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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vs이세돌 3국]기계 앞에 무릎 꿇은 이세돌, 알파고에 최종패

수정 2016.03.12 17:15입력 2016.03.12 17:13
'인간 챔피언' 이세돌 9단, 알파고에 결국 패배
1,2국 치른 이 9단, 3국에서는 초반 승부수 띄웠지만
알파고, 이 9단 맹공에 정석으로 응대
바둑 정복한 알파고, 다음 도전은 스타크래프트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진=구글 제공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인간 챔피언 이세돌 9단이 기계 앞에 무릎을 꿇었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결국 바둑을 정복했다. 바둑은 그동안 경우의 수가 무수히 많아 AI가 인간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1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3국에서 이 9단이 시작 4시간 12분 만에 돌을 던졌다. 이세돌은 1,2 대국에 이어 3대국까지 패배하면서 결국 알파고에 바둑 최강자 자리를 내줬다.

3국에서는 알파고가 백, 이 9단이 흑을 쥐었다. 이 9단은 2국과 다르게 표정과 태도에서 여유가 있었다. 이 9단은 알파고에게 2연패한 뒤 "알파고의 완벽한 대국이었다"며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하고 동료 기사들과 밤샘 비책을 마련했다.

이 9단은 3국 초반 승부수를 띄웠다. 알파고가 그동안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후반으로 갈수록 이 9단이 감정 없는 알파고보다 불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9단의 첫 착수는 우상귀 화점. 알파고는 1분 30여초 만에 우하귀 화점으로 대응했다. 이 9단은 5수째로 좌상귀를 날일(日)자로 걸친 뒤 7수로는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전개했다. 알파고는 우상귀를 날일자로 걸친 뒤 우하귀를 눈목(目)자로 굳히는 새로운 포석으로 대응했다.

경기 초반은 이 9단의 맹공과 알파고의 방어가 이어지는 형국이었다.

이현욱 8단은 "오늘은 이 9단이 입단 초기의 바둑을 두고 있다"며 "평소 스타일의 바둑으로 알파고에 1·2국을 졌기 때문에 오늘은 초창기 바둑으로 돌아간 것 같다. 굉장히 거칠게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9단은 변칙적인 수로 알파고 흔들기에 나섰지만 알파고는 무난한 수를 두면서 차분하게 정리하는 바둑으로 이끌어 갔다. 알파고는 이 9단의 맹공에 때로는 피하고, 타협을 하는 등 철저하게 유리한 수로만 응대했다.

중반 이후 알파고는 하변에 큰 모양을 만들어 50여 집에 이르는 거대한 집을 만들며 집싸움에서 이 9단에 앞서나갔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제3국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제 3국에서도 이 9단은 대국 후반 쫓기는 형국이었다. 알파고는 40분 55초 남은 상황에서 이 9단은 초읽기에 몰렸다. 이세돌 9단은 대국 중간에 한 수를 두자마자 화장실에 달려나가는 등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초읽기에서는 대국자는 한 수를 1분 이내에 두어야 하며, 1분 초과를 기록하면 마지막 1분 초읽기로 들어가며 여기서 다시 1분을 초과하면 반칙패를 당한다.

이 9단은 초읽기에서 알파고가 예상할 수 없는 변칙수를 두면서 반전을 꾀했다. 특히 이 9단은 경기를 난전으로 만들면서 '패싸움'까지 걸었다. '패'란 한쪽이 상대방의 돌 한점을 따내면 때린돌 한점이 반대로 단수로 되어 쌍방이 번갈아 따내면 똑같은 싸움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이다. 패싸움은 기계인 알파고를 이길 비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패감이 부족하면서 형세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이 9단의 스승 권갑용 8단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라졌다. 처음에는 감히 세계 최강인 이세돌을 어떻게 이기냐 하면서 5:0을 예상했지만 모든 게 바뀌었다"며 "알파고가 정말 대단한 기계라고 느껴진다. 지금은 이세돌이 어떻게하면 한판이라도 이길 수 있나로 맞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해설을 맡은 홍민표 9단 "오늘 바둑은 알파고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로 이세돌 9단에게 '어?' 할 만한 바둑을 뒀다"며 "인간과의 바둑을 거듭할수록 알파고가 더욱 인간적으로 발전했다. 오늘은 인간적인 수법만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이 9단은 5판을 모두 치르는 조건으로 15만달러(약 1억6500만원)를 받는다. 알파고는 이 9단과의 승부에서 최종 승리를 거두면서 상금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유니세프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알파고는 한 달에 100만판 두면서 빠르게 실력을 키웠다. 현존하는 바둑 프로그램과 496번 싸워서 495번 이겼다. 지난해 10월에는 유럽의 바둑 챔피언 판 후이(Fan Hui) 2단을 상대로 공식 대국에서 5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5개월 만에 믿을 수 없을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알파고는 바둑 챔피언 이 9단까지 꺾었다. 구글은 바둑 이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RTS)에 도전할 계획을 밝혔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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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사라진 북 잠수함 실종인가? 작전인가?
수정 2016.03.12 10:08입력 2016.03.12 10:08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의 잠수함이 사라졌다. 한미군당국은 사라진 북한의 잠수함 1대를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잠수함이 사라진 사실은 미국 CNN이 11일 보도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CNN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번 주초 북한 정권과 잠수함과의 교신이 끊어졌다"며 "북한이 사라진 잠수함을 수색하고 있는 상황을 미국의 정찰위성과 항공기, 함정이 며칠간 은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실종된 잠수함은 현재 바닷속에서 표류하고 있는지, 아니면 가라앉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교신이 끊긴채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면 훈련기간 고장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잠수함은 지난해 8월에도 기지를 이탈해 사라진 적이 있다. 당시 사라진 잠수함은 50여척으로 대규모여서 군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북한 잠수함 50여척은 북한군 잠수함 전체 전력의 70%에 해당한다. 당시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은 6ㆍ25전쟁 이후 처음이라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정황은 북한이 남북 고위급접촉을 제안한 이후 포착된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군 잠수함의 기지 이탈률을 북한군 도발 징후의 중요한 척도로 삼고 있다. 군은 당시 구축함 해상초계기 활동을 강화하는 등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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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7살 원영이는 발가벗긴 채 욕실서 숨졌다
수정 2016.08.08 15:20입력 2016.03.12 08:57

새엄마 학대가 빚어낸 비극…되풀이되는 '가정 참극'충격

12일 오전 경찰이 경기도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원영군의 시신을 수습해 내려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이번에도 부모에 의한 살인과 방기였다. 평택에서 실종되었다던 신원영(7)군은 새엄마의 학대를 못견뎌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인 2월1일 욕실에서 찬물을 뒤집어쓰고 발가벗긴 채 아이는 죽어갔다. 2월1일 서울 경기권의 기온은 최저 영하7도였고 이튿날인 2일은 영하9도까지 내려가 한파가 기승을 부리던 때였다. 소년은 20시간 동안 욕실에 갇혀 있었다. 새엄마 김모씨(38)는 소년이 소변을 못 가리는 것이 못마땅해 이런 짓을 했다. 이튿날 오전 9시30분쯤 친부 신모씨(38)가 욕실 문을 열어보니 아이는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원영군의 부모는 죽은 아이를 이불로 둘둘 말아 베란다에 두고 열흘을 방치했다.

숨진 신원영군(7세)

키 125센티미터에 바싹 마른 아이. 가마가 두 개였고 바가지 머리를 했던 원영이. 왼쪽 팔과 겨드랑이에 손톱 크기의 반점이 있고 살짝 팔자걸음을 걸었던 소년은, 오줌싸개라는 이유로 찬물에 젖은 나신으로 맹추위에 떨다 죽어갔다. 2일부터 열흘 동안 베란다에 버려져있던 아이는 2월12일 밤 11시35분쯤에 자동차에 실려 원영이 할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 쪽으로 옮겨졌다. 소년은 그곳에 암매장됐고, 부모는 이틀 뒤인 14일 다시 내려와 인근 슈퍼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 육포, 초콜릿을 사서 장례의식을 치렀다. 초콜릿은 소년이 평소 몹시도 먹고싶어했던 것이리라.

위의 상황들은 친부와 계모가 경찰에 12일 자백한 내용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아버지 신씨와 새엄마 김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새엄마 김씨는 원영군에게 수시로 폭력을 행사하고 밥을 굶겼으며 친부는 이같은 학대 행위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였다. 이제 그 학대의 ‘결과’가 밝혀짐에 따라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살인에 대해 부인하고 있으며 신씨는 김씨가 욕실에 가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친부 김씨는 아이를 매장한 뒤인 2월20일 포털 사이트에 ‘살인 몇 년 형’등의 키워드로 검색을 해본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오늘 청북면 야산에서 소년의 시신을 수습했다. 아이는 옷을 입고 있었으며, 백골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검찰에 출두한 신원영군의 새엄마 김씨와 친부 신씨./사진=연합뉴스

작년 3월17일엔 여중생(14)이, 그리고 11월3일엔 초등생(7)이 부모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준 바 있다. 가족 관계의 파탄, 자식에 대한 극도의 무관심과 폭력, 피폐하고 잔혹한 세상의 표정이 왜 이리 자주 뉴스의 수면으로 솟아오르는 것일까. 이것이 비단 특정 지역이나 특정 가족에 국한한 문제일까. 아직도 비슷한 풍경의 가정 속에서 떨고 있을 아이들은 얼마나 될까.

부모의 이름을 한 ‘야만’이 횡행하는 사회 속에서 이 땅의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며,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비명에 떨다 간 원영이의 죽음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

아이가 죽어간, 그토록 추웠던 그 날은, 우연히도 이 땅의 최고 리더가 생일을 맞은 날이었고, 새로운 야당이 정치를 바꿔야 한다며 출범하는 날이었으며 때때옷을 입고 세배를 해야할 설날을 일주일 앞두고 있던 때였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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