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동여담] 베토벤 탄생 250주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의 원래 제목은 '보나파르트 교향곡'이었다. 보나파르트는 나폴레옹의 성이다. 베토벤은 한때 나폴레옹을 영웅으로 추앙했다. 나폴레옹이야말로 프랑스 혁명의 혼란으로부터 프랑스를 일으켜 세운 영웅으로 평가했다. 그래서 베토벤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교향곡 3번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할 생각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1804년 나폴레옹이 황제에 즉위하면서 베토벤의 생각은 바
- [윤재웅의 행인일기 65] 도미네 쿠오바디스 성당에서 아침부터 걷습니다. 로마의 옛 관문인 산 세바스티아노 성문을 지나면 그 이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요. 아피아 가도(街道). 정식 명칭은 '옛 아피아 가도(VIA APPIA ANTICA)'. 기원전 312년에 만들기 시작한 세계 최초의 고속도로입니다. 이탈리아 남동부의 브린디시로 이어져 그리스, 터키, 이스라엘 등지로 뻗어갑니다. 로마 북서쪽으로는 프랑스와 스페인, 남쪽으로는 북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로마 제국의 상징입니다. 로마는
- [초동여담] 무리의 폭력 대개 기억은 강렬한 것들만 남는다. 계절이 가늠되지 않는 어느 밤이었다. '그들' 외에는 고요했지만, 아마도 모두 잠들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들은 약간 취했던 것 같다. 2층 침상 어두운 곳에서 여럿이 하나에게 고통을 주고 있었다. 끊임없이 낄낄거렸고, 깔려있는 이는 울부짖었다. "이렇게는 군 생활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웃었고, 깔아뭉갰다. 우리의 침묵 속에서 그 웃
- [초동여담] 마지막 계엄령 한국 현대사 '마지막 계엄령'의 발단은 그날의 총성이다. 1979년 10월26일 오후 7시50분. 최고 권력자의 연회 장소인 서울 궁정동 안가(안전가옥)가 핏빛 사건으로 얼룩졌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逝去)의 충격파가 세상을 흔들었다. 1979년 10월27일 오전 4시를 기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상계엄(非常戒嚴)'이 선포됐다. 계엄은 군사력을 이용해 사법과 행정을 유지하는 긴급 조치다. 언론·출판·
- [초동여담] IMF 트라우마 재정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볼 때마다 우리 경제에 외환 위기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었는지 재확인하게 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부채비율 40%'를 금과옥조처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 때문이다. 사실상 30년 이상 우리나라 국가재정전략을 지배해온 것은 이 같은 '재정 건전성의 신화'였던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새 수장이 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 한국과 함께
- [윤재웅의 행인일기 64] 옛 전차 경기장에서 키르쿠스 막시무스(Circus Maximus). '최대의 경기장'이란 뜻입니다. '키르쿠스'는 서커스의 어원. 로마 경기장이 스포츠 경연장이라기보다 흥행 오락장임을 알려주지요. 팔라티노 언덕 남쪽에서 바라다 보이는 거대한 공터. 여기가 키르쿠스 막시무스입니다. '벤허(1959)'의 명장면을 떠올리는 분은 러닝타임 9분간의 숨 막히는 전차 경주 장면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영화는 세트장에서 촬영했지만 당대에 전차 경주가 열리던 곳은
- [초동여담] '침묵의 미래'와 '사랑의 끝' 소설가 김애란은 2013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작품 제목은 '침묵의 미래'. 김애란이 이전까지 썼던 소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다뤄 당황스러운 작품이었다. 단편소설 중에서도 짧은 편인데 이해하기도 어려웠다. 당시 이상문학상 심사위원들의 표현을 빌리면 '침묵의 미래'는 지금 막 사멸한 언어의 영(靈)을 화자로 삼고 있으며 언어의 황폐화가 진행 중인 작금의 현실과 무관치 않은 소설이다. 읽
- [윤재웅의 행인일기 63] 베네치아 광장에서 아침 하늘이 깨끗합니다. 파란 하늘, 높은 하늘, 눈부신 하늘. 가슴을 펴고 하늘을 마십니다. 박두진(1916~1998)의 시 구절을 마십니다.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제가 하늘 마시듯 하늘도 저를 마십니다. 하늘에 온몸이 안기는 느낌은 사람과 하늘이 함께 호흡하는 경지가 아닐까요. 하늘의 호흡은 밝은
- [초동여담] 혼돈의 언어 “나의 언어의 한계는 곧 나의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현대 서양철학의 슈퍼스타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이 한 말이다. 그에게는 장구한 세월의 철학 논쟁이 결국 언어의 문제로 비쳐졌다. 우리의 생각이 결국 언어의 구조 안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아름답다'는 언어가 떠오른 것과 같다는 의미다. 생각 이전에 언어다.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라면, 생각도
- [초동여담] 페르미 추정의 한계 엔리코 페르미는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다. 이른바 '원자폭탄의 설계자'로 불리는 그는 193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양자론과 핵물리학, 입자물리학과 함께 그의 능력이 발휘된 분야는 통계역학이다. 페르미가 1945년 '트리니티(인류 최초의 핵실험에 사용된 코드 네임)' 테스트 당시 폭발력을 추정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핵폭풍 충격파가 지나가기 전과 지나갈 때, 지나간 후에 각각 종잇조각을
- [윤재웅의 행인일기 62] '피에타' 앞에서 가까운 지인 중에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있습니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 서른 갓 넘긴 외아들을 잃고 통절하게 곡하는 그녀를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습니다. 깊은 불심의 소유자지만 이제 그만 집착을 끊으라는 말씀도, 아들을 자유롭게 보내주라는 당부도 소용없습니다. 절에서 3년간 매일 기도합니다. 기도가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그녀. 이 세상 모든 어머니만이 가지는 서러운 모성을 봅니다. 가까이에서, 그저, 지켜
- [차장칼럼] '근로'가 사라진다 서울시 조례에서 '근로'가 사라진다. '노동'이란 단어가 새롭게 이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다. 지난 22일 서울시 조례·규칙 심의회에선 이 같은 내용의 '서울특별시 조례 일괄정비를 위한 조례안'이 의결됐다. 심의회에선 조례 53개에 담긴 근로라는 단어를 노동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 조례안은 28일 서울시보를 통해 공포된다. 이런 결정은 이달 초 서울시 의회가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먼저 통과시키면서 예고됐다. 정의당 소속
- [차장칼럼] 경제성과는 언제 느낄 수 있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한 시한인 올 상반기도 어느덧 3분의 1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악화일로를 걸은 고용과 소득지표를 보면 정부의 약속을 과연 믿고 기다릴 수 있는지 의문이다. 돌이켜 보면 '경제가 곧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호언장담은 연장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7,8월 최악의 고용지표가 나왔을 때는 '공공일자리 창출'을 꺼냈고 소
- [차장칼럼] 세종시가 보여주는 것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사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중앙 정부부처 이전과 동시에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고 갖가지 생활 인프라가 들어서고 있어 몇 년 전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제법 '도시다워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세종시의 미래 청사진은 과연 제 길로 가고 있냐는 점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한 달 동안 바라본 세종시는 '육지의 섬'과 같은 존재였다. 지역 발전은 스스로 수요와 공급
- [인상에너지로 본 정상회담] 벽돌헤어·半눈썹 팽팽한 김정은…氣 넘치는 트럼프 비전파 트럼프, 멀리봐서 이득일땐 양보 비장카드 준비 현실파 習ㆍ金 생김새 듬직, 이득 2~3배 남겨야 직성풀려 이성파 아베, 이득보다 체면ㆍ명예…계획 틀어지면 당황 감정 우세한 복합파 문재인, 현실에너지 참모 조력 절실 만남장소따라 기운 달라지기도…돌발변수 많아 예측불허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오는 27일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북ㆍ미 정상회담은
- [송재소의 중국여지승람] 고결한 선비 도연명(陶淵明)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제각기 바라는 바가 있을 것이다. 사업차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연 풍광을 감상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인문학적 유산을 답사하기 위해서 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중 인문기행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국의 인물 탐방이다. 중국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인물들이 역사의 무대에서 활동했고 이들이 중국문명을 이끌고 형성했다. 또 이들은 같은 한자문화권에 속
- [인문학 카페:사람을 읽는 인상학] 코오롱 그룹 이웅열 회장 코오롱 그룹에는 다른 그룹엔 없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2013년부터 배지와 팔찌에 그해의 경영 지침을 담는 이벤트다. 임직원 모두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일체감을 갖기 위해 시작했다는 이 '기발한' 배지 경영은 해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이 누구의 아이디어였건 이를 결정해 밀고 나가는 사람은 그룹 총수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인상을 보면 이 배지 경영에 주저 없이 '이웅열스럽다'라는 표현을 붙이게 된다. 번개
- [송재소의 중국여지승람] 애국시인 육유(陸游)와 당완(唐琬)의 애정비가 ◆육유와 심원 새롭게 재정비된 심원은 남송의 애국시인 육유(陸游ㆍ1125~1210)를 중심으로 꾸며놓았다. 그는 이곳 소흥 출신일 뿐만 아니라 심원과도 깊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육유의 호는 방옹(放翁), 자는 무관(務觀)으로 송나라의 명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가 탄생한 지 2년 후에(1127년) 금(金)나라가 수도 개봉을 함락함으로써 북송은 멸망하고 남쪽으로 천도한 고종(高宗)에 의해 남송 정권이 성립됐다. 육유는 29세에
- [인문학 카페:사람을 읽는 인상학]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한국타이어그룹이 지난 2017년 12월 경영진을 세대교체하며 2018년 들어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조현식 부회장이 대표이사겸 총괄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동생인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게 됐다. 조현식 총괄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이 지주회사와 사업 회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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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6 12:18 / 실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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