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스포츠 기사 댓글도 폐지해야" 스포츠 선수 향한 악성 댓글, 이대로 괜찮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고유민, 생전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전문가 "스포츠 선수 향한 악성 댓글 사회적 살인이 되는 경우 있어"

"스포츠 기사 댓글도 폐지해야" 스포츠 선수 향한 악성 댓글, 이대로 괜찮나 여자 프로배구 선수 고유민(25)이 자택에서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동안 악성 댓글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져 스포츠 기사 댓글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AD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슬기 인턴기자] 여자 프로배구 선수 고유민(25)이 자택에서 지난 1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고인은 생전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앞서 포털 사이트들은 연예 기사에 악플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자 댓글을 달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스포츠 기사에는 댓글을 달 수 있고,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은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악플을 남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예·스포츠에 한정된 댓글 폐지가 아닌 악성 댓글에 대한 비판적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스포츠 선수에게 향하는 악성 댓글이 사회적 살인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자기표현의 권리만큼이나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이날 고유민이 지난달 31일 오후 9시40분께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을 비롯한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망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고유민은 지난 5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제 팬도 아니신 분들이 저한테 어쭙잖은 충고 같은 글 보내지 말아 달라. 남일 말고 본인 일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라며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다이렉트 메시지(DM)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스포츠 기사 댓글도 폐지해야" 스포츠 선수 향한 악성 댓글, 이대로 괜찮나 악성댓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은 스포츠 기사 댓글도 연예 기사 댓글처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스포츠 선수를 향한 악성 댓글 역시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인터넷 악성 댓글'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연예인과 방송인(31.0%)에 대한 악플이 가장 많았으며, 정치인(29.0%), 스포츠선수(14.0%)가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스포츠 선수를 향한 악성 댓글을 자제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체육대학 출신 직장인 A(27) 씨는 "선수들은 전문 체육인이기 때문에 그걸 생업으로 삼고 그걸로 성과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의 경기 실력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런데 그게 과해지면 문제가 된다. 특히 스포츠 기사 댓글은 비판이 아닌 비난의 장(場)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을 프로야구 팬이라고 밝힌 대학생 B(24) 씨 역시 "솔직히 스포츠 경기를 보다 보면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런데 그걸 개인적인 감정으로 처리하는 것과 기사에 댓글을 달아서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는 건은 엄연히 다르지 않나"라며 "선수들도 사람인데 당연히 댓글을 다 보지 않겠나. 진정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선수 개인에 대한 악성 댓글이나 비난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기사 댓글도 폐지해야" 스포츠 선수 향한 악성 댓글, 이대로 괜찮나 스포츠 팬. 사진은 기사 내용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이나미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YTN 라디오 '출발 새 아침'과 인터뷰에서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들,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은 일종의 공인이라서 공격의 대상이 되기 좋다. 그런데 당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사회적 살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집단 심리는 때로는 집단 지성으로 갈 수도 있지만, 집단 광기로도 갈 수가 있다. 잘못한 점도 있겠지만 그게 침소봉대가 돼서 더 이상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되고, 그 가족들도 고통받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