회를 주겠다는 의도다. 대신증권은 2014년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임금피크제 논의를 진행했지만 내부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 실적이 부진했던 것과 관련해서 저성과자에 대한 희망퇴직이라는 시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 부분하고는 전혀 상관 없는 희망퇴직"이라며 "사측 강요 없이 임금피크제 도입 앞두고 희망자에 한해서만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업계 환경이 안좋다 보니 영업점을 중심으로 직원들의 희망퇴직 요청이 많았다"면서 "특히 2014년 희망퇴직 때 신청을 안했던 직원들이 추가로 희망퇴직 기회를 달라는 요청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의도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희망퇴직 바람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증권맨들이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하반기 부장급 직원과 차장급 이하 직원 가운데 근속기간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52명이 희망퇴직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12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우리투자증권 인수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려고 검토했지만 노조가 반대하면서 보류된 상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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