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수능 '최고 난이도' vs '최저 난이도'
수정 2015.11.12 15:16입력 2015.11.12 14:50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치러졌습니다. 이제 관심은 올해 난이도에 집중돼 있습니다. 매년 출제한 이들이 의도한 난이도와 실제 수험생들이 체감한 난이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수능은 워낙 쉬워 '물수능'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어려웠던 수능은 언제였을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살았던 시대가 난세였다고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수능도 아마 자신이 봤던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 때는 말이지, 수능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너무 쉬워 허무했다는 말보다는 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분석도 했나봅니다. 얼마 전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과 성균관대 입학사정관 교육연구센터가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22년간의 수능 난이도를 분석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1993년 치러진 첫 수능, 그러니까 1994학년도 수능은 난이도 10점 기준으로 6.1점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난해까지의 추이를 분석하니 가장 어려웠던 때는 6.5를 기록한 1995학년도와 1996학년도였다고 합니다. '물수능'이 아닌 "앗! 뜨거워" 할만한 '불수능'을 보고 대학을 간 이들은 95학번이 되는 1976년생들과 96학번인 1977년생들이라는 얘깁니다.
1994년 11월 일간지 기사를 찾아보니 시험 직후 200점 만점에서 170점 이상이 서울대 상위 학과에 입학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996학년도에도 수능은 어려웠습니다. 특히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이 까다로웠다고 합니다.
1997학년도가 '최악의 수능이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만점이 400점으로 바뀌었는데 서울대 상위 학과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312점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400점 만점에 290점 밖에 받지 못해 좌절했는데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합니다.
'물수능'인 지난해 이전에 가장 쉬웠던 해는 1999년도에 치러진 2000학년도 수능이었다고 합니다. 이 때 난이도가 3.2라고 하니 가장 어려웠을 때의 절반으로 난이도가 떨어진 겁니다. 실제로 전년과 비교하면 성적이 평균 9.3점 올랐습니다. 너무 쉬워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입시혼란이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수능 외의 다른 전형 요소가 합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논술학원 등이 이른바 '대박'이 난 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대 가장 쉬웠던 수능은 바로 지난해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입니다. 난이도 수치는 0.8이었다고 하니 가장 어려웠던 1995, 1996학년도에 비해 8배 정도 쉬워진 셈입니다. 수리B 영역에서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됐다고 합니다. 수능이 쉽다고 해서 대학가기가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쉬운 수능을 치렀다고 인생의 난이도가 쉬운 것 또한 아닙니다. 누군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겠지만 누군가는 결국 고배를 마셔야 합니다. 오늘 수능이 수험생들이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난이도였기를 기대해봅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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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수능]입시전문가 "국어, 작년보다 체감 난이도↑"
수정 2015.11.12 13:27입력 2015.11.12 13:27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영역에 대해 입시업체에서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작년 수능과 비교해 A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돼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도 올라갔을 거라는 분석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12일 "국어 A형은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게, B형은 작년 수능보다 약간 쉽게 출제됐으며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A형은 어렵게, B형은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지난해 극히 어렵게 출제됐던 국어 B형(만점자 비율 0.09%)보다는 다소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전년도 수능의 절대적 난이도가 어렵게 출제되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올해 역시 여전히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어 A형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고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매우 어렵게 출제됐다"며 "9월 모평 수준으로 공부한 학생들은 크게 당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데는 EBS 강의와 교재 실질반영률이 낮아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독서 영역의 경우 중요 개념만이 반영되었을 뿐 실제적인 내용은 EBS 교재와는 주제, 논지 등의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EBS 교재 밖에서 출제된 문학 작품도 3작품이나 있다는 점에서 체감적인 반영률은 70%를 하회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고난이도 문항이 일부 포함돼 지난해에 비해 수능 변별력이 커질 것이라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고난이도 문항으로는 3가지 유형이 꼽혔다. 임성호 대표는 국어A형의 경우 30번(어휘), 11번(문법), 16번(과학지문) 문항이, 국어B형은 30번(과학지문)과 11번(문법), 3번(화법) 문항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어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능에서 1등급 커트라인 점수는 국어A형 97점, B형 91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 대표는 "올해 국어A형의 1등급 컷은 96점, B형은 94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은 "이번 수능에서 국어 A, B형 모두 97점 안팎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작년보다 다소 어려운 수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외로 '물수능' 논란이 잠잠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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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고개 든 삼성 지주사 전환說
수정 2015.11.12 11:05입력 2015.11.12 11:05
대우證 "삼성전자·SDS 합병 유력"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의 다음 단계로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삼성에스디에스와 합병하는 방안이 증권가에서 유력한 시나리오로 제기되고 있다.
11일 KDB대우증권은 '지주회사 권하는 사회'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내놨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기업이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규 순환출자나 기존 순환출자 강화 조치가 불가능해 지배력 강화,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사 전환은 불가피하다"며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후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삼성SDS를 합병할 가능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11.25%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양사가 합병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KDB대우증권은 인적분할한 기업 대부분은 분할 후 시가총액이 증가한 만큼 삼성전자 주주 입장에서도 이 시나리오에 대한 저항감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한 기업들 중 상당수는 분할 후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농심은 인적분할 직전 7907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인적분할 1년 후 1조5701억원으로 약 2배 증가했다. 다른 기업들의 인적분할 직전과 1년 후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한국타이어는 6조3311억원에서 9조9453억원, 애경유화는 3217억원에서 6451억원, 한국콜마는 4272억원에서 5670억원, 동아에스티는 1조3807억원에서 1조4073억원으로 늘어났다(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정 연구원은 "삼성전자 인적분할 후 시가총액이 늘어나면 주주 입장에서는 지주사 설립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 투자부문과 삼성SDS 합병에 따른 저항감도 줄어들 것"이라며 "그룹 내 삼성전자 지배력 확충 목적에서 최선의 방책으로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확고한 지배 체제를 완성한 이후 남은 순환출자의 추가 해소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합병 가능성에 대해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은 지난달 29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다시 한 번 일축했다. 하지만 증권가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 지분이 높은 삼성SDS 또는 통합
삼성물산과의 합병 가능성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대규모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면서 보유현금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자사주 매입, 보유에 쓸 것이란 관측은 빗나갔지만 이와 함께 기존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예상도 나온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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